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국제사회 클래식 가교를 꿈꾸다!
국제 청소년 오케스트라 ‘BRIDGE’는 특이하게 한국청소년과 베트남 청년, 그리고 또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는 오케스트라(약 65명)다. 토요일 오후 호찌민시 근교에서 모여 연습에 임하는 젊은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밝다. 아마도 호찌민시에 이같이 세계각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구성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곳 이역만리 베트남 호찌민시에 살면서 언어와 민족을 초월하여 음악으로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간에 큰 기쁨입니다. 특히 베트남 현지학생들 편에서 본다면 이곳의 열악한 음악환경에서 국제오케스트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감격일 것입니다. 현재 일주일에 한 번 별 국제학교에서 오후 3시부터 연습하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사뭇 뜨겁습니다.”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
그가 국제 오케스트라를 만들게 된 것은 1년전부터 한인 청소년으로 구성되어 있는 약 30여명의 챔버 오케스트라와 베트남 청년들이 주축이 된 20여명의 현 오케스트라(JAMAR)를 주말마다 가르쳐 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한인 청소년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베트남 특성상 현지인은 물론, 이 곳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음악문화를 같이 공유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이름이 ‘BRIDGE’로 지어진 것도 바로 이런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다리’라는 의미죠. 즉, 저희 오케스트라가 여러 사회와 계층을 서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현악기의 줄과 악기를 이어주는 나무로 만든 악기재료를 ‘BRIDGE’라고 하는데,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악기라 할지라도 이것이 없으면 선에서 나오는 소리를 악기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저희 구성원들은 눈에 잘 띠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이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베트남 음악환경을 바꾸는 작은 씨앗!
이곳 베트남 호찌민시가 국제도시이긴 하지만 음악수준과 환경이 한국보다는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때일 수록 음악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국적을 초월하여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오히려 소수지만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서로 모여 연습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함께 구상해 나갈 때 이들의 미래 역시 밝아질 수 있다.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게 된 계기도 이같은 음악환경을 바꾸어보려는 의도가 한 몫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특히 초등학교 음악교육 환경부터 너무나 열악합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음악수업도 실제로는 교과서없이 음악선생님이 건반악기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아이들이 듣고 따라 부르는 식이 전부죠. 이처럼 ‘도레미파’의 기본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있는 암담한 상황을 볼 때 이곳 호찌민에 시립교향악단이라도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는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베트남의 음악을 전공한 현지 청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며 한 사람 한 사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 단원 중 하나는 동나이에서 주말마다 오가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만 보아도 이들이 가지는 음악적인 열정을 우리는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 오케스트라가 많은 일들을 해 나가려면 바로 이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한데, 조만간 이들에게 소정의 급여를 주면서 10-15명의 멤버쉽을 세워 더 구체적으로 꿈을 펼쳐나가고자 합니다.”
음악으로 상호소통의 아름다운 세상을!
한편 11월 콘서트는 한국선의재단(NGO)과 함께하는 Fundraising Concert 콘서트이자 다국적 음악회다. 이번에 도울 학생은 고엽제 2차성 피해를 가진 아이인데 손가락이 붙어 있어서 손가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로, 수입금 전액은 이 아이의 수술기금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관객의 50%는 한인들로, 나머지 50%는 베트남 젊은이들을 초청해 서로간에 음악으로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많은 베트남 청소년들이 와서 음악을 듣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들 중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그들에게 음악과 악기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아울러 이런 일들이 지속된다면 분명 이곳 베트남의 음악적, 문화적 토양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처럼 윤성호 지휘자와 단원들은 음악으로 이 세상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으며, 음악이야 말로 ‘진실성’과 ‘순수함’으로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개인적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이 사회를 회복할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은 순수한 사랑과 평화의 가치관을 리듬, 화음, 멜로디, 그리고 가사를 넣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서로간에 소통하게 만드는 수단이기 때문에 더더욱 신비롭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시골지역과 가난한 곳으로 가서 자주 연주회를 가지려고 계획 중입니다. 오지에 사는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희망을 줄 수 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끝으로 이번 11월 23일(1군 벤탄극장)에 있을 ‘BRIDGE’ 창립연주회에 교민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지휘자 윤 성호
012 2528 2000
경북예술고등학교졸, 계명대학교 관현악과 졸업(violin)
계명대학교 악장역임, ‘드림’ 쳄버 오케스트라 지휘
대구 부활절 연합예배 음악감독 및 오케스트라 지휘
CCM 가수 ‘소망의 바다’ 팝 오케스트라 지휘
현) 베트남 쳄버 오케스트라 “JAMAR” 지휘
International Youth Orchestra “BRIDGE”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