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 동남아 사업 확장에 용이한 구조가 강점”
KT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원격의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규제 문제로 국내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KT, 베트남서 원격의료 플랫폼 연내 출시
KT는 13일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시범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Δ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개발 Δ의료 인공지능(AI) 공동연구 Δ현지 의료진 교육 등에 협력한다.
우선 KT는 하노이의대와 만성질환 원격의료 서비스 검증(PoC)을 진행한다. 해당 서비스는 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대상으로 자가 측정, 복약 관리, 운동 관리를 포함한 셀프케어 가이드를 제공한다. 또 현지 의료진을 채용해 ‘돌봄 코디네이터’ 상담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이와 함께 양 기관은 의료 AI 솔루션을 공동 연구한다. 이 연구는 KT와 협력 중인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황교선 교수의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며, KT는 AI 알고리즘 분석을 담당한다.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KT는 베트남에서 원격의료 플랫폼 시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다각화된 서비스 완성을 위해 베트남 정부 기관과 제약사, 의료IT 기업 등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추가로 진행한다. 이와 함께 KT는 국내 헬스케어 기업과 공동 진출을 추진 중이다.
◇”원격의료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 동남아 확장에 용이”
이날 KT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 고훈석 상무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백브리핑을 통해 베트남 원격의료 사업 진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고훈석 상무는 “국내 시장에 다양한 규제가 있지만, 원격의료를 중심으로 보면 KT 입장에서 의사-환자 간 비대면 의료 금지 조항이 있는 게 가장 큰 허들”이라며 “국내 사업의 한계가 있어서 베트남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 같은 경우 우리나라처럼 규제가 많지 않고, 원격진료에 대한 규제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없다. 약 처방, 약 배송 등 부가 서비스도 규제 사항이 없다”며 “우리와 시차가 크지 않고 한국에 우호적이어서 협업도 수월하고, 경제 발전 속도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낙후된 점, 주변 동남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용이한 구조 등을 고려해 베트남에 먼저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는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국가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인 상황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월 국무조정실은 ‘규제챌린지’를 통해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 조제 관련 현행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계·약계는 비대면 진료를 상시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고 상무는 베트남 지역에서 KT 원격의료 사업의 경쟁력으로 수준 높은 한국의 의료진을 통한 기술력 전수, KT가 보유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 등을 꼽았다.
KT는 연내 베트남 현지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원격의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성공 사례를 쌓은 뒤 원격의료에 특화된 동남아 지역 섬나라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KT는 지난해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 AI를 활용한 암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양 기관은 암환자 사후관리 플랫폼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한경 202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