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총리 배출에 실패한 제1당 전진당(MFP)이 한발 물러나 민주 진영의 제2당을 지원하겠다고 21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발행된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차이타왓 뚤라톤 전진당 사무총장은 이날 “피타 대표가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서 두 번 막힘에 따라 프아타이당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진당의 주된 목표는 피타 대표가 총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태국의 민주화”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전진당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제2당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8개 정당이 총리 후보로 내세운 피타 전진당 대표는 지난 13일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과반 획득에 실패했고, 19일 2차 투표는 후보 재지명이 허용되지 않아 무산됐다.
피타 대표는 “2차 투표에서도 총리가 되기에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하면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군부 진영의 견제로 2차 투표도 없이 총리 도전이 끝나게 됐다. 전진당은 의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다시 피타 대표를 후보로 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피타 대표에 대한 2차 투표를 무산시킨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진당 지지자들은 피타 대표의 낙마에 반발하며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질서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적 혼란 속에 전진당이 지원 방침을 확인하자 프아타이당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아타이당은 이날 전진당의 입장 발표 이후 성명을 통해 “정부 구성의 책임을 넘겨준 전진당에 감사한다”며 “야권 연합과 의견을 교환하며 정부 구성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8개 정당 밖의 다른 정당과 상원에서도 충분한 표를 얻을 수 있도록 지지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아타이당으로서는 보수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의회 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동안 프아타이당과 군부 진영의 연대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군부 진영과의 연대는 사실상 전진당과의 결별을 의미한다.
프아타이당의 유력한 총리 후보인 세타 타위신 전 산시리 회장은 “형법 112조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다른 정당과 상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당은 왕실모독죄로 알려진 형법 112조 개정 방침을 밝혀 보수·군부 진영 상원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세타 후보는 “전진당이 야권 연합에서 빠지게 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보수 진영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
연합뉴스 202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