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슴 뛰는 제목을 만났다.
청춘,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리게 만드는 단어다. 마치 어머니라는 소리에 눈에 물기가 고이는 것처럼 청춘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공연히 가슴이 울렁대며, 잃어버린 흔적을 찾는 듯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단어다.
뭔가 아직은 불투명한 안개 속에 아련히 가려져있지만, 분명한 희망을 안고 있는, 가능성이 가득하지만 아직 덜 완성되어 있는, 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드넓은 경작지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아니던가?
가끔 점심시간이면 회사 근처 골목에 있는 베트남 분짜 집을 들린다. 마침 그곳이 호찌민 대학 근처라 한국 학생들 모습을 자주 본다. 한국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 베트남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좀 난해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젊은 청춘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무슨 사연들을 안고 베트남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지 몰라도, 아직 열리지 않은 신세계를 앞두고, 이국의 땅도 마다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청춘의 진지함을 본다.
그러고 보면 오히려 우리 기성세대가 한가한 청춘을 보낸 모양이다.
청춘,
어느 방송 (꽃보다 청춘) 에서 청춘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세계각국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두려워하지 않는 것’,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일을 하는 것’, ‘청춘은 열정이다’, ‘오늘을 느끼고 오늘을 즐기는 것’, 출연진 중에 하나인 윤상은 ‘청춘은 용기다’ 라고 말했고, 유희열은 ‘불편하면 좀 어때, 케세라세라, 난 내 멋대로 할 꺼야.’ 라고 되는 대로 말했다.
개인적으로 그 중에 가장 어울리는 말로 열정을 꼽고 싶다.
청춘이란 감정이 살아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 아닌가? 뭔가를 보고 느끼고 감동하는, 살아 뛰는 심장을 안고 사는 사람, 그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청춘을 누리며 산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윌리엄 워드워스(William Wordsworth)의 시 한편,
< 무지개: A rainbow>를 들여다 보자.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마음이 설레느니,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차라리 내 목숨을 거두어 가소서!
—– 중략—–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 윌리엄 워드워스는 무지개를 보고 설레는 감성의 가슴을 이 세상을 살 수 있는 이유의 하나로 내세우고 그 청춘의 감동이 아직도 존재함을 감사했다. 그는 때 묻지 않은 영혼을 지닌 청춘에 대한 찬사를 일곱색의 무지개로 세상에 풀어놓았다.
청춘, 어린이와 같은 감동을 간직한 상태다. 모든 것이 새롭고, 이제 좀 세상이 눈에 익어가지만 아직은 미래에 대한 길이 보이지 않아서 불안하고, 그 불안만큼이나 더욱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 시절,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는 물론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조차 찾지 못해 방황할 수밖에 없는 그 시절을, 누군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고뇌가 청춘이다’라고 위로를 던져주며 자신에게 보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는 가족과 이웃을 두고 사는, 시간적으로 행복한 시절이다.
청춘이 무엇이지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준 시가 있다.
세상의 통념으로 말하자면 청춘은 삶의 가장 젊은 동력이지만, 나이가 젊은, 자네들만의 것도 아니고, 어쩌면 나이만 젊은, 자네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청춘은 육체가 아닌 정신을 표현하는 단어다. 제 아들애를 포함하여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반드시 읽고, 이 시를 읽음을 감사하고 기뻐하라며 권하고 싶은 시이다.
Youth 청춘
by. Samuel Ullman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It is not a matter of rosy cheeks, red lips and supple knees. It is a matter of the will, a quality of the imagination, a vigor of the emotions.
It is the freshness of the deep springs of life.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 가짐을 뜻한다.청춘이란 장미 빛 볼,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이다.
Youth means a temperamental predominance of courage over timidity of the appetite,
for adventure over the love of ease.
This often exists in man of sixty more than a boy of twnety.
Nobody grows old merely by a number of years.
We grow old by deserting our ideals.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와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스무살의 청년보다 예순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나이를 먹는다고 누구나 늙는 것은 아니다.이상을 잃어 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Years may wrinkle the skin, but to give up enthusiasm wrinkles the soul.
Worry, fear, self-distrust bows the heart and turns the spirit back to dust.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상실할 때 영혼이 주름진다.근심, 두려움, 자신감의 상실은 정신을 굴복시키고 영혼을 한낱 재로 소멸시킨다.
Whether sixty or sixteen, there is in every human being heart the lure of wonder,the infaililng child-like appetite of what is next, and the joy of the game of living.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에 대한 호기심, 아이처럼 왕성한 미래의 탐구심과 인생이라는 게임에 대한 즐거움이 있다.
In the center of your heart and my heart there is a wireless station. So long as it receives messages of beauty, hope, cheer, courage and power from men and from the infinite, so long are you young.
그대의 가슴 나의 가슴 한가운데는 이심전심의 무선국이 있다.
그것은 조물주와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아름다움, 희망, 생기, 용기, 힘의 메시지를 수신하는 한 당신은 그만큼 젊을 것이다.
When the aerials are down, and your spirit is covered with snows of cynicism and the ice of pessimism, then you are grown old, even at twenty.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에 대한 호기심, 아이처럼 왕성한 미래의 탐구심과 인생이라는 게임에 대한 즐거움이 있다. 그대가 기개를 잃고, 정신이 냉소주의와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일 때, 그대는 스무 살 이라도 늙은이이다.
But as long as your aerials are up to catch the waves of optimism, there is hope you may die young at eighty.
그러나 당신의 기개가 낙관주의 파도를 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로도 청춘의 이름으로 죽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의 청춘(Youth)이라는 詩입니다.
모든 청춘의 사설이 자취를 감춥니다, 그려.
작성자 : 한 영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