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용어
• 블랙티 (챔피언, 백) : 프로 골퍼들이 티샷하는 곳
• 블루티 (챔피언) : 잘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티샷하는 곳
• 화이트티(레귤러) :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티샷하는 곳
or 여성 프로 골퍼가 티샷하는 곳
• 골드(옐로우) 티(시니어) : 정확한 나이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60세 이상 골퍼분들이 티샷하는 곳
• 레드티(레이디) : 여성 아마추어 골퍼가 티샷하는 곳
오늘은 좀 재미있는 이슈를 다뤄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티박스가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나요?
프로들의 게임을 시청하다 보면 그들은 웬만한 홀에서는 세컨샷을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립니다. 아무리 길어야 7-8 번 정도이고, 보통 그 이하의 아이언으로 그린 온을 시도합니다. 그들이 버디를 밥 먹듯이 하는 이유는 바로 세컨샷을 짧은 아이언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도 우리들처럼 긴 아이언이나 우드로 그린 공략을 한다면 핀에 붙이고 버디를 노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골프를 프로들처럼 재미있게 치려면 세컨샷에 짧은 아이언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는 세컨샷에 짧은 아이언이 잡히는 코스에서 경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가끔 그런 홀이 나오면 거리가 너무 짧다며 홀의 난이도가 자신의 실력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 게임은 쉬운 홀, 어려운 홀이 다 있습니다. 18홀을 도는 동안 몇 개의 난이도가 높은 홀을 제외하고는 전부 세컨샷에 짧은 아이언이 잡히는게 정상적 골프 게임입니다. 만약 일반적인 난이도를 가진 홀에서 정상적인 드라이버를 날리고도 긴 아이언이나 우드로 그린을 노려야 하는 형편이라면 아마도 티박스를 잘못 찾은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는 여성 프로들의 게임이 제격입니다. 일반 시니어 골퍼에게는 그런 여자 프로들의 거리조차 너무 멀어 보이지만, 젊은 골퍼라면 여자 프로들의 거리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자 프로들의 거리를 보면 드라이버는 220-250 정도이고, 세컨샷을 할 때도, 그린까지 남은 거리가 150야드라면 7-8번 아이언으로 공략할 정도이니 아마추어 상급 골퍼들과 유사합니다.
그렇다면 거리에 관한 한 우리와 비교 가능한 여자 골퍼들은 과연 어떤 티박스를 사용할까요? 인공지능에 여자프로들이 게임하는 골프 코스의 평균 전장을 물었더니 5,500 – 6,000 야드라고 합니다. 6,000야드 정도라면 아마추어 골퍼의 화이트티와 유사합니다. 실제로 여성 프로들은 어느 골프장이고 화이트티에서 주로 게임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상급의 골퍼들과 유사한 거리를 내는 여성 프로 골퍼가 화이트 티를 사용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티박스를 정하는 또 다른 기준을 찾아갑니다.
미국의 골프 통계에 의하면 자신에게 알맞은 골프 코스의 전장은 자기 평균 드라이버 거리의 28 배 정도라고 합니다. 즉 드라이버 거리가 평균적으로 220야드 정도 나간다면 220 x 28을 하면 6,160 야드 정도가 자신에게 알맞은 코스 전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티박스를 찾기 위하여는 자신의 드라이버 거리를 알아야 합니다.
다음 표를 보시죠.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낸 드라이버 비거리 리포트를 비교한 결과입니다. 투어 프로는 지난해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99.6야드였던 반면 아마추어 남자 골퍼는 225.9야드입니다. 생각보다 일반 골퍼들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깁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신체 조건이 동양인보다 우월한 서양인의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동양인은 한 10% 정도 할인하면, 동양인 골퍼들의 비거리는 200야드가 살짝 넘을 정도인 듯한데, 거기에 자존심을 조금 보태서 210야드라고 하면 타당할 듯합니다. 210야드 드라이버 거리의 골퍼에게 알맞은 코스 전장은 210 x 28 = 5,880야드입니다. 자존심을 한껏 부풀리면 맥시멈 6,000 야드 정도의 전장이면 우리에게 넘치지만 알맞다고 우길 수 있는 거리의 코스인 셈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우리는 그에 알맞은 코스를 이용하고 있나요?
호찌민 근교 골프장의 전장을 살펴봤습니다.
조사결과 정산 골프장이 가장 깁니다. 화이트티도 6,400야드가 다 됩니다. 이 정도 거리면 여자 프로들도 힘겨워하는 거리입니다. 정산에는 지나치게 긴 홀이 3-4개 있는 반면 그에 상응하게 짧은 홀도 있습니다. 아마 홀 난이도의 균형을 시도한 듯한데 그 차이가 상당히 깊습니다. 개인적으로 짧은 홀, 긴 홀, 홀 난이도의 균형을 잘 맞춘 골프장은 롱탄 골프장인 듯합니다. 화이트티의 전장도 5,800 야드 정도로 아마추어에게 적당합니다.
위 표를 보면 어느 골프장이든지 블루티의 전장은 최소 6,300야드가 넘습니다. 블루티에 오르기 위해서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30 야드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블루티 전장이 6,700야드가 넘는 정산이나 트윈도브스의 경우는 평균 드라이버거리가 240야드는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블루티를 사용할 만한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골퍼는 얼마나 될까요? 그저 평균적 보기 플레이어가 블루티 박스에 공을 올려놓는 것은 처음부터 프로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애초 불리한 조건으로 게임을 시작한 것을 모른 채 늘 아쉬운 성적을 자책하며 장갑을 벗습니다.
더구나 베트남 골프 코스의 잔디에서는 공이 구르지 않습니다. 한국보다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게 정상입니다. 동양 남자들의 현실적 드라이버 거리, 그리고 여름나 라의 잔디 환경을 감안한다면, 아주 상급의 골퍼가 아닌 이상 베트남의 호찌민 근교 골프 코스에서는 무조건 화이트티로 가야 한다고 데이터는 말해줍니다. 화이트티마저 힘겨운 곳도 두어 곳 있지만 화이트티를 피해서 레드티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니 할 수 없이 화이트티를 이용합니다.
자신의 역량을 초월하며 블루티에서 과감히 도전하는 정신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지만, 익숙지 않은 스윙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측정한 후 자신에게 알맞은 티박스를 찾아가는 것이 더욱 즐거운 골프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