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랍니다. 많은 집에 엄마 아빠의 책장은 없더라도, 아이의 책장은 꼭 있죠. 세계 명작, 창작 동화, 위인전까지 아이방의 책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위인전을 읽어주고, 위인전을 사줄 때는 아이가 커서 이런 사람 같은 위인이 되길 은근히 기대하기도 합니다. 한 독서회원이 격은 이야기 입니다. 위인전을 읽은 아이에게 그 위인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데 아이가 갑작스런 질문을 했습니다. “아빠는 왜 위인이 되지 못했어? ” 갑자기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아내가 아침마다 타주는 정관장 액기스를 마시며, 중년의 나이에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를 무사히 버티고, 남들만큼의 속도로 승진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착실한 아빠였습니다. 한달에 버는 수입은 그 달을 살고도 잔액이 남아 있었고, 아이 학비와 학원비를 내고, 때때로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각종 경조사에 손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돈을 보내고, 연휴 때에는 해외 여행을 다니며 사는 자신이 대견하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본인의 삶은 자신이 아이에게 기대하는 ‘위인’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곰곰히 지난 삶을 돌아보며 ‘내가 왜 위인이 되지 못했을까’를 자문해 보니 결론이 나왔습니다. 차마 아이에게 대답해주지 못한 진실, 그가 위인이 되지 못한 이유는 ‘ 하기 싫은 일을 미루는 습관’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하기 싫은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습니다.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편하기도 하고, 실패함으로 인해 기분이 나빠지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집중을 요하는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이 피곤하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간의 관계속에서 사람들을 챙기는 일도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해지는 일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정작 중요한 일들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들에 밀려 만성적인 삶의 불균형 상태에 빠지고, 매일매일 불안과 걱정 상태로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가장 흔한 약속인 ‘ 다음에 만나면 소주 한잔 하자’ 라는 약속을 생각해 볼까요? 만약 어떤 사람이 소주 한잔하자고 말했던 모든 사람과 실제로 소주 한잔을 했더라면,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이 되어 주변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소주 한잔은 커녕 지금 내 핸드폰에 있는 연락처 리스트에 있는 사람 중에 1년 이상 연락을 안 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정리 안된채 책상 곳곳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명함들을 보며, 과연 내가 사람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 입니다.
독서를 꾸준히 하는 좋은 방법 중에 2 page 읽기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강연 중 하나에 나온 내용인데 정말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100 page를 읽으려고 하면 손이 안가는 책이, 2 page만 읽는다고 생각하고 매일 2 page씩 읽다보면, 점진적으로 하루 독서량이 3 page가 되고 4 page가 되고 10 page가 되는 독서 방법입니다. 굉장히 간단하지만 실천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책장이 잘 안 넘어가지만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을 완독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건강 관리도 생각해 볼까요? 나이가 들수록 술자리에서 나누는 얘기 중에 건강에 대한 소중함과 몸에 좋은 음식, 잘나가는 영양제에 대한 비중이 늘어납니다. 그 진지한 자리에서 잠깐 혼자 유체 이탈을 하고 그 광경을 지켜보면 정말 앞뒤 안 맞기가 올림픽 금메달감인 상황을 보게 됩니다. 밤 9시에 포화 지방산이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구워 입에 넣으면서 혈관 건강에 효과가 크다는 L-아르기닌 영양제를 먹으라고 주변에 권합니다. 옆자리에서는 친구가 진지한 표정으로 ‘L 아르기닌’을 암기하면서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건강을 위하여!’ 라는 건배사를 외치며 모두 소주 한잔씩 원샷을 합니다. 잠깐 남의 눈으로 보면 코메디인데, 문제는 이런 일이 매일 다큐멘터리처럼 반복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피자 한판을 다이어트 콜라와 함께 먹고, 잠시후 생식 1봉지를 먹으면서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습니다. 체중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공부와 일을 생각해봐도 성공의 원인과 결과는 확실합니다. 수학을 못해서 성적이 안오르는 학생이 수학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12시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세계사 공부에 매진합니다. 당연히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비관합니다. 이런 학생은 성장한 후에 골프 연습장에서 퍼팅 연습은 안하고 드라이버 연습만 하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스코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어른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하는데 결국 깨지는 것은 기한을 놓친 보고서와 회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내맘대로 진행해버린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든, 회사에서든,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서든, 내가 노력하는것에 비해 결과가 잘 안나오는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혹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것을 외면한다고 해서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도피라고 부릅니다. 도피한 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지옥일 수 있습니다.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1시간을 지속할 자신이 없으면 30분만 한다고 생각하고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페이지씩만 읽자고 독서를 시작하고, 30분만 걷자고 하고 운동을 시작하고, 1년에 한번 친구의 생일날 만이라도 메세지를 보내든 전화를 하던 연락을 하고, 쓰기 싫은 보고서를 당장 1페이지라도 쓰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위인은 되지 못해도 더욱 편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머리속에서 당신을 불안하게 하고 걱정시키는 일이 있으면 당장 시작함으로써 안식을 찾길 바랍니다!
저자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이번에 본 칼럼을 시작한 독서 모임 공간 자작은 회원수 xx명 규모의 2018년 말 시작하여, 한달에 한번씩 평균 2권의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주제를 논하는 독서 모임이다 . 이들의 칼럼은 ‘공간 자작’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2주에 한번씩 연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