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10년 넘게 배운 영어 다 소용 있다?!

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소위 ‘콩글리시’라고 부르는 ‘한국식 영어’를 극복하고 영어를 영어답게 배우고 사용하는 원칙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공부하면서 국제회의통역사(동시통역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과 수 년간의 강의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마스터하는데 효과적인 원칙과 영어 사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필자의 강연에 참여했던 인연으로 알게 된 한 중견 기업의 관리자가 한번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우연히 본인의 팀 내에서 좋은 영문장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뜻이 대충 감은 오지만 정확하게 잘 모르겠으니 알려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30분이 넘게 팀원 전체가 고민하고 있는데도 명쾌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답답함도 함께 전해 왔습니다. 이런 문장이었습니다.

What lies behind us and what lies before us are
tiny matters compared to what lies within us.

가만히 뜯어보면 중학교 교과서 수준을 넘는 단어는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이 과연 무슨 뜻인지 명쾌하게 이해하기 힘든 것이 우리 국내파들의 현실인 듯 합니다. 문자를 받자마자 이렇게 회신을 했습니다.

우리의 과거와 미래는
우리의 잠재력에 비교하면 사소한 문제이다.


그랬더니 곧바로 “아, 바로 이런 의미였군요. 무릎을 탁 쳤습니다!”라는 내용의 회신이 돌아오더군요.

영어를 사용하면서 우리말과 일대일 대응을 시키는 식의 교육에 길들어 있는 우리이다 보니 ‘what lies behind us’를 ‘과거’, ‘what lies before us’를 ‘미래’, ‘what lies within us’를 ‘잠재력’이라고 대응시켜주면 대번에 이해하는 식이지요.

이쯤 되면 공교육이나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탓하면서 10년 공부 다 소용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교육, 입시 위주 교육을 탓한다고 우리 영어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위와 같은 문장을 접했을 때 그 안에 쓰인 단어들이 분명히 내가 많이 접했던 단어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가 바로 희망입니다.

‘영어로 생각’하는데 필요한 것은 새로운 영어를 암기하는 것(새로운 총알을 모으는 것) 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영어의 지식(이미 모아놓은 총알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올바른 탄창에 끼우는 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왔고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상당한 분량의 영어 지식이 우리 머리 속에 축적되어 왔습니다.

단지 그 지식들이 ‘그들(원어민)’이 사고하는 방식으로 우리 안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을 뿐인 거지요. 달리 말하자면 우리가 그 동안 축적해 놓은 영어 지식들이 ‘잠자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영어를 우리가 원하는 울타리(사고방식) 안에서만 써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영어의 지식을 우리가 알고 있는 울타리에서 깨워 내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을 언어 전문가들은 ‘언어의 활성화(Language Activation)’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읽거나 들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을 ‘수동언어(Passive Language)’라고 하고, 외부의 자극이 없이 스스로 ‘구사’할 수 있는 만큼을 ‘능동언어(Active Language)’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본인의 ‘수동언어’와 ‘능동언어’의 격차를 줄이고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며, 그것은 훈련이나 연습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훈련을 위한 원칙과 공식이 존재합니다.

말하기와 쓰기는 커녕 읽기와 듣기도 제대로 되지 않으니 10년 넘게 공부한 영어 다 소용없었다는 말은 절대 옳지 않은 명제입니다.
10년 넘게 공부한 영어의 지식은 사라지지 않고 대부분 우리 안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그 지식의 양 또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학업, 연구, 생활 등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영어를 깨우는 기술만 습득하고 훈련한다면 영어를 원어민처럼 생각하고 사용한다는 것은 멀지 않은 목표입니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팀 스피리트 원장)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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