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참사로 이역만리에서 숨진 20대 베트남 유학생의 시신이 나흘 만에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연합뉴스가 2일 보도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유일한 베트남 국적 피해자인 A(20·여)씨 시신이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호찌민행 비행기에 실려 고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참사 이후 경기 부천 순천향대병원에 안치됐던 A씨의 시신은 지난 1일 발인 후 인근 방부 처리 해외운송 업체에 맡겨졌다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됐다.
미처 입국하지 못한 가족 대신 지인들이 상주를 선 A씨 빈소는 전날 오전 9시께 시신 발인 후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주한베트남대사관은 A씨를 하루빨리 유족에게 인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별도 추모제 없이 비행기를 통한 시신 운구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A씨는 2년 전 한국에 홀로 입국해 국내 한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가 고시원에서 타향살이를 하던 그는 사고 당일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
함께 간 친구는 겨우 참변을 피했지만, A씨는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한국에서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A씨의 모친은 딸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혼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삼촌은 “가족 모두가 큰 고통을 느끼고 있으며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9일 밤 용산 이태원동의 해밀톤 호텔 옆 경사로에서 인파가 떠밀려 쓰러지면서 전날 오후 11시 기준 156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다.
외교부는 외국인 사망자들에게 2천만원의 위로금과 1천500만원의 장례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신을 본국으로 옮기는 운구비도 장례비에 포함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개인 정보 등의 이유로 현재 본국으로 운구된 외국인 사망자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