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8년 만에 집권당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22일 매일경제지가 보도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치러진 총선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TV 연설에서 “야당 지도자인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와 통화하면서 선거 승리를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이끌어온 자유·국민 연합 대표직 사임 의사도 밝혔다.
8년 9개월 만에 호주 집권 여당의 간판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계인 알바니즈 대표는 호주 최초의 비(非) 앵글로-켈틱계 총리가 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원의원 151명과 상원의원 40명을 뽑는 총선 개표가 60% 이상진행된 가운데 노동당이 하원 72석을 확보했고, 자유·국민 연합이 55석을 차지했다.
독자적 내각 구성을 위한 최소 의석(76석)에 다가선 셈이다.
알바니즈 대표는 선거 승리가 유력해지자 “이제 국민들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통합이며 나는 (국민을) 그 길로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일상을 대부분 회복한 호주에서는 인플레이션 등 만만찮은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이 총선의 주요 이슈였다.
노동당은 아동·노인 돌봄 지출 상향조정, 저임금 노동자 임금 인상 지원, 제조업 활성화, 신규 주택 구매 시 가격의 최대 40% 정부 보조 등의 공약을 제시했었다, 아울러 호주의 새 내각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등거리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구상하는 대중국 포위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새로 호주총리가 된 앨버니즈 노동당 대표는 시드니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33세이던 199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07년 노동당이 집권하자 인프라·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2013년 부총리에 올랐으나 10주 만에 물러났다. 2019년 빌 쇼튼 노동당 대표가 총선 패배로 사임한 뒤 당대표로 선출됐다. 좌파 목소리를 강조했던 앨버니즈 대표는 2019년 노동당 대표에 오른 후 중도로 정치 입지를 옮겨왔다고 BBC는 전했다. 앨버니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호주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까지 차지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매일경제 202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