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세상살이가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에 시달리던 세계는 이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온갖 문제가 다 드러납니다.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대란이 예고되는 상황에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전 세계 통화를 독점하고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군사력으로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던 미군이 지친 기색을 드러내며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몸을 도사리자 세계는 난리가 납니다.
코로나로 푼 돈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막자는 의도로 시행된 IRA 정책은 한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유럽의 서방에게 미국의 존재에 대한 회의를 일으키게 합니다.
바이든이 한국을 좀 우습게 본 듯합니다. 바이든이나 기시다, 시진핑 등 구세대 인물들에게 각인된 한국은 아마도 20세기 개발 도상국 정도의 모습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제 제대로 한국의 힘을 느낄 기회가 온 듯합니다. 한국이 아직 헤비급은 아니어도 미들급 강자의 자리는 차지할 정도가 되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플라이급 한국만을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이제 우리도 자주를 내세울 때가 된 듯합니다. 북한에서 말하는 폐쇄된 자주가 아니라, 개방된 체제하에 경쟁을 통해 이룩한 자주 경제를 기반으로 자주 국방, 자주 외교를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의 최고 지도자로, 정치 초년생이 앉아서 자꾸 허점을 드러내고 있으니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한국의 지도자 복은 별로인 듯합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하늘이 내린다는데 윤통의 연이 하늘에 닿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지도자 복이 없다고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잘못되리란 걱정은 안 합니다. 우리는 적당한 어려움이 있어야 제대로 굴러가는 나라라는 것을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겪는 난국 역시 국민들의 힘으로 잘 극복이 되고,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믿음의 근거는 일에서 삶의 보람을 찾는 한국인의 가치관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배우려 하고, 모든 일에 열심인, 삶에 충실한 한민족의 자세는 지구상 그 어느 민족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단지 걱정이 있다면 국민과는 따로 노는 정치인들입니다. 정치인들이 가만있지 않고 자꾸 나대면서 문제를 심화시키지나 않을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정치인들만 나서지 않으면 세상 걱정이 없는 나라입니다. 제발 나서지 말고, 자기들끼리 싸우다 다 지구를 떠나는 축복이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은 참 지지리도 복이 없는 나라이긴 합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정치 지도자 복도 별로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못된 나라에 의해 둘러싸인 지리적 위치가 그렇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침략에 시달렸지요. 역사적으로 약 3천 회의 침략이 있었다고 합니다. 5천년 역사를 본다면 2년이 멀다하고 침략을 받은 셈입니다. 그런데 최근 70년 동안 평화가 유지된 것은 우리 세대가 받은 복인 듯합니다.
아무튼 예전에는 외침이 많은 탓에 모든 국민이 단지 제명대로 살다 죽은 천수가 오복 중에 으뜸이었습니다. 나라가 환란에 시달리니 제명대로 사는 게 쉽지 않은 탓입니다. 그리고 건강복과 재물복, 남에게 덕을 베풀어 쌓는 은혜로운 덕복, 그리고 평화롭게 죽는 죽음의 복을 오복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풍요롭게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며, 남에게 베풀다, 고통 없이 죽은 것인데, 모든 인간의 공통된 소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바뀌었다고 합니다.
현대인의 오복은 먼저, 건강한 몸이 으뜸이고, 두 번째로는 서로 아끼며 지내는 배우자를 갖는 것, 세 번째는 자식에게 손 안 벌릴 만큼의 재물 복을 갖는 것, 네 번째는 삶의 보람을 갖는 일거리를 갖는 것,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자신을 알아주는 참된 ‘친구’를 가지는 복이라 합니다.
옛 복과 공통된 것은 건강과 재물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것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복, 삶의 보람을 찾는 일을 갖는 복, 그리고 친구가 우리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복으로 등장합니다. 수긍이 가는 요소들입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친구입니다. 친구가 가족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로 승격한 셈입니다. 더구나 베트남이라는 이국에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이 새롭게 삶을 꾸려가야 하는 교민들에게는 뭔가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자신 옆에 친구라고 내세울 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한번 가늠해보시죠. 그리고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짚어보시면 많은 생각이 밀려오며 자신의 행실에 대한 리뷰도 떠오릅니다.
이번 주는 한동안 연락이 뜸한 친구에게 내가 먼저 전화라도 한 통화하며 오복의 하나를 만들어 가심은 어떠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