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경제 신문을 뒤적이는 데 미국에서 나온 뉴스 하나가 눈에 띕니다 .
미국의 트레이드 데스크라는 광고 기술 업체의 제프 그림이라는 CEO가 지난해, 연봉, 보너스, 인센티브를 포함하여 총 8억 3500만 달러, 한화로 1조 35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뭔 회사인가 하고 The Trade Desk라는 회사의 홈피를 뒤져봤는데 인터넷 광고를 알선해 주는 광고 관리 회사로 별로 특별한 것이 안보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어떻게 CEO 한명에게 일년에 1조원을 몰아 줘도 될 정도로 돈을 버는 것인지, 정말 짐작이 안갑니다. 헛웃음만 나옵니다.
자본주의가 겪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소득과 부의 불균형.
한국도 일년에 수십억을 벌며 한 없이 부를 축적하는 이들이 있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정치인들의 무모한 행태가 사회를 불평등의 함정으로 빠뜨립니다. 웬만한 권력을 지니고 나라 돈을 관리하는 입장에 서면 기천억 정도는 우습게 쓰는 듯 보입니다. 대장동 개발 한 건에 8천억 이익을 남겼다며 30대 청년에게 50억 퇴직금을 주며 돈 잔치를 벌리는 것을 보니 내가 그들과 같은 세상,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습니다.
이렇게 내가 모르는 세상이 있다는 생각이 드니 울화가 치밉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세상은 그 정도로 끝나지 않는 듯합니다.
고소득자들만 사는 세상 역시 따로 존재하는 듯합니다. 그 세상에서는 돈의 기본 단위는 우리처럼 1 원이 아니라 억億원입니다. 돈의 기본 단위가 다른 고소득이 만든 부로 쌓아올린 성벽 안에는, 무임승차한 정치인을 필두로 법조인, 재벌, 고위 공무원, 고급 전문직, 주식, 투자 자금 관리 등 금융계 인사들이 속해있습니다.
한국은 이렇게 복합서비스 분야의 고급인력이 쌓아놓은 상류층 세상과,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직업인 식당, 운전, 소매업, 여관, 배달, 건설 등 대인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서민층 세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런데 서민층 인사들은 자신들만 국민인 줄 압니다.
상류층 세계에서 세상을 군림하는 사람들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각종 노동력을 기계나 인터넷 그리고 로봇으로 대처하고, 점차 효용성을 잃어가는 서민층 인간에게 위에서 언급한, 사회가 굴러가는데 필요한 대인 서비스업을 하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업종이 가진 빈약한 보수가 만들어낸 소득 불균형으로 그들의 불만이 쌓여가자, 포플리즘이라는 얄량한 이름의 푼돈을 쥐어주며 달랩니다.
과연, 누가 국민인가요? 누가 노예인가요?
이렇게 자본주의의 병폐를 심화시키고, 법까지 이용하여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며, 사회를 갈등으로 몰고가는 주범은, 자기 손으로 돈 한푼 안 벌어보고 단지 권력을 이용하며 상류층 사회에 무임승차한 정치인들입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진짜 아닌 듯합니다. 특히 데모만 하다가 정치권에 들어와 정치밥만 먹는 이들은 몽땅 민중의 적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자신들이 그리 타도를 외치던 정치 부패를 직접 맛보니 권력이 이리 좋은 거구나 하며 황홀경에 빠져 온갖 부정부패를 즐기다 정권이 바뀌어 죄를 물을 것 같으니 이제 검수완박이라는 기상 천외한 카드로 정치인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군림하면 패망하고 농단하면 잃게 된다” 옛 성현이 말씀이 있습니다.
알량한 권력으로 국민을 군림하려 하면 필히 망하고, 법을 농단하려 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또한, 지족불욕 지지불태 知足不辱 知止不殆 라고, 만족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험할 일이 없다고 반복하여 경고합니다.
분수를 알고 몸을 숙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