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 당신, 오늘 성공했네!

‘성공한 건축가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성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정상에서 얻어지는 영예가 아니요, 다만 일하는 가운데 얻어지는 격려이고 칭찬이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한창 건축에 대해 꿈을 꾸던 때에 적어 두었던 메모를 오래된 노트에서 발견하였습니다. 제대로 기억 나지 않지만 성공이 무얼까, 어떤 길을 걸을까, 꽤나 고민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 때 ‘성공한’이라는 표현을 지우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목표할 대상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성공’이란 말을 쓸 때 사회적으로 또는 경제적인 성공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유명해지거나 힘(권력) 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 되는 것입니다. 사전적으로 성공의 의미는 단순합니다. 재물과 명성뿐 아니라 목적하는 바, 뜻하는 바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성공의 모습은 꽤나 다양할 수도 있고 크기도 제각각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성공을 경제적 풍요 또는 사회적 지위로 인식하는 것은 지금의 세상이 부와 권력,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자기가 뜻하는 바를 이룬다는 것은 바라는 것, 꿈 꾸던 것을 가진다는 것인데 돈과 권력을 가지고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되는 세상이고 보면 이러한 논리가 딱 들어 맞습니다. 그러니 그걸 추구한다고 비난할 바는 못됩니다. 성공이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는 본능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능력의 다른 이름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식이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기를 바라면서도 모대학 폐지론을 들고 나오고, 대박나길 바라며 주식을 사들면서도 그 주체인 대기업을 비난하는 걸 보면 확실히 본능과 의지는 같이 가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가족이 돈방석에 앉고 권력자가 되고 사회적 지도층이 되면 어깨가 올라가다가 틈난 나면 이런 사람들을 싸그리 휘잡아 욕하는 것이 우리이고 보면 이런 것을 성공이라고 하여 쫓아는 가도 그것이 옳다고 여겨지지 않는 그 무엇이 우리 속에 있나 봅니다. 물론 어떤 부류는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심통일 수도 있겠지만요.

우연히 마주친 책 가운데 ‘직장인 성공백서’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런 광고 문구가 있습니다. ‘돈, 권력, 명예를 원치 않는다. 연봉, 승진 챙기며 말년까지 버티고 싶다!’ 책 광고에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성공 분투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승진과 높은 연봉이 직장인들이 로망이었을 텐데 저자는 이를 신기루라고 규정합니다. 진정한 성공이 돈과 권력의 유무로만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먼저 자기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첫걸음이라고 충고합니다. 앞서 폄하한 심통부리는 사람의 심리는 아니지만 내용이나 결론이 별로 탐탁치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저자에게 동의하는 것은 목표를 설정하라는 부분입니다. 이 내용이나 성공의 사전적 정의는 같은 맥락 위에 놓여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목표로 해서 살아가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목표를 가집니다. 거창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소소한 어떤 의지를 품고 삽니다. 생각해 보면 이 목표란 것은 자기가 가진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라는 대상의 본질은 내가 처한 현실의 상황과 바라는 모습 간의 차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일이 있는데 어떤 이유로 할 수 없을 때, 내가 갖고 싶은 것이 있는데 가질 수 없는 상황일 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해야만 할 때, 이 간격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세우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 해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 그것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생이란 한 두 가지의 문제로 끝나지지 않습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합니다. 해결할 문제가 이어집니다. 그러니 성공도 한 번만 일수는 없습니다. 생활 중에 부딪치는 소소한 일상의 문제를 해결했다면 작은 성공일테고, 왜 살아가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답을 얻었다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성공을 얻은 셈입니다. 그러니 성공이란 인생이라는 나무에 맺혀진 작고 큰 여러가지 크기의 열매라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찾아서 가는 것은 그 나무 자체의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작은 성공이라도 그것을 이룬다면 잠시나마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성공은 기쁨이 됩니다. 안고 있던 문제의 해결이니까요. 돈으로 말미암아 오래도록 마음을 내리누르던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 부을 얻는다면 당연히 행복할 것이고 이것은 성공입니다. 그러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어떨까요?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최선을 다해 올림픽 대회를 준비했는데 결과는 동메달에 그쳤습니다. 금메달이 아닌 그는 슬퍼해야 하나요? 그가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시합에 있어서도 자기 기량을 다 쏟아 부었다면 그에게 동메달은 성공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당대에 그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다는 것뿐이지요. 그는 충분히 자신의 성공을 기뻐하고 행복해할 자격이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다시 그가 맞섰던 상대의 크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될 뿐입니다. 다음의 성공을 위해서요. 그러므로 내가 어떤 일에 목표를 두고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 또는 그로 인한 마음의 화평한 상태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공은 결과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것은 과정에도 있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사이사이의 노력과 해결의 매듭 사이에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습니다.

성공한 건축가가 되는 성공은 없습니다. 다만 내가 건축가로서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 최선의 노력과 재능의 땀을 흘렸을 때, 비록 그것의 결말이 찬사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여도 후회 없는 만족감은 내가 쏟은 시간을 성공의 것으로 인정해 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하루는 어떨까요?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고, 열심히 주어진 시간을 썼다면 이야말로 성공한 하루의 인생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오늘을 성공해 봅시다. 계좌의 잔고는 아직 비어 있고, 세상의 인정은 여전히 박할지라도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격려를 더욱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 오늘 성공했네! /夢先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