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관심은 인식을 바꾼다

 

 

지난 CSR에 관한 칼럼에 이은 이야기입니다. 이전의 언급을 통해 CSR 역시 조직의 경영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접근보다는 지속성을 담보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목표와 전략이 분명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졌습니다. 그것은 주체가 되는 기업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사업의 주종목이 CSR과 연동하는 그림을 그려야 하며, 종국적으로는 이 일의 달성을 위해 큰 틀에서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우리가 진행한 베트남학생건축문화대상의 사례를 들어 나눴습니다.
이러한 고민들은 수교 30년이 가까워 오는 이 때에 더욱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교민사회에 많은 행사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CSR을 계획합니다. 이것을 더욱 풍성하게 하려면 많은 수의 행사도 중요하지만 해오던 일들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개의 사례가 내용적으로는 유사해 보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관심의 부재(不在)’에서 찾습니다.

기업 CSR에는 지원하는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우리에게도 수혜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호의적으로 홍보하고 그런 시장의 인식을 바탕으로 매출의 신장을 도모하는 것은 기초적인 예입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시장이 속한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우리가 가진 수익의 일부를 시장과 나누는 공동체성에 관한 적극적인 발상은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성장의 혜택을 시장과 나눔으로써 함께 발전하는 건강성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장의 일부이며 기업은 시장이 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교 30주년이란 무게에 걸맞게 기업 CSR의 질적 다양화를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라는 바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을 키우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나누는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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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속해 있는 건설 환경 안에서 보면 한국계 건설사들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입찰 참여의 낮은 장벽, 한국 기업들과의 무한 경쟁, 베트남 건설기업의 성장, 발주처의 이해 부족과 같은 부분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문제를 CSR의 관점에서 풀어볼 해법을 찾는다면 어떨까요? 물론 수주와 수행에 대한 문제는 다르겠지만 그것을 둘러 싼 환경을 개선하는 문제에 이런 CSR의 효과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장의 실익은 없을지라도 최소한 베트남 건설기업과의 경쟁에 있어서 차별성을 갖는 방식의 하나로 말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진출한 건설사들이 모여 공동으로 수여하는 인증제도와 같은 것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먼저 건설사가 연합하여 공동의 이름으로 인증위원회를 만들고 시상의 기준을 수립합니다. 정부기관에 이 일의 목적과 의의를 설명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알려줍니다. 힘에 부치면 베트남 연구기관 또는 학회와 연합할 수도 있겠지요.

준비가 되면 인민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그 해의 우수 건축물을 선정하여 시상을 하는 것입니다. 수립된 심사의 기준에 따라야 하므로 기준이 매우 중요하겠지요. 결국 이 기준이 향후 건설품질 인증제도라는 플랫폼을 만드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니까요. 기준에 따라 우리 건설사의 전문가 연합이 공무원들과 함께 실사를 합니다. 그리고 수상작에 인증 현판을 달아주고 표창합니다. 날을 정해 건설의 날이란 축제로 만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를 태극 인증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좋은 호텔의 기준이 별 다섯이듯 태극 다섯의 현판이 붙은 건물은 업무용 또는 주거용으로 한국 건설사들이 인정하고 보증하는 우수한 건축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겁니다.
이런 일의 실질적인 효과가 어디에 있을까요? 좋은 건축, 바람직한 도시를 이뤄 나가기 위해 우리 건설사들이 기여한다는 것은 드러난 일입니다. 가장 큰 효과는 우리 건설사의 품질 자체가 기준이 되어질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자재 선정 기준에서도 한국의 인증이 우선 요구될 수 있습니다. 공간의 품질에 대해 거론되어질 것이므로 한국 설계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게 된다면 베트남 사회가 한국의 건설기업들을 다른 각도에서 인지하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공공부문에서 그럴 것이고 그들에게 우리가 수주에만 매달려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의 건설문화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집단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요. 하지만 이런 효과는 우리가 관계하는 산업군 전체에 미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예이지만 베트남학생건축문화대상의 의도와 가는 방향 역시 이와 유사합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의 창출입니다. 이윤 없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의 활동이란 냉정한 그것, 무엇을 해서라도 목표한 실적만 거두면 되는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은 깎는 것으로만 인식합니다. 입찰은 무조건 최저가입니다. 한국 기업들 간의 경쟁에도 베트남 회사 하나 더 넣어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가격만 맞추라고 요구합니다. 변경이 발생하면 어떻게 든 비용을 주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습니다. 기업의 생리를 잘못 이해하여서 그렇습니다. 자기 당대에 먹는 일에 문제가 없다 해도 이미 줄어들고 있는 고기의 수를 헤아리지 못하는 미련함이 관심을 막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논리로 계속해서 고기를 잡으려면 호수의 크기와 씨앗 고기의 수를 늘려야 합니다. 관심만이 이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려면 크게 보아야 합니다. 그런 기업들이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그런 기업들은 ‘격(格)’을 지닙니다. 격이 있는 기업은 마치 인격이 있는 사람이 다른 이를 대하듯, 사회와 공동체를 대합니다. 그러니 그와 같은 기업은 함께할 미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이고 시장에서 우리의 협조자를 얻는 일이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관심은 땅에 거름을 주는 일과 같습니다. 땀을 흘리는 수고뿐인 듯하여도 이 행위가 우리가 뿌릴 씨앗을 품을 땅을 기름지게 합니다.

앞서 건설사들이 연합하여 만드는 태극 인증에 대해 애기했습니다. 이런 인증 CSR 역시 같은 배경을 가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고를 통해 얻는 것은 미래입니다. 그 미래는 오로지 베트남 산업군들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그 울타리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미래입니다. 함께 나누는 미래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철학으로 그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도울 때, 우리가 도운 그 미래는 돌아와 우리를 더불어 살게 하는 미래가 될 것입니다.

夢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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