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14세 소년이 친할아버지를 흉기로 해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를 피우는 이 소년이 할아버지에게 대마를 살 돈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공격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날 현지언론 타이PBS 방송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5일 태국 북동부 농부아람푸주 쿳칙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웃들은 잠을 자던 노인이 손자에게 공격받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흉기에 찔려 머리와 얼굴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들은 손자가 노인의 집 뒷마당으로 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날이 밝은 뒤 소년은 뒷마당에서 숨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소년의 방에서 대마 흡입에 사용한 도구를 찾아냈다. 경찰은 소년이 할아버지를 공격한 뒤 체포될 것이라는 공포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지난해 6월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대마 합법화 이후 관광지나 유흥가 등지를 중심으로 향락용 소비가 늘어났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독·오남용 우려가 커졌다.
태국 중독연구소(CADS)는 정부가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후 20세 미만의 향락용 대마 소비가 두 배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대마 합법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대마를 마약으로 재지정하자고 주장했다.
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도 대마 규제 강화 방침을 밝혔다. 전진당과 프아타이당 등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 중인 8개 정당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는 개헌, 징병제 폐지 등과 함께 대마의 마약 재지정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202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