2024,November 25,Monday

클레이 샘의 영어 정복기. 영어로 생각하라는 가르침에대한 세번째 오해

세번째 오해, 몰입 교육

수년 전 “오륀지” 신드롬과 공교육 강화 정책 등이 회자되면서 영어 몰입 교육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이 전에는 “몰입 교육”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지만 이제는 미국계 모 학원에서 학원 등록 절차부터 영어로만 해야 하는 “100% 영어 몰입 환경”을 내세우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각 지방 자치 단체들이 앞다투어 영어마을 설립과 운영에 나서는 등 영어 몰입 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습니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읽고 쓰지도 못하는 유아들을 원어민 강사들이 우글거리는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기업은 핵심 인재를 모아서 수 주 혹은 수 개월 동안 영어 몰입 환경에서 합숙을 시키는 등 나이를 불문하고 영어 몰입 교육 만이 해답이라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이는 “영어 몰입 환경에서 영어를 배우니 영어가 좀 된다”는 경험담과 맞물려서 꽤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 환경에 있을 때는 좀 되던 영어가 그 이후로 바빠서 영어에 손을 놓았더니 다시 제자리가 된 것 같다”는 소위 ‘영어 요요 현상’도 함께 들려옵니다. 영어 몰입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로부터는 “학원에서는 좀 되는 것 같은데 막상 학원 문 밖으로만 나와도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다소 허탈한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렇다면 직장 생활, 학교 생활, 가정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우리에게 영어 몰입 교육은 일시적인 사치나 특권으로 밖에 남을 수 없는 것일까요?

영어 몰입 교육은 분명히 해답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학원, 합숙, 연수 등 ‘환경적’인 몰입이 되어야 몰입 교육이 가능하다는 믿음인 듯 합니다. 그렇지만 완벽한 영어 몰입 환경인 유학 생활 몇 년을 경험해도 영어가 생각보다 유창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대로 유학은 커녕 외국 여행 한번 해보지 못하고서도 영어의 달인이라 불리는 한국인도 많이 있습니다.

필자는 한창 영어 공부에 빠져 지낼 때 거리를 걷기가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 머리가 아팠기 때문이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간판이란 간판은 모두 영어로 바꾸어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나 지하철과 버스에서 들려오는 안내방송 등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를 영어로 바꾸어 보느라 머리 속이 쉴 틈이 없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도 내용을 듣기보다는 그 말을 머릿속에서 영어로 옮기느라 바빴고 대학 영작문 수업 시간에는 교수님이 하는 이론 수업을 따라가기 보다는 유행가 가사를 영어로 옮기곤 했었죠. 이 같은 행동이 굳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영어 몰입 환경이란 환경적으로 ‘주어지는 given’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chosen’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만큼 영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지닌 나라가 없다는 말을 하는 영어 강사들을 많이 봅니다. 동감합니다. 스스로 영어 몰입 환경을 만들 만한 수 많은 교재와 자료와 강의들이 줄을 잇는 것이 요즘의 영어 공부 환경입니다.

필자는 아직까지도 지하철을 타면 각 호선 마다 영어 안내 방송이 조금씩 다른 점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의 제목이 영단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가수들의 노래와 이름이 영어가 아닌 경우를 찾기가 오히려 더 어려운 것이 요즘입니다. 심지어 TV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수많은 영어 생각거리가 등장합니다. 국제화가 상당히 진전된 지금이야 말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합숙을 하지 않고도, 학원에 가지 않고도, 스스로 영어 몰입 환경을 만들기 좋은 시기가 아닐까요?

” 영어로 생각하라 ” 는 가르침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로 생각하라”라는 가르침에는 “영영사전”, “번역금지”, “몰입교육” 등 세 가지 방법이 뒤따릅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분명히 바람직한 공부 방법이지만 이 방법을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여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그 가르침의 내면에 있는 속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접근하시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팀 스피리트 원장)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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