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튜브를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 경험을 듣곤 합니다. 예전에는 그런 말들이 금과옥조처럼 들리더니 이젠 세상을 좀 살고 보니 그런 말에 감동도 동의도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들게 한 영상은 유명 축구선수 출신인 이영표가 젊은 청년들을 상대로 한 강의였습니다. 이 양반 워낙 성실하고 신앙심도 깊어 보여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인사입니다. 그날 그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하는 말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었습니다. 10시간을 노력하면 11시간의 결과가 나오지 않고, 9시간의 결과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노력과 결과는 반드시 일치하고 노력한 만큼만 이루어지는 게 세상사이니 노력하지 않고 기대하지 말라는 얘기인 듯 합니다. 당연히 귀감이 되는 소리인데, 좀 더 그 속살을 뒤집어 보고 싶더라구요. 오늘 그 얘기를 해 볼까합니다.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 것은 우리 삶의 정석이긴 하지만 그 공식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 공식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다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노력만큼의 보상은 계산이 너무 힘든 작업입니다.
각자의 노력에는 개인의 능력 차이, 열정의 차이도 있을테고, 운도 작용하고, 주변 환경, 가정사, 하다못해 국제 정세까지 들어가 영향을 미칩니다. 누구든지 노력이라는 무형적 가치를 삶이라는 기계에 넣어 남들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하지만, 그 노력이라는 원료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 아닙니다. 삶이라는 불가측의 기계가 노력이라는 원료를 나름대로 측정하고 판단하고 결과를 뱉어냅니다. 흙수저임에도 게으른 성향의 인간이 하는 노력과 금수저임에도 부지런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하는 노력은 모두 원료로 사용될 수 있지만 절대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삶은 공평하지 않다고 세상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이 동일하다는 오해에서 일어나는 착각일 뿐입니다. 노력의 질이나 종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결과를 기대하기에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근원적으로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세상인 탓에 인간의 본성을 초월한 공평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습니다. 노력한 대로 거둘 것이라는 얘기는 관념적으로만 이해할 용어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불공평하게 보이는 세상을 보다 행복하게 살 방법은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습관을 키우면 보완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 결과에 매달리기에 스스로 불행을 부릅니다. 물론 결과에 초연할 수는 없지만 결과에 매달리는 정신의 일부를 과정으로 옮겨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과를 만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생활 습관을 들이면 결과에 실망하는 일도 잦아들고, 잃었던 행복도 다시 찾아오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 가진 공통 유전자가 하나 있는데, 바로 급한 성격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살면서 저지르는 대부분의 실수는 급한 성격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급한 성격은 결과를 빨리 보고자 하는 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결과가 전부입니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라는 성향에서는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이 평가절하합니다. 거기에 결과까지 미흡하게 나오면,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위안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결과에 목을 매는 사고방식은 늘 불행을 끼고 살 위험이 높습니다. 우리 삶에는 결과가 기대치를 채워 행복감을 주는 경우 보다는 반대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그래서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는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집중하고, 현재 행하고 있는 과정 자체를 즐길 줄 안다면, 결과치도 자연스럽게 좋아지고, 설사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와도 그동안의 과정을 즐겼으니 스스로 위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정을 중시하는 생활이란, 쉽게 말해서 샤워할 때 샤워를 마치고 옷을 챙겨 입는 결과를 생각하며 대충하지 말고, 샤워 과정 자체를 집중하고 즐겨보라는 것입니다. 천천히 샤워를 즐기다 보면 자신의 몸과 더욱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급하게 서두르다 바닥에 떨어진 비누를 밟고 넘어져 횡사하는 비극도 피해갑니다.
멋진 몸짱을 만들 생각으로 짐(GYM)에 가서 운동기구를 들어보셨나요? 몸짱이라도 만들 목표가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데, 그저 ‘건강관리를 위하여’라는 잡히지 않는 막연한 결과를 기대하며 운동기구를 드는 것은 거의 막노동과 유사하게 지루한 작업이 됩니다. 그런 경우도 마음을 바꿔 운동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면 노동이 운동으로 변환되리라 생각합니다. 운동 중독이라는 증상은 바로 과정 자체를 즐기는 수준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나요? 요리 자체를 즐겨보세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에게 행복을 선사합니다.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골프를 잘 치고 싶다면 골프 연습을 즐기면 됩니다. 연습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골프도 잘 치게 되겠지요.
결국, 과정을 즐기는 삶의 방식은 현재에 집중하는 습관을 부르고, 행복의 새로운 영역을 찾아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