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신부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잘살고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고, 영상에도 담았습니다.”
충청북도에 시집온 ‘베트남 신부’ 10가정의 친정 부모들이 한국을 찾아 딸과 손자·손녀를 만나는 9박 10일간 일정을 동행 취재한 베트남 국영방송 베트남텔레비전(VTV)의 응우옌 따이 판(45) PD는 15일 출국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16일 보도했다.
같은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는 부인 즈엉 란 흐엉(47)과 함께 방한한 응우옌 PD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잘 사는 모습을 베트남인들에게 보여주면 베트남 신부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한국에 시집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가정의 친정 부모는 하노이에 있는 한-베트남가족협회(회장 장우연)의 주선으로 지난 7일부터 방한해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만나고, 사돈집을 찾아가 딸과 손자·손녀와 상봉해 그간의 그리움을 달랬다.
이 협회 이건 부회장의 인솔과 통역으로 취재에 나선 이들 부부는 “베트남 신부들이 한국에 있으므로 양국 관계는 더 좋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부부 PD는 귀국 즉시 관련 뉴스를 송출하고,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는 번역과 편집 과정을 거쳐 7월 중순께 방송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에도 이 협회가 추진한 ‘베트남 친정 부모 초청 사업’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협회는 2008년부터 바르게살기운동 충북협의회와 함께 이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까지 380여 명의 친정 부모를 초청했다.
부부는 4년 전 취재 후 귀국해 뉴스 송출(1분 정도)과 ‘김치의 나라에 있는 베트남 신부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30분 분량)를 제작해 방송했다.
응우옌 PD는 “당시 충청북도의 다문화지원센터와 지방정부가 나서서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는 모습을 베트남 시청자들이 지켜보고는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방문에는 4년 전보다 생활이 안정되고 잘사는 모습을 또 확인했다”고 말했다.
즈엉 디렉터는 “이번에는 2세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양국 관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국 정부가 더 관심을 갖고, 교육과 문화 교류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 내 2세들이 어머니의 나라 베트남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면서 “시부모들도 며느리의 나라에 대해 알고, 이해한다면 더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만난 손자·손녀가 베트남어를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부부는 한국 정부가 2세들이 베트남 언어와 문화도 배울 수 있게 해줄것을 요청했다.
또 충북도 뿐만이 아니라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다른 지자체들도 ‘베트남 신부’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연합뉴스 202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