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스페셜리포트-2023년 은행 위기 얼마나 심각한가?

 

은행()은 경제의 심장이다. 은행은 단지 돈을 유통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금융 융통이 매우 중요한 지금의 경제에서는 돈 유통의 기본은 은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은행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는 이미 이런 사태를 25년전, 14년전에  충분히 경험했다.

특히 2008년 리먼사태로 부른 세계금융위기는 잊을 수 없는 상처다. 당시 매일 올라가는 환율과, 세계경제와 금융을 지배하던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같은 대형투자은행들의 몰락, 그리고 세계경제의 기둥의 역할을 하던 미국경제의 위기와 이후 유럽의 통화위기는 금융위기로 부터 안전한 국가는 없다는 인식을 모두에게 심어줬다.

금년 이러한 위기가 재발하려는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의 실물경제는 침체됐지만, 각국의 경기부양 조치와 더불어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금융시장은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22년 연말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세계경제는 실물위기를 넘어서 금융위기로의 전이 징조를 보이고 있다.

user image

특히 미국은행 중 지난 20년간 IT업계와 거래하면서 성장한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이 붕괴하고, 이로 인하여 퍼스트리퍼블릭은행 (First Republic Bank), 실버게이트 은행
(Silvergate Bank), 시그니쳐은행(Sigiture Bank)가 붕괴되는 연쇄반응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며, 본 위기는 유럽에도 전이되어,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도이치뱅크(Deusche Bank)도 영향을 받고 있는 시점이다.

대서양을 넘어선 은행위기, 본 위기의 원인 그리고 앞으로의 파장을 이번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진단해봤다.

 

이번 위기의 주인공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어떤 은행인가?

이번 위기의 주인공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어떤 은행인가?

1983년 10월 17일 설립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하였던 은행으로 2023년 3월 10일 파산하여, 이번 은행위기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은행이다.

1983년 빌 비거스태프와 로버트 메데아리스가 설립했다. 1995년 새너제이에서 산타클라라로 본사를 옮긴 뒤 미국 각지에 지점을 냈다. 또한 해외 지점도 개설하고 크게 사세를 확장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이었고 부유한 벤처 사업가들과 스타트업 회사가 주 고객이었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특화된 여러 서비스도 같이 판매하고 있었다. 특이하게 미국 와인 농장 사이에서도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실리콘밸리의 주 영업지인 캘리포니아에 위치했다는 점 외에도 와인 농장을 대상으로 대출을 내 주는 은행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2008년에 미국 재무부로부터 부실 자산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확장하여 2012년에는 중국 상해포동발전은행과 합작을 발표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었다. 이렇게 성장했던 SVB은행은 2023년 3월 9일,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국채 매각으로 18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뱅크런이 시작되어 주요 투자자들과 기업이 돈을 빼기 시작했고, 3월 10일 주가가 66%가 빠지면서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SVB가 손실을 공개하고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투자자들은 SVB의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스타트업들도 유동성이 경색되고 안 좋은 소문이 돌자 쌓여있던 현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슬랙과 같은 업무용 메신저와 폰뱅킹의 보급화로 뱅크런 속도가 미친듯이 가속화되어 단 하루만에 600억달러가 인출되었다. 결국 2023년 3월 10일 늦은 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SVB의 은행업 허가를 취소하고 파산관재인(receiver)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지정, 미국 은행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파산사태가 시작됐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왜 파산했는가?

SVB가 스타트업들의 은행으로 불리는 매우 특수한 구조라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들은 기본적으로 투자자의 돈을 받으며 설립 시 3차, 4차 펀딩도 진행된다. 즉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현금을 많이 들고 있었고, 스타트업이 주요 고객인 SVB에는 그 현금들이 그대로 쌓였다. 그런데 스타트업 기업은 일반 기업들과 큰 차이점이 있으니, 바로 빚을 내서 시설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애초에 어지간하게 큰 대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펀딩에 성공했다면 당분간 은행에 별도로 빚을 낼 일도 없다. 설령 빚을 내어 투자를 했더라도 스타트업의 특성상 캐시카우를 처음부터 확실히 쥐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즉 이들 스타트업은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실제 벌어들이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런 특성들은 SVB의 입장, 즉 은행 입장에서는 악영향이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야 하는데, 전통적인 기업은 이것이 가능하다. 은행에서 빚을 내어 과감하게 선행 투자를 하고, 그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증대되면 이게 곧 은행의 이자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그러나 SVB의 주요 고객 포트폴리오는 죄다 현금 부자인 스타트업이니 역설적으로 스타트업들의 수익률이 오를수록 SVB에는 현금만 쌓여가는데 이 현금을 빌려줄 곳이 없었다.

