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꼽히는 그랩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그랩은 비용 절감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직원의 11%에 해당하는 약 1천명을 감원한다.
앤서니 탄 그랩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로 감원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 환경에 맞춘 전략적인 조직 개편”이라며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8개국에서 차량 호출, 음식 배달, 금융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던 그랩은 2018년 라이벌인 우버의 동남아 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며, 2021년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그랩은 물가 상승, 인도네시아의 고투 등을 비롯한 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를 타개하기 고심해왔다.
관련 업계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랩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 고투는 지난해 인력 12%를 감원했고 올해 들어서도 600명을 더 줄였다.
올해 1분기 그랩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0.3% 급증한 5억2천500만 달러(약 6천787억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2억4천400만달러(약 3천152억원)로 42.3% 줄었다.
그랩은 올해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연합뉴스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