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3,Saturday

한주필칼럼- 남의 일이 아닌 보이스 피싱

 

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오늘은 한국에서 새롭게 생겨난 보이스 피싱에 의한 피해 사례를 살펴보고 누구나 다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수법에 대하여 알려 드리려 합니다. 특히 해외에 체류하며 돈 거래를 주로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는 우리 교민들은 반드시 알아두고 주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먼저 사건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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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얼마 전에 당근 거래를 하느라 개설하고 몇 차례 사용한 적이 있는 카카오 뱅크에서 누군가로부터 15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람을 받습니다. 그런데 입금자가 사람 이름이 아니라 HK194라는 영문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상한 입금입니다. 누군가 잘못 보냈나 싶기도 하고, 예전에 당근 거래 할 때 거래한 사람의 아이디인가도 싶었죠. 알 도리가 없어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는데, 며칠 후 카카오 뱅크의 자신의 계좌가 거래 정지되었다는 알람이 울립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카카오 뱅크에 연락을 했더니 자신의 계좌로 보이스 피싱 거래액이 입금되어 거래 정지가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임금액이 바로 그 익명의 아이디가 보낸 15만 원입니다. 

즉 누군가 HK194라는 익명자에게 보이스 피싱을 당했는데 그 금액의 일부가 보이스피싱을 한 HK194로부터 자신의 계좌로 입금되었다는 것입니다. A씨는 물론 HK194가 누군지 알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그가 범죄를 저지르고 그 금액의 일부를 자신에게 보냈으니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 피싱 공범자가 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은행에 전화를 해서 해명을 해봤는데 은행 쪽에서는, A씨의 입장은 이해하는데 일단 피해 금액의 일부가 입금되어있는 터라 법에 의해 거래 정지가 된 상황이라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황당한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은 첫날이라 해당 은행 계좌만 거래 정지가 되어있지만 다음날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은행의 계좌가 거래 정지된다고 합니다. 밝은 대낮에 날벼락 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은행에 직접 가서 신원을 확인하면 오프라인 거래는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일이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있어 해당 사건으로 피해 본 피해자가 피해 금액이 입금된 자신의 계좌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야만 거래정지가 풀린다고 합니다. 

현대인의 생활에 하루라도 은행 거래를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말 안 해도 잘 압니다. A 씨가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서 HK194라는 아이디를 추적하니 그 아이디는 온라인상에 실존하는 아이디이고 실제로 SNS에서 활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그와 급하게 연결합니다. HK194라는 친구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뭔가 조금 잘못된 것인데 곧 풀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풀어주는 데 경비가 필요하니 입금된 금액의 10배인 150만 원을 보내달라고 합니다. 알고 보니 이 또한 또 다른 보이스 피싱입니다.  

결국 보이스 피싱을 한 범인들이 그 금액의 일부를 온라인에 떠도는 임의의 계좌에 소액으로 나눠 보내서 해당 계좌를 거래 정지를 하게 만들고 나서, 그를 미끼로 또 다른 금액을 갈취하는 수법에 A씨가 걸려든 것입니다. 그들이 임의 계좌를 수집하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당근거래에 사용되며 온라인에 공개되는 계좌번호나 경조사 안내문에 써있는 계좌, 음식점 등의 광고판에 공개된 계좌를 수집하여 그런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은행 업무를 하루라도 정지해서는 안 되는 자영업자 등은 급한 마음에 그들이 요구하는 금액을 보내보지만, 법으로 조처된 거래정지가 풀릴 턱이 없습니다. 또 돈만 날린 것입니다. 

요즘 세상이 이렇게 막 나갑니다. 이 대부분 중국에 근거를 둔 인간들이 벌리는 악성 보이스 피싱 범죄입니다.   

은행 측에서도 A씨가 억울한 피해자인 줄로 짐작이 가지만, 일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계좌를 묶어 두어야 합니다. A씨의 경우 수사기관이 발 빠르게 움직여 입금된 소액 금액을 환불 처리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피해자가 해당 계좌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여 4일 만에 은행거래를 다시 할 수 있었지만, 그동안 불편과 심적 불안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만약 수사가 부진하여 반환서류를 제출해도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거래 정지 기간이 수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이스 피싱 수법은 이제 기상천외합니다. 그 좋은 머리로 정상적인 사업을 해도 큰 돈을 벌 것 같은데 어찌 범죄를 저지르는 데만 활용하는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해외에서 지내면서 인터넷 뱅킹으로 돈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우리 교민들이 꼭 알아두고 주의해야 할 사안인 듯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앞으로 은행 계좌를 모르는 이에게 함부로 알려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공개적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도 조심해야 할 듯합니다. 이래저래 세상이 참 무서워집니다. 한국이 발전하는 것만큼 범죄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비록 외국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 한국 돌아가는 상황은 파악하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어떤 상황인가를 알고 처신할 수 있을 테니까요. 

새로운 한 주, 모두 힘차게 시작하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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