사실 여기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여 다른 산업에도 돈을 빌려주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SVB의 전문가들도 당연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했다. 쌓여있는 현금을 어떻게든 돌려야 은행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SVB은행이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 중 하나가 미국 국채, 그것도 장기채였다. 저금리가 계속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서는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초우량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으면 수입이 크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은행이 자산의 큰 비중을 장기채로 가져가는 것은 드물다 못해 거의 없는 일이며 많은 기사에서 이것을 경영 파탄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 SVB파산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 금리도 같이 인상된다. 채권자들에게는 사실 파티 타임이다. 이자율이 오르면 그만큼 자신들의 이자 수익도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채 가격의 하락 문제가 있지만 만기까지 보유할 것으로 분류하면 회계상 손실도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SVB와 같이 이자율이 낮던 시절에 미국 국채 장기채를 너무 많이 사들인 상태면 비극이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이자율이 오르니까 이들 장기채는 문자 그대로 똥값이 되고 말았다.  보유한 국채가 단기채라면 그때그때 높은 수익이 나지만 장기채는 낮은 이율 그대로이므로 수익이 좋지 못하게 된다. 10년 후에 2% 주는 채권이 있고(장기채), 1년 후에 5% 주는 채권(단기채)이 있을 때 그 중에 고르라면 투자자들은 당연히 후자를 고를 수밖에 없다. 즉 같은 미국 국채라도 현재와 같이 높은 금리 하에서 단기채는 값이 하락해도 매매가 가능하여 그 폭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장기채는 사려는 사람이 없으므로 그 폭이 훨씬 더 크다.

그리고 이 폭락사태는 그대로 SVB가 보유한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은행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절반 이상이 장기채인 상황에서 장기채 가격이 바닥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위에 서술했듯이 SVB는 전통적인 대출이자 수입이 현저히 적은 은행이다. 이러다보니 현금은 죄다 장기채에 묶여 있고, 그 장기채는 가치가 하락했으며, 다른 수익 나올 구멍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는 SVB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정확히는 코로나 사태로 스타트업의 유동성이 좋아졌었다. 코로나로 인한 특수 상황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돈을 많이 벌었고 그 현금은 전부 SVB에 쌓였다. 그러나 코로나가 서서히 종식되며 스타트업의 코로나 특수 경기는 저물기 시작했고 흘러넘치던 유동성도 점점 제자리로 돌아왔다. 즉 유동성 경색이 시작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한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이 다른 은행과 달리 역설적으로 SVB에는 더 큰 악재로 다가온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크레딧 스위스는 누구인가?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이다. 유럽 최고의 투자은행이며 세계 상위 5위권의 유명 투자증권회사다. 세워진 지 167년 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본점은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해 있다. 1856년 스위스의 철도 시스템 개발에 자금을 대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스위스의 전기 시설망과 유럽 철도 시스템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대출금을 발행했다. 1900년대에는 중산층의 증가와 스위스 은행 UBS와 율리우스 보르와의 경쟁에 대응하여 금융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윈터더그룹, 스위스 폴크스뱅크, 스위스 아메리칸증권(SASI), 뱅크 루 등의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미국의 투자은행 First Boston과 합병하여 한동안 사명이 Credit Suisse First Boston(CSFB)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2006년부터는 다시 Credit Suisse(CS)로 사명을 바꾸었다. 2002년, 2004년, 2006년에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피해가 적었던 은행 중 하나였지만 이후 투자 사업을 축소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비용을 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관리대상 자산 규모는 1조 3760억 스위스 프랑(한화 약 1,700조원)으로 대한민국의 3년치 예산 금액 이상이며,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포함되며 이른바 ‘세계 9대 IB'(Bulge Bracket) 중 한 곳으로도 꼽히는 은행이었다.

 

 

파산 원인: 모랄 해저드와 늘어나는 은행손실

도덕적 해이 (모럴 해저드)는 그 자체의 행위가 문제이기 보다는, 이후의 결과가 회사 혹은 금융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경제 차원의 손실까지 연결되는 악성 요소다  이번 크레디트 스위스의 파산은 도덕적인 해이가 만연한 회사의 운영방식이 결국 연속되는 큰 손실로 연결되면서 이번 파산으로 연결되었다고 진단하는 의견이 다수다. 즉 실리콘 밸리은행처럼 투자를 잘못해서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파산했다기 보다는, 2008년 이후 모랄해저드가 내부에서 확산하면서 큰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손실에서 회복하지 못하면서 은행의 운명은 정해졌다.

