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른들은 학창시절 공부하기 싫을때마다 책상에 앉아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부를 안할 핑계를 찾았습니다. 그 어른들이 지금은 아이들을 책상에 앉히고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 삶의 목표가 되버린 아파트, 그 가격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소위 학군이라 부르는 그 아파트 주변의 교육환경입니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낮은 출산율의 핵심 원인은 높은 사교육비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으니 하나만 낳아 ‘제대로’ 키우던지 아예 낳지 않던지 하겠다는 것이 대다수 젊은 부부들의 생각입니다. 몇년전에 한국 사교육의 현실을 다룬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23%라는 당시 기준 비지상파 시청율 1위 기록을 세운것만 봐도 한국사회의 교육열은 일종의 사회 현상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공부가 좋든 싫든간에 공부를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번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할까요? 우리가 공부에 들이는 돈과 시간은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
걸까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공부를 해야 할까요? 슬픈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것 같습니다. 얼마전 저희 독서 모임은 ‘뉴맵 : 에너지, 기후, 지정학이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 (대니얼 예긴 저)’라는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했습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중동 등 에너지 자원 강국들과 그 에너지의 판매와 소비를 두고 벌어지는 여러 나라들간의이해 관계 및 역학관계를 그린 책이었습니
다. 이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우리를 슬프게 한 사실은 우리 나라의 현실이었습니다.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 ‘땅을 파봐라 10원 한장이 나오나’, ‘ 밥 남기지 말아라. 밥그릇에 밥을 남기면 저승가서 니가 남긴 밥알 숫자 만큼 맞는다’ 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땅만 파면 기름이 철철, 천연가스가 펑펑 나오는 자원 강국들에 대한 이야기는 마냥 부러운 이야기였습니
다. 가진게 사람밖에 없는 나라. 그래서 우리는 공부를 할수 밖에 없었고, 공부를 잘한 순서대로 사회적 자원을 배분했고, 치열한 경쟁과 성적에 따른 결과를 순순히 받아 들이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국민 정서를 가장 거스르는 말이 ‘입시부정’, ‘특혜입학’ 인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한 이 교육열은 60년대 부터 시작된 산업화 시대, 90년대에 본격화된 정보화 시대에, 대한민국의 유례없는 발전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성장하는 사회, 성장하는 회사는 끊임없이 인재를 원했고, SKY 졸업장 , 미국유학은 사회적 성공의 보증 수표였습니다. 그 경험이, 그 기억이 아직도 우리에게 ‘공부를 해야한다’ 라는 맹목적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몇 몇 어른들은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만 잘한다고 무조건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악역을 맡았던 베짱이가 더욱 큰 부 자가 되는 시대입니다. 개미는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한후 금리인상 걱정하며 은행장님께 월세를 내고 살고, 베짱이는 음원판매, 저작권 수입을 모아 빌딩을 사고 월세를 받으며 삽니다. 요리와경영을 잘하면 쉐프님이라 불리우며 TV에도 나오고, 남들보다 비싼 가격으로 대접을 받으며 음식을 팔 수 있습니다. 방송국 시험에 몇수를 하며 아나운서가 되는 길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개해주며 성공한 유튜브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선 첫째로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이 할수 있는 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수 있어야 합니다. ‘대체가 불가능한 존재’가 되어야 성공하고 오래 살아 남을수 있습니다. 둘째로, 변화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하여야 합니다. SNS를 생각해볼까요? 싸이월드와 블로그에서 열심히 글을 썼는데, 짧은 글쓰는 트위터가 유행하더니, 모두와 연결되는 페이스북이 대세가 됩니다.
글이 아닌 영상으로 소통하는 유튜브, 그리고 1장의 사진으로 소통하는 인스타, 그리고 이제는 메타버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SNS가 유명해졌다고 해서 ‘이제 나도 한번 해볼까’ 하면 친구들이 ‘이제 그거 안해, 지금은 XXX가 대세야’ 라고 하는 일의 반복입니다. 많은 것들이 유행하는 SNS처럼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이 변화를 이끌기 위해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변화가 일상이 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 배운 지식, 기술 하나로 평생을 먹고 살던 마음 편한 시절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한직장에서 신입사원부터 시작하여 정년퇴직까지 하는 일도 이미 과거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어떤 물건을 팔더라도 나의 시장은 이미 전세계가 됩니다. 모든 물건, 모든 서비스가 ‘월드클래스’ 를 기대 당합니다.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부와 ‘입시’를 구분해야 합니다. ‘입시’과정을 거치면서 공부에 질려버린 아이들과 어른들을 많이 봅니다. ‘입시’에 성공한 사람이 평균 이상의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도 맞습니다. ‘입시’에 성공했다는 것은 목표 설정 및 실행능력,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추고 평균 이상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의에 의해 입시에 성공하거나 ‘입시’과정에서 공부에 질린 사람들은 평생을 공부해야하는 세상에서 ‘큰 성공’ 을 하기 힘듭니다.
창의력은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의 전유물도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영감도 아닙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것이 창의적인 것입니다. 그 개선을 위해 남들이 하는 방법을 관찰할 수도 있고, 책을 보며 배울수도, 유투브에서,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항상 새로워지는 세상에서 공부는 습관이 되어야하고, 창의력을 키우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때요, 공부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자작 공간 추천 서적 – 생각의 탄생 (미셀 루트번스타인, 2007 )
: 천재들의 사례를 통해 13가지 생각의 도구를 설명해 주는책
저자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이번에 본 칼럼을 시작한 독서 모임 공간 자작은 회원수 xx명 규모의 2018년 말 시작하여,
한달에 한번씩 평균 2권의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주제를 논하는 독서 모임이다 .
이들의 칼럼은 ‘공간 자작’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2주에 한번
씩 연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