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앙은행(SBV)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이하 최저한세) 시행에 대응하고자 워킹그룹을 꾸렸다. 현지 진출 기업들의 조세 혜택을 보장할 방안을 모색하고 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베트남 정부와 물밑 협상을 벌이며 지원을 촉구해온 삼성전자의 행보가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더구루지가 23일에, SBV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저한세는 소득 발생 관할 지역을 막론하고 다국적 기업에 15%의 최소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특정 국가에서 최저한세보다 낮은 세율이 매겨지면 해당 국가에 자회사를 둔 모회사가 차액을 징수해야 한다.
이 제도는 다국적 기업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면서 과세를 회피하고 국가 간 과도한 법인세율 인하 경쟁 벌이는 관행을 방지하고자 마련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앞서 올해부터 최저한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까지 한국과 영국, 스위스 등 10여 개국만 법제화를 마쳤다.
최저한세 실행이 임박하며 베트남은 고민이 많아졌다. 베트남은 각종 조세 혜택을 앞세워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이는 불가능해진다. 낮은 실효세율로 이득을 본 현지 진출한 기업들은 세 부담이 늘 수 있다.
베트남 정부도 업계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응웬 티 빅 응옥(Nguyen Thi Bich Ngoc) 기획투자부 차관은 최근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대한 글로벌 최저한세의 영향 평가’ 간담회에서 “글로벌 최저한세가 적용되면 베트남 정부의 투자 유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법인세 혜택을 받는 기존 투자자에게 어떤 혜택으로 대체하면 좋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베트남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며 삼성전자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며 전체 베트남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정부·중앙은행과 최저한세 시행에 대해 활발히 논의해왔다.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지난달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국회의장과 회동했다.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부사장)도 팜 탄 하(Pham Thanh Ha) SBV 부총재와 만나 최저한세 도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구루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