2015년에는 크레디트스위스 소속 은행원이 고객 서명을 ‘오려내기’와 ‘붙여넣기’하는 방식으로 부자 고객의 계좌에 몰래 접근해 돈을 빼내서 다른 고객의 손실을 막는 등 사기 행각을 벌였다가 적발됐다. 그는 2008년과 2011년, 2013년 등 여러 차례 회사 관리자들로부터 구두·서면 경고를 받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는 그를 막지 못했고 그는 결국 2018년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부터 시작하여.  2019년에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전직 임원을 미행한 ‘스파이 스캔들’이 터졌고, 이 뒤를 이어2021년에는 영국 그린실 캐피탈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탈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 아케고스 캐피털로 인한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 손실은 55억 달러(7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실패 사례에 대한 외부 조사에 따르면 은행은 리스크를 못 본 척하고 비용을 줄이거나 위험 관리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2022년 코로나 버블 시기에 도이체방크와 함께 계속해서 파산설이 나오는 중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로 스위스 은행 특유의 예금자 비밀보호법을 앞세운 검은 돈 세탁이 미국에서 벌금형을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행태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명백해졌으며 뇌물 수수, 채용 비리 등 기업윤리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들어나면서 은행권내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한국계 빌 황의 아케고스 사태 당시 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는 등 지난 수년간 많은 투자 실패는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고, 이에 따라 부도지수인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고치로 올라간 상태었다. 결국 결국 단돈 30억 스위스 프랑에 경쟁사인 UBS 로 인수되면서 크레디트 스위스의 오랜 역사가 막을 내리고 UBS 산하로 들어가게 될 운명이 된 것이다.

 

 

 

유럽금융의 기둥 도이체 방크


독일 최대의 상업은행이자 투자은행이며, 크레디트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세계적 수준으로 활동하는 금융시장의 큰 손 (일명 “벌지 브래킷”)으로 꼽히는 은행이다.

1870년 독일 베를린에서 지멘스의 설립자인 베르너 폰 지멘스, 변호사인 아델베르트 델브뤼크, 경제학자인 루트비히 밤베르거가 주축이 되어 무역은행으로서 설립되었으며 같은 해 프로이센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초기에는 미국의 노던 퍼시픽 레일웨이와 이스탄불에서 바그다드로 이어지는 철도 건설에 투자하였고 독일 철강회사인 크루프의 채권을 발행해주고 화학제약사 바이어의 주식시장 상장을 도왔다. 초기의 투자와 금융 전략이 크게 성공하고 독일 국내의 여러 소규모 은행들을 인수합병하면서 독보적인 은행으로 발돋음하였다.

그러나 나치 집권 시기인 1933년 나치의 아리안화 정책에 따라 유태계 임원 및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유태인들의 사업과 자산을 몰수하는데 앞장 서는 등 나치에 협력하였다. 홀로코스트에도 관여한 것이 확인되어 전후 공식 사과 성명을 내놓고 피해자들에게 52억 달러를 배상하였다. 이러한 전력으로 인하여 연합군에 의해 3개 은행으로 쪼개졌다가 다시 합쳐져서 오늘날의 Deutsche Bank AG가 되었고 본사도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하였다.

 

왜 파산설이 나도는가?

(2014년~2022년 도이치방크 CDS 지수 변동폭)

사실 도이체 방크는 신용에 금이 가는 사건을 자주 일으킨 회사중에 하나였다. 크레디트 스위스 처럼 대량의 모랄 해저드는 아니었지만, 정치적으로 일을 잘 못처리하여 문제를 일으킨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2010년에 11월 11일  도이치방크의 자회사인 도이치증권에 의해 의도적으로 저질러진 부당거래사건인 옵션쇼크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무려2조 3천억의 매도를 하여, 449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리는 사건을 일으켰지만, 정작 당시의 임직원들은 해외로 도피하여 2023년인 지금도 송환되지 않고 처벌 받지 않았다.

