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목격한 피해자들이 법정 증언을 위해 한국을 찾아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과 면담했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네트워크(네트워크)는 8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사건인 ‘하미사건’에 대해 제대로 진실규명을 하라”고 촉구했다.
베트남 ‘퐁니사건’의 피해 생존자인 응우옌 티탄(62) 씨와 피해 목격자 응우옌 득쩌이(82) 씨는 이날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과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올해 4월 또 다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 사건인 하미학살 피해자와 유가족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규명을 촉구하고자 추진됐다. 두 사람은 ‘퐁니사건’의 피해자이지만, 다른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와 연대하고 있다.
응우옌 티탄 씨는 “하미학살은 베트남에서 일어난 한국군 민간인 학살 사건 중 대표적인 사례로 아주 마음이 아픈 사건”이라며 “위원회에서 빨리 나서서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고 소송대리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임재성 변호사는 “위원장이 하미학살 등 과거 안타까운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응우옌 티탄 씨와 응우옌 득쩌이 씨는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 소송에 각각 원고와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지난 5일 한국에 입국했다.
응우옌 득쩌이 씨의 조카인 응우옌 티탄 씨는 1968년 2월 12일 한국군 청룡부대 1대대 1중대 군인들이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촌에서 70여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2020년 4월 한국을 상대로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베트남인 피해자와 목격자가 한국 법정에 출석해 진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증인으로 출석하는 응우옌 득쩌이 씨는 퐁니사건 당시 학살 현장 인근에서 마을이 불타는 장면을 보고, 총격 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9일 법정 출석 직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10일에는 국회에서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 필요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중 베트남전 부분을 관람한 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 정부의 진실규명과 책임을 묻는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