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새로운 신분, 베트남 교민 2세들의 이야기

1992년 12월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이래 약 30년이 지났다. 초창기 섬유 및 종합상사 등 기업인을 중심으로 기백여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던 베트남에, 지금은 양국의 인적교류는 연간 400만명 이상이고, 연간 15만명이 거주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세계 에서도 5위권내에 들어가는 거대 한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상황이다.

동아일보 및 유튜브에서 대중 역사라는 장르는 개척한 것으로 유명한 임용한 박사는 역사학에서 인간이 만든 제도의 수명은 한 세대인 약 30년 정도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 한 세대, 30년이 지나서 만 31년으로 다가서고 있는 베트남 한국 커뮤니티의 미래를 바라보고자 이번 호부터 씬짜오베트남에서는 베트남내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 활동가와, 사업가, 교수 등을 만나, 기존의 기성세대와 다른 한-베 관계의 미래를 이끌어 가게 될 베트남 교민 2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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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학자의 길을 걷다

RMIT대학 한정우 교수

한정우 교수는 2003년부터 오랜 기간 베트남과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고무농장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베트남에 만 24세의 나이로 베트남에 들어온 청년 한정우는 우연한 계기로 당시 베트남에 막 개교한 호주계 RMIT베트남 대학의 학부생으로 시작하여,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 10년간의 노력 끝에 2019년 같은 대학의 정교수 자리에 오른 자랑스런 우리의 베트남 2세 교민이다

베트남내 소재한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한국인은 많지만, 대부분 명예직인 경우가 많지만, 그는 정식교수로 임용된 이후 인사관리에 관련한 여러 연구와 더불어, 베트남 중앙정부에 인적자원 관련 강의 등을 제공하면서 바쁜 삶을 살았고, 그는 올해 경영학과 인사관리전공의 전공과장직을 맡으면서 “점심먹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근무하고 있는 RMIT대학은 베트남에서는 사립대학이지만, 호주 빅토리아주 공립대학이고,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 중 하나다.  한정우 박사는 어떻게 베트남에서 외국인으로 그 어려운 명문 외국 대학의 정교수, 전공과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의 지난 20년간의 흥미로운 인생 여정을 알아봤다.

 

 

 

RMIT대학은 어떤 학교 인가?

RMIT는 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의 줄인 말이며, 1887년 빅토리아 주의 직업교육원으로 시작한, 호주 빅토리아 주를 대표하는 공립 대학교다.  호주에 3개의 캠퍼스와 해외에는 베트남, 홍콩, 바르셀로나에 4개의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는 학교다.

호주 내에서 RMIT 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며, 보통 호주의 아이비리그 G8 그룹 다음 2군 대학 중 하나다.

G8대학들은 세계적인 명문대이기 때문에 2군이라 해도 RMIT도 인정받는 대학이기도 하다.

2000년 베트남 정부와 호주정부가 1998년에 맺은 국제대학교 유치 협약에 따라 개관한 RMIT베트남은 호찌민과 하노이에 소재하고 있으며, 한교수가 몸을 담고 있는 경영학과는 특히 세계적인 교수들을 많이 초빙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아 학교 측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학과다

RMIT베트남은 적절한 학비로 RMIT호주와 동일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고, 베트남 캠퍼스에서의 학위가 호주에서도 인정된다는 장점으로 인하여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학교 중 하나 다. 현재 12,000 (2023년 기준)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이중 약 9%가 외국 학생이며, 2017년 기준으로 96%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했으며, 인턴쉽을 마친 뒤의 정규직으로 약 77%의 학생들이 성공적인 진출을 하여, RMIT졸업생들이 기업에서도 선호하는 인재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1. 학교 시설이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 와서 기자로 베트남에 몇몇 대학에 가봤지만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가진 곳은 처음입니다.

네, 저희 RMIT대학이 외국계라는 점에서 시설 투자를 호주 수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설 및 교재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 학비가 로컬대학에 비해서 비싼 편이기는 합니다. 연간 16000달러 정도니까요, 호주에서 시민권자 들에게 받는 학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Q주로 어떠한 과목을 맡고 계신지요.

RMIT에서는 교수이자 인사관리전공 과장직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강의 분야는 크게는 경영학, 세부적으로는 인사관리 분야입니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인사관리의 기초인 Human Resource Management부터 People Analytics 그리고 미래직업 분야를 강의하고 있고 문화 차이가 나타났을 때 대처 및 관리하는 방법이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Q 전공과장은 어떤 직책을 수행하나요?

전공과장은 교수직 외에 교수들끼리 로테이션으로 학과 일을 분담하는 직책입니다.  한국에서 학과장 같은 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전공과장이 되면서 예산분배부터, 전공학과 내 학생 선발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교수로써 본래 하는 강의, 석.박사 원생 관리까지 같이 하다 보니 점심 먹을 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정신이 없이 바쁘긴 합니다.

Q 그런 바쁜 시간에 도 불구하고 씬짜오베트남 독자를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로 인사 및 노무 관리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는 것 같은데요.
정확히 하시는 연구를 알고 싶습니다.

