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한주필 칼럼- 무서운 세상

베트남에 지내다가 한국에 가게 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사람들의 체격 차이입니다. 마치 거인국에 도착한 기분이 들죠.  

국적기를 타게 되면 건장한 승무원들의 체구가 좁은 통로를 가득 채우는 것을 보며, 내가 한국으로 향하고 있구나 하는 자각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며 그 기분은 더욱 확실해집니다. 

일단 한국의 승객들은 베트남에서 봐왔던 사람들보다 훨씬 커서 낯설어 보입니다. 특히 베트남 여성들이 작아서 그런가, 젊은 한국 여성의 장대함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여성들의 행동에 거침이 없습니다. 남의 눈을 개의치 않는 듯합니다. 당당하고 자신이 넘치는 한국 여성의 모습이 은근한 위압감을 줍니다. 행여 말이라도 잘못 섞이며 끔찍한 수난을 감수해야 할 듯하여 의도적으로 눈을 허공으로 돌립니다. 시대에 뒤진 늙은 촌부는 입국부터 주눅이 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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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기분이 집에 오면 좀 나아지나요?

글쎄요, 우리 집사람이 들으면 좀 불편하겠지만, 사실 집에서도 그리 편안하지 않습니다. 이미 당당한 중년의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 살짝 비집고 들어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나이가 들다 보니 귀가 나빠졌는지 소리가 예전같이 명확히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이 하는 소리는 무조건 신경을 쓰며 경청해야 합니다. 멍청하게 다른 생각하다 어부인의 말씀을 놓치면 잔소리 또 한 번 듣게 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 손을 안 씻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는 배임행위입니다. 귀가 후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바로 손 닦으라는 소리가 친절하게 날아듭니다. 친절한 목소리로 일러주는 것 뿐인데 왜 그리 아프게 찔려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지는 분명히 합시다. 이런 말을 한다고 어부인에게 반항하는 것 아닙니다. 우리집 사람 모든 사람이 다 알듯이 엄청 착합니다. 단지 남편이 나이가 들어 귀가 잘 안 들리고, 해야 할 일도 자주 까먹는다는 것은 감안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알려드리는 것 뿐입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정도를 넘는 한국 여성의 행태가 들려옵니다. 묘하게 오늘 하루만 3번이나 그런 뉴스를 접했습니다. 다 유튜브 탓입니다. 

한 여성은 채팅으로 만난 남성과 합의에 의한 성행위를 즐기고 나서 성폭행으로 남성을 고발하는 것을 취미로 삼아 오다가 상습 무고죄로 실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간 만난 남성들이 시원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일이 생겨나지 않겠구나 하는 안도의 숨이 새어 나옵니다.  

두 번째는 택배를 받고도 받지 못했다고 택배기사를 협박하여 20만 원을 뜯어낸 여성이 있었는데, 나중에 CCTV로 자신이 가져간 것이 드러나자, 오히려 화를 내며 자신의 남친이 변호사라고 협박해대었다고 합니다. 남친 운운하는 것으로 보니 아직 결혼도 안 한 처녀 같은 데 이런 여자와 결혼하는 남성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세 번째 여성은 지하철에서 자신이 앉아 있는 앞에서 손에 난 땀을 옷에 닦은 남성을 음란 행위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고소 요소가 안되는 데 고소한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그날 기분이 나빠서 누군가 고소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녀가 기분이 나쁘면 누군가는 신세 망쳐야 합니다.   

이 정도로 끝내려 하는데 한가지가 더 추가로 들립니다. 이번에는 모녀입니다. 

고기집에서 고기를 잘 드신 모녀가 카운터에 나와 계산을 할 때, 왜 자신들의 옆자리에 늙은 노땅들을 앉혔느냐 하며 항의를 하길레 주인은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고 일단 음식값을 받았는데 그 모녀는 얼마 후 해당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방역 지침을 지키지도 않은 주제에 고깃값을 깎아주지도 않았다고 욕을 해대며 방역 수칙을 어긴 것에 대하여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더니 진짜로 고발하고, 인터넷에 그 고깃집에 대한 악플을 잔뜩 달며 갑질을 하다가 오히려 자신들이 허위사실로 인한 무고 및 무차별 비난 행위로 고발당해 결국 법원에서는 그 모녀에게 각각 500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무서운 모녀입니다. 모전여전인가요. 가족의 DNA는 숨길 수 없나 봅니다. 그런 모녀는 보통 집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며 살아갈까요? 

물론 이런 일부 여성들에 의한 사건으로 모든 여성이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런 어이없는 사건이 여성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들을 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한국여성이 무서워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긴 요즘 한국에서는 조금만 이상하면 다 성추행이죠. 어떻게 여성을 상대해야 무사히 하루를 넘길 수 있는지 늘 불안한 기분으로 살게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실수를 할까 봐 말입니다. 

아마도 한국의 낮은 결혼율도 이런 현상과 유관하지 않나 싶습니다. 

점점 나약해지는 남성들, 더욱 강력하게 무장하는 한국 여성을 감당하지 못해 결혼을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예전에 착한 집사람과 결혼한 저는 행운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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