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인간의 본성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준다, 동반자의 본성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성까지도” 미국의 그랜트랜드 라이스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말입니다.
셰익스피어는 ‘골프는 인생의 반사경’이라고 했습니다. 골프만큼 인간의 본성을 다 드러내는 운동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어느 사업가는 사업상의 중요한 인물의 평가가 필요할 때 골프 라운딩을 함께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삼성의 이병철 회장도 그런 방법을 썼다고 하지요. 실제로 스코틀랜드에는 ‘그 사람의 됨됨이는 18홀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골프에서 인성을 다 드러내는 것일까요?
“골프는 끊임없는 비극의 연속이고 가끔 예기치 못한 기적이 그 비극을 덮어준다”는 골프 격언이
그 답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골프만큼 맘대로 되지 않는 운동은 정말 없습니다. 골프 격언에 ‘고수는 마음먹은 대로 공을 보내고, 하수는 의심한 대로 공을 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수들은 푸른 물이 보이는 티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자연스럽게 공이 물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기고 실제로 여지없이 공을 물에 처 넣고는 안타까워합니다.
골프는 골퍼의 바람을 배반합니다. 하다못해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인간이라는 빌리 그레엄 목사조차 ‘내 기도가 전혀 먹이지 않을 때는 골프장에 있을 때이다’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니 늘 의심한 대로 이루어지고, 바라는 것은 전부 외면 당하는 골프장에서 인간의 인내는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반복된 배신에 지쳐 분노와 슬픔으로 이제 다 포기하고 더 이상 골프하고 안 논다 하고 결심하는 순간, 골프는 멋진 샷을 하나 던져주고 “이래도 안 놀겨?” 하며 희롱합니다. ‘장례식 가는 것과 골프장 가는 것은 다르지만 슬픔을 안긴다는 면에서 같다’.
이런 상황에 인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부처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나쁜 골퍼는 없다, 단지 나쁜 상황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깃대를 보며 바람이 보는지 깃대가 흔들리는지 논란이 일어납니다. 부처는 ‘바람도 깃대도 움직이지 않고 흔들리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이다’ 합니다.
골프가 인생에 비유되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들이 있습니다.
‘60대 노인이 30대 젊은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힘 좋은 젊은 골퍼라도 노련한 시니어 골프를 이기기 힘든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도 총명한 머리가 지혜로운 경험을 이겨내기 힘듭니다.
또한, 골프는 균형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습니다. 조지 링컨이라는 양반은 ‘강해지는 오른손의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골프스윙의 영원한 숙제다’, ‘골프는 어느 손의 스윙이 아니다, 균형 잡힌 두 손의 스윙이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역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이 가장 지혜로운 처세술입니다.
인생에 정도가 없는 것과 같이 ‘골프에서도 확실한 것은 어떻게 하면 잘 되는지,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라 합니다. 그렇게 정답이 없는 인생처럼, 벤 호건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샷이다’라며 실패에 매달리지 말고 앞으로 나가라 합니다.
인생에도 처세술을 배우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듯이 골프에서도 몇 가지 격언은 골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벤 호건은 ‘골프에서 샷과 퍼팅은 전혀 다른 운동이다. 샷은 공중으로 공을 보내고 퍼팅은 땅 위로 굴려야 한다’ 고 말하며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힌트를 줍니다.
골프스윙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연습 스윙과 엉터리 실제 스윙’입니다. 연습 스윙은 진짜 스윙이지만 실제 샷은 스윙이 아니라 공을 때리는 타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실제 샷 역시 스윙을 하라고 권합니다. 우리에겐 영원히 안 풀리는 숙제입니다. 또한 퍼팅에 대한 조언이 있습니다. ‘홀 컵은 늘 생각보다 멀다’ 입니다. 어프로치는 1미터, 퍼팅은 30센치만큼 멀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됩니다.
골프에서 현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을 그만두니 골프에서 나를 이기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푸념합니다. 또한 ‘골프는 사랑과 같아서 진지하지 않으면 재미없지만 진지하면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합니다. 또, 상처 입은 짐승에 다가서지 말라는 경고와 같이 ‘벙커샷을 계속하는 동반자 옆에서 몇 번 치는지 소리내어 세지 말라, 샌드아이언으로 맞아도 정당방위가 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골프 격언의 하이라이트는 <골프>를 <인생>으로 바꾸면 정답이 되는 월리 파크가 한 말입니다.
“<골프>는 어느 정도 기품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