베트남 교민들이 모두 애독하는 씬짜오베트남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여러가지 다양한 편입니다. 우선은 인사관련 업무가 중심이고, 이게 관련한 직업훈련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요금 ESC경영이 화두인데, 이 분야의 중심인 친환경 경영을 일반 직원에게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호텔관련 인사 일하는 분들, 이 호텔 손님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주로 그런 분야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외에 박사 과정 지도교수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MZ세대의 문화관련 연구와 더불어 창업 Enterprenuership(사업가 정신)연구도 현재 봐주고 있습니다.

Q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교수가 되셨나요?

2003년에 베트남에 들어온 이후 좀 늦은 아니지만 RMIT에 들어갔지요. 2009년에 RMIT경영학부를 졸업한 후에 경영컨설팅 쪽에서 1년정도 근무를 하다가 (이 기간에 파트타임으로 MBA를 RMIT에서 마치고) 직장이 저랑 맞지 않아서 중간에 사퇴한 뒤에, 당시 싱가포르 계열의 Raffles education 에서 근무를 하다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영국 Heriot-Watt 대학에서 석박사를 다시 취득했습니다. 그런 기간동안 시간 강사로 강의를 해왔는데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난 후 RMIT 정교수로 임용 되어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Q 왜 교수를 하고 싶으셨나요?

제가 본래 교수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공부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영 컨설팅에서 1년 일한 뒤에 그만 두면서 석.박사 학위를 시작했는데 그때 시간강사를 하면서 저 학생을 지도하고 연구하는 것이 제 성향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교수 자리를 커리어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어떠한 연유로 베트남에 들어오게 되셨나요?

본래 저는 한국에서는 영화를 전공 했었고 군대를 갔다 온 뒤 현실적인 방향을 찾다가
2003년 24살 때 당시 아버님께서 베트남에서 고무농장을 운영하셔서 저도 베트남에 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오래 있을 생각이 아니었지만, RMIT를 다니면서 학교가 괜찮았고, 무엇보다 베트남이라는 곳을 알게 되니 여러가지로 흥미가 생겨 주저 앉은 셈입니다. 벌써 베트남에 20년째 거주하게 됐습니다.

Q 기업에 전문 분아에 대한 자문도 주시나요?

우리 학교는 현재 하노이에도 캠퍼스가 있는데, 비록 호찌민 보다는 작은 편이지만 전문 교수 인력이 그쪽에는 부족한 관계로 한 달에 1회~2회 정도 하노이에 가서 베트남 공무원을 상대로 인사부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호찌민 시에서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훈련에 참여했는데, 작년에 De Heus 라는 네델란드 기업 간부 훈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은 한국기업과의 인연은 딱히 없습니다만 , 미래에는 중남부 코참과 인연을 맺어서 한국 회사를 대상으로 인사 노무 관리 관련된 강연을 제공하고 싶은 의향은 있습니다.

Q RMIT 대학의 정교수로서  미래의 연구 계획이나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싶은 과제를 알 수 있을 까요?

개인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과제는 연간 매년 언론사들이 발표하는, 베트남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 랭킹의 조사(Great Place To Work)를 기반으로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떠한 조건에서 형성되는지에 대한 관한 연구를 계획 중입니다. 그리고 미래 연구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최근 두각 되고 있는 AI분야가 인력관리와 고용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Q교수가 되고 싶어하는 ‘미래의 2세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의 베트남에서의 삶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요즘 세상이 빨리 변하는 편이어서 10년뒤에도 지금과 같은 교수라는 직위가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저희 RMIT에서는 학교에서 5년내로 교수의 학습용 강의를 없애고,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배우고,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워크샵 같은 활동으로만 대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과 같은 근엄한 교수님은 미래에서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심지어 지금 남아있는 교수의 직책도 미래가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정적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교수가 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뭔가를 잘 안다고,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 교수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강연 그리고 지도교습이 직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통 및 대화 실력 배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Q베트남에 오래 거주하신 입장에서, 또 대학 교수라는 지식인으로서 베트남의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아세안 권에서는 미래의 경제적 발전 가능성의 측면에서는 최소 10년 최대 20년 정도는 베트남 보다 나은 곳을 찾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 사이에 발전을 하면서 발생하는 정치적, 사회적인 리스크는 나타날 수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최소 10년간 분위기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생활 수준이 나아지고 소득이 올라가면 그 후에는 지금의 중국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에서는 최소 10년간 상승하는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저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이제 팬데믹도 끝나 저희 대학에서도 한국 교수에게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을 보니 다시 한국과 베트남이 연결되는 것이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교민분들께서도 타지에서 힘드신 부분이 있으시겠지만, 금년 한 해도 좋은 성과가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 저희 대학에 방문할 기회가 있으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정우

1979년 서울 생

현)RMIT Vietnam 경영학과 교수 (인사관리과 전공 과장)

2019년 박사– Heriot-Watt University

2015 년 석사– Heriot-Watt University

2009 년 MBA – RMIT University

2007년 경영학 학사- RMIT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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