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한국 유통업계가 베트남에서 가격 안정에 팔을 걷어 붙였다. 한국에서 수입되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비용 상승에도 현지 치킨 판매가를 유지하며 베트남 물가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더구루지가 26일 보도했다
이날 베트남 매체 비즈라이브(BizLive nhipsongkinhdoanh)는 최근 한국에서 치킨 가격이 급등했지만, 베트남서 판매 중인 한국 치킨은 전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한국에선 치킨 값이 급등하고 있다. 프라이드치킨 값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1만5000원 안팎이었으나 지금은 인플레 여파로 2만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고, 앞으로 3만원을 넘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치킨 값은 작년 동기 대비 11.4%나 올라 김치찌개나 생선회 등 다른 외식류보다 물가 상승 폭이 컸다. 치킨 가격 급등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공급난으로 밀과 해바라기유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베트남서 판매 중인 치킨은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가 중심이므로, 치킨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수 있고 협상력을 내세워 공급자에게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베트남에 따르면 자사가 판매하는 상품의 95%가 현지 생산되는 상품으로, 한국의 물가 상승 여파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치킨도 마찬가지다. 현지 생산된 닭고기를 사용해 치킨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이마트 베트남의 설명이다.이마트 베트남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물가 상승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 고객들은 소비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수입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마트와 달리 한국에서 치킨을 만드는 재료를 수입해왔기 때문에 물가 상승에 영향을 받았지만 치킨 판매가를 올리지 않았다. 롯데마트 베트남 관계자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치킨 원자재 가격이 올랐으나 고객이 맛있고 질 좋은 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판매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치킨 가격 안정화를 통해 고객에 착한 가격과 제품력을 강조하고 기업 영속성을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치킨 가격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 기간 온라인 쇼핑에 친숙해진 고객을 매장으로 다시 유인해 다른 제품까지 구매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고객 유치 전략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고물가 시대 속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고객을 유인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루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