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늘 첫 경험입니다. 오늘이 제 인생에서 처음 마주하는 날이듯이, 오늘 만나는 모든 것도 다 처음인 셈입니다. 설사 오늘 만나는 일의 형태가 예전과 같다고 해도 시간이 다르니, 같다고 할 수 없습니다. 늘 하루하루가 유일하고 새롭듯이 우리 인생은 매 순간이 늘 새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움이란 두 가지 느낌을 던져 줍니다. 호기심 혹은 불안감.
여러분은 어떠세요, 새로운 일에 호기심을 느끼신다면 삶을 흥미롭게 사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호기심과 함께 뭔가 모를 불안이 스미는 것도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입니다. 오늘은 그런 막연한 불안, 걱정으로 행복을 말아먹는 사람들을 위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제가 바로 그런 인물이기에 저 자신을 위한 글이 되기도 합니다.
삶에서 불안만 느끼지 않는다면 인생은 진짜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모든 조건을 다 접어두고 마음만 편안할 수 있다면 인생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그런데 우리는 그리 편안하게 살지 못합니다. 온통 걱정과 염려로 삶을 불안에 몰아넣습니다.
돈의 부족으로 인한 빈곤의 불안으로 시작하여, 벌어둔 재산을 말아먹을 수 있다는 재정적 몰락의 불안, 건강에 대한 불안, 불안정한 직장에 대한 불안, 하다못해 요즘 일본처럼 지진이나 쓰나미가 두려운 재해의 불안 등 세상의 모든 걱정을 머릿속에 담고 노심초사 애를 태우며 사는 사람들이 요즘 현대인 입니다.
이런 불안을 그냥 내버려 두면 필경 우리는 스트레스에 의한 위궤양, 신경쇠약, 불면증으로 수명이 줄어들고 삶은 불행에 빠질 것입니다. 그러니 하늘이 주신 명대로 살기 위해서라도 이 망할 놈의 불안을 없애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수많은 석학과 현자들이 비법을 알려 줍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가 가는 두 가지 현실적 방안을 찾아봤습니다.
1, ‘미리 대비하기’입니다.
자신에게 불안을 안기는 일에 대하여 충분한 대비를 한다면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가벼워질 것입니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걱정이 된다면 인터뷰 요령을 숙지하고 미리 연습 한다면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고, 내일 야유회에 비가 올 것 같아 염려된다면, 우산과 천막을 준비하고 실내 장소를 미리 물색해 놓으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불안을 주는 대부분 문제들은 대비만으로 방지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생을 시작한 인간은 마치 훈련도 받지 않고 급하게 전쟁터에 나온 병사와 다름없기 때문 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저 모든 것이 막연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런 대책 없는 불안을 떨쳐 낼 방안은 무엇이 있을 까요? 현자들은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라고 말합니다.
2, ‘그저 내버려 두기’입니다.
미래의 일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내가 그 일에 영향을 미치건 말건 내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걱정의 무게도 가벼워집니다. 세상일은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내가 걱정한다고 일어날 일이 안 일어나지는 않지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자세,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겠다는 자세로 세상을 살면 참 편해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결과는 내 영역이 아니다.” 하고 버티면 세상이 편해집니다. 일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사라지고, 타인과의 비교도 필요치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부분은 나의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자신에게 묻습니다. 최선을 다했는가?
골프를 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스윙만 하면 됩니다. 남이 잘 치거나 혹은 못 치는 것을 내가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늘 한국의 형편없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스럽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투표를 하는 것뿐이고, 국대 축구가 맨날 백패스만 하며 혈압을 올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TV를 끄는 것뿐이고, 나를 미워하는 이의 마음을 돌리는 일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어떤 일에서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내 손에 있는 이 일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하고 난 후에 세상사를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삶을 편안하게 살아갈 방법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 방법 사랑합니다. 적당히 무책임하고 결과의 부담도 덜어줍니다. 마치 답답하던 마스크를 벗은 것처럼 숨도 편안해집니다.
Don’t worry, Just Let it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