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베트남에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선다. 조현준 회장은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의 전진 기지로 판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 베트남에 신사업 조직까지 신설했다고 뉴시스가 2일 보도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동나이 법인 산하에 ‘Team VICTORIA(팀 빅토리아)’ 조직을 가동한다.
이 조직은 앞으로 베트남 신사업을 전담한다. 효성티앤씨 동나이 법인은 스판덱스와 나이론 원사,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의 제조 및 판매를 맡고 있다. 이 법인은 특히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웃도는 효성 스판덱스 생산의 전초 기지다.
효성그룹은 팀 빅토리아를 통해 베트남 미래 먹거리 사업을 크게 키울 방침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경제 성장 중인 베트남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신사업 조직을 신설했다”며 “기존 사업과 연관된 것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군으로 확장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선 팀 빅토리아가 기존 효성그룹의 베트남 사업과 완전히 다른 신사업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그룹 오너인 조현준 회장이 지난해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책임 경영’를 강화한 배경도 한 몫 한다. 전문가들은 조 회장 의지에 따라 베트남 사업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효성그룹은 대표적인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 공략을 위해 꾸준히 현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7년 베트남 법인 설립에 이어 2015년에는 현지에 동나이 법인을 세워 생산 시설을 가동했다. 지난해엔 베트남에 스판덱스 주원료로 사용하는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5300만 달러(669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효성 동나이 법인을 ▲동나이 법인 ▲동나이 나이론 법인으로 분할하기도 했다. 나이론 법인은 기존 동나이 법인 인근 부지에 나이론 공장 증설을 위해 만든 회사다. 효성티앤씨 주력은 스판덱스 사업으로 섬유 부문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기업 분할로 나이론 사업의 고수익을 유지하며 동나이 법인이 현지에서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는 평이다.
효성그룹의 베트남 사업 강화에는 조 회장의 강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조 회장은 2018년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당시 총리)을 만나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세계 1위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 아니라 화학과 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도 푹 주석을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푹 주석에게 “효성이 팬데믹과 세계 경제 불황의 위기에도 성장한 것은 (베트남이) 외국기업 투자 여건을 확보해 준 덕분”이라며 “앞으로 전 사업 분야에서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와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효성그룹은 2007년 처음으로 베트남 법인을 세운 이래 지금까지 35억 달러(4조4170억원)을 투자해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나이론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의 투자 규모는 베트남 외자 기업 투자액 3위에 해당한다.
뉴시스 2023.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