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3,Saturday

“베트남 새로운 안보 동맹국 되나?”…한·베 외교안보분야 논의 가속화

11월 21일, 하노이 꺼우저이군에 소재한 국립호찌민정치아카데미(HCMA)에서 한·베수교 30주년을 기념해 한국-베트남 학술회의가 열렸다.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과 국립외교원, HCMA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응우옌쑤언탕(Nguyen Xuan Thang) 베트남공산당 정치국원 겸 HCMA 원장을 비롯해 양국의 관련 연구학자 400여명이 참석했다고 아주경제지가 23일 보도했다.

오영주 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베트남의 성장이 곧 한국의 성장”이라며 “미래 양국관계의 30년, 100년을 위해서는 ▲상호 간 긴밀한 전략적 공조 ▲경제협력의 양적인 팽창을 넘어선 질적인 발전 ▲더욱 안정적인 여건 하의 인적 교류와 문화의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우옌쑤언탕 HCMA 원장은 공동축사에서 “우리의 핵심 파트너이자 한국의 최고학술기관인 국립외교원이 상호 협력을 통해 향후 양국 간 정책적 연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양국이 향후 더 두터운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의 학자들이 한자리에서 상호 이해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단연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안보·국방 분야에 대한 중점적인 논의였다. 그간 한국과 베트남의 각종 컨퍼런스가 주로 경제 분야에 집중됐었다면,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양국의 안보분야 인사들이 참석해 관련 정치안보 내용이 강조된 것이다.

사실상 다음 달로 예정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과 함께 한·베 관계를 군사·안보 분야까지 확대하는 포괄적 관계 격상을 앞에 두고 한국과 베트남의 핵심 정책 제언자들이 한데 모여 협력 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한 셈이다.

최원기 교수는 “현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신남방 정책보다 더 강력한 아세안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한국과 베트남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보 분야에 대해서 솔직히 꺼내 놓고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전략적 인식을 함께 공유하고 매년 정례적으로 외교, 국방장관회의 등을 통해 신뢰를 더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양 안보분야에서 특히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양수송로 안전확보, 해양법 집행능력의 강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의 인식 등을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은 베트남이 북한과 협력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지지한다”며 “북한을 대화채널로 유도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 베트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교수는 “베트남은 역시 동해(남중국해)문제, 메콩지역에서 상류지역 댐개발로 인한 식량안보 등 대외 안보 불안 요인들이 있다”며 “이러한 안보 분야의 협력이 절실하다. 아울러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앞두고 베트남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한국국방연구원 교수는 구체적인 군 안보 이슈들을 제기하며 협력 분야에 대한 제언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베 군사분야협력 관계를 영역 별로 협력 수준을 평가하면서 협력이 잘 된 분야로 인적교류, 교육훈련, 군사정보, 군수지원, 방산,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지뢰제거. 해양안보, 전사자유해발굴, 다자안보를 꼽았으며, 협력이 미진한 분야로는 군의료, 인도적 지원, 재난관리, 사이버안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한국과 베트남이 신흥안보 분야인 군의료에서도 새로운 협력 방안을 개척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차관급에 머무르고 있는 양국의 국방전략 대화를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와 같이 발전시켜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우 서강대 교수는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발전 측면에서 국방, 해양 안보 강화에 동의한다며 “현재 미·중 중심 국제정세에서 중견국의 역할은 중요하다. 양국이 중견국으로서 역할을 생각해 봐야한다. 국가발전연구포럼 같은 것을 서로 공동으로 해서 서로 만나고 허심탄회하게 협력하면 중견국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양국의 양대 국립연구기관의 학술대회는 각 세션마다 열띤 토론 분위기가 이어졌다. 양국의 학자들은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안보·국방 분야에서도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 분야의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주베트남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국립외교원과 HCMA는 이번 컨퍼런스의 내용을 반영한 논문집을 양국에서 출간할 예정이고 이 논문집은 한국 정부와 베트남 중앙당 정치국의 정책 참고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한편 이번행사가 개최된 호찌민정치아카데미(HCMA)는 고위간부 양성을 위한 최고 권위의 베트남 공산당 교육기관이다. HCMA는 지난 1949년 설립되어 중앙당 및 정부간부 인재양성, 정책연구·자문, 당 지도 방침제정, 정부정책 관련 연구자문 등 핵심적인 역활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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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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