아울러 도이체방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층자녀를 취업시켜주는 대가로 현지사업을 따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고, 도널드 트럼프가 다른 모든 대형 은행으로부터 대출 신청이 거부 당했을 때 유일하게 대출을 해주었던 은행이었지만, 담당직원이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의 아들이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정치적 커넥션을 위한 부당거래 스캔들에도 휘말린전적이 있다. 또한 2020년 에는 대규모 돈세탁에 가담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고, 이듬해 대만중앙은행은 환투기 방조 혐의에 대한 제재로 도이체방크의 대만/달러화 선물환 거래를 금지시키고 외환파생상품 거래는 2년간 정지시키는 처분을 당했을 정도로 외부와의 거래시에 정치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연속적으로 일으킨 은행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3월에 발생한 도이치 뱅크의 CDS프리미엄 급등 사태 문제의 원인은  미국 상업 부동산의 저조한 입주율과 더불어, 상당한 파생상품 장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만8천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부침을 겪으면서 은행은 재도약을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업계에서 가장 큰 무능력한 은행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이체방크가 10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고, 자본이나 지급 능력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도이체방크가 크레티트 스위스 다음 타깃이 된 것을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로 알려져 있지만, 시장이 왜 이런 우려는 하는 이유는 도이체 방크가 최근까지 보여주었던 부정한 사업 방식으로 인하여 신뢰가 떨어진 것에 대한 반영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다. 아울러 도이체 방크의 파산설은  온라인에서 도이체방크도 위험한 상황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고, 이것이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보도했다.

 

총체적 문제의 원인

코로나로 인한 금리 하락과, 코로나 이후 급격한 금리상승

(미국 은행 불량부채 보유율 2002~2023, 출처:Financial Times)

 

(미국 금리 동향 1997~2023, 출처:Trading Economics)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언급한 것 처럼 은행들에게는 별 영향이 없다. 단지 기준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 금리도 같이 인상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들에게는 결코 불리한 상황이 아니다. 이자율이 오르면 그만큼 자신들의 이자 수익도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가 낮은 기간이 2년간 지속됐고, 코로나로 인하여 기업부채의 증가와 더불어,  이 기간동안 상당한 양의 부채가 쌓였다는 점이다.  너무 갑자기 금리가 올랐고, 오른 금리로 인하여 미국내 실물경제가 위축됐다는 점이다.

본래 실물경제의 위축은 소비가 줄어들고, 실업률의 증가와 더불어 예금이 호황기 보다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은행의 준비금이 늘어나서 불량부채가 증가하더라고 예금준비금의 증가를 통해서 상쇄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시작된 실물경제 위기에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패턴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금리는 올랐지만, 소비는 위축되지 않았고, 아울러 실업률도 역대 최저치인 3.4%에서~3.6% 정도만 상승하면서, 우려하던 대량실업은 발생하지 않았고, 저축율 상승세도 일반적인 경기침체 때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금리인상으로 이익을 봐야하는 은행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이지만, 상당한 손실을 보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그동안 금리가 상승하여 암호화폐 산업이 2022년을 기점으로 붕괴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하여 은행권의 불량부채 비율이 “미국 은행 불량부채 보유율”에서 나오듯이 2022년부터 급격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많이 했던 실리콘밸리 같이 IT업계에 돈 공급을 담당하는 은행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금융 위기로 전이되지는 않았지만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미국 사무용 부동산 전국평균 공시율 상황 2017~2022년 3분기)

 

2023년 지금의 사태를 일으킨 SVB은행과 크레디트 스위스, 도이체 방크로 대표되는 현재의 은행위기는 당국의 공적자금 투입 및 타 은행의 인수로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며, 두 은행의 위기는 한 은행의 위기가 다른은행으로 전이됐다기 보다는 오래 전부터 각자가 지니고 있던 내부 경영측면에서의 구조적인 원인이, 현재 고금리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진단되어 전체적인 금융위기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 3년간 팬데믹으로 가뜩이나 체력이 약해진 세계경제의 현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은행위기는 왼전히 종료되지 않았고 현재는 작은 불씨 진압에만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위험한 불씨는 미국 상업 부동산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포브스지는 미국의 상업부동산 공시율이 역대 최고치는 1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것은 지금까지 영향이 없었던 미국의 주요 5대 시중은행도 영향을 받을것으로 예상되어, 만약 상업용 부동산으로 인한 위기가 촉발될 경우, 심각한 위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작은 불씨는 꺼졌지만 여전히 위험한 불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번 은행위기를 주의 깊이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팬데믹 실물경제 위기가 끝난 지금은, 1975년 오일쇼크가 종료된 후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던 경험처럼 연쇄적인 경제위기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종료 후 뉴욕시 파산, 영국 IMF구제금융, 중남미 국가 외채위기의 상황이 이후로도 약 10년간 지속된 경험이 있다. 전세계적인 실물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이 후에도 연쇄적인 경제위기의 불씨는 10년 정도 남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로 시작된 불씨는 계속되고 있다. 언제 꺼질지는 모르지만 당분간은 그럴 기미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