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모두 다 외로움을 느낍니다. 안그런가요?
다들 바쁜데 혼자만 한가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며 망할놈의 외로움이 슬슬 피어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서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는 가만히 보면 전부 다 자기가 부른 것입니다. 그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롯이 자신이 원하여 그리 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동안 살면서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아온 댓가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친구를 사귄 탓입니다. 늙어서라도 친구들과 허물없는 감정을 나누며 살려면 말 그대로 허물이 없어야하는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귀어 왔으니 허물이 벗겨질 리가 없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항상 예의 바른 경어를 사용하고 의도적으로 일정 거리를 확보하며 지내는 사람, 주로 올바른 생활을 해 온 지식인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죠. 자신이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는 만큼 상대에게도 그런 예의를 요구하는데, 만약 조금이라도 예의가 무너진 모습으로 접근하면 가차없이 돌아서는 매정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식당이나 서비스업체에서 서빙하는 사람들의 실수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수에 당황한 종업원에게 미소로 보듬어 주는 사람은 늙어서도 절대 혼자 지내는 고독한 삶을 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종업원의 사소한 실수에도 서늘해지거나 냉정한 질책을 하는 사람들은 말년에 친구가 없이 외롭게 지낼 소지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만큼, 타인의 실수에도 관용이 없습니다. 평소에 친구에게도 실수하는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며 자신의 민낯을 감추며 사느라 피곤한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스스로 올바른 삶을 살지만 외로움을 댓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늙어서 고독하지 않으려면 우선 타인에게 관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서야 합니다. 아는 친구는 많은데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지요. 대부분 먼저 친구에게 다가서는 시도를 하지 않는 분들입니다. 신세지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그만큼 공감할 만한 경험을 나눈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됩니다.
나중에 외로운 병실에서 혼자 죽기 싫다면, 이제부터라도 먼저 다가서서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상대의 형편에 배려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친구가 무엇을 하며 사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연인처럼 친구에게도 관심을 가져 보세요. 어쩌면 연인 못지 않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면 부인에 대한 사랑이나 친구에 대한 사랑이나 다 소중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에 대한 것을 생각하는데 모든 시간을 다 소모하지 말고, 하루에 한 두 시간씩이라도 주변사람들,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습관을 갖는다면 그 습관이 그대의 외로움을 멀리 차 버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렇게 주변사람들을 생각하다 보면 궁금한 일도 생기고 연락할 일도 생깁니다. 궁금해지면 당장 전화를 하던가 톡이라도 날려 안부를 물어보세요. 나이가 들면 바쁠 때 전화와도 반가운 것이 안부 연락입니다. 하긴 별로 바쁠 일도 많지 않지요.
진정성있는 인간관계를 위하여는 이렇게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그대를 이해하고 챙겨 줄 사람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게 타당합니다. 하두 세상이 바쁘다 보니, 자신의 일만 생각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다 압니다. 그렇게 분주한 시간이기에 오히려 시간을 내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친구의 마음이 더욱 고마울 것입니다.
사실 왜 이런 글을 뜬금없이 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한 구석에서 외로움에 흔들리면서도 자신은 고독을 즐긴다고 구차한 변명을 하는 이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이가 누구인지 몰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