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우정으로 뭉쳤다
호찌민시에 한국인이 주축이 된 야구동호회는 현재 3곳, 그중에서도 사이공브라더스는 그 명칭대로 형제간에 끈끈한 우정이 남다르다. 이번 호에는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프로 못지않은 열혈 회원들의 모임인 사이공브라더스 야구동호회를 소개한다.
사이공브라더스는 그 어느 팀 못지 않게 순수한 형제애로 뭉쳐진 동호회이다. 경조사 때 회원들이 앞을 다투어 서로 챙겨주는 것은 물론, 굳은 일이 있을 때도 서로 먼저 나서서 동료들을 챙긴다. 게다가 연령대가 16세에서 56세로, 직장인, 자영업자, 중고등학생 및 교환학생 등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이 다양하며, 팀원 중에는 홍일점, 열성 일본인 하마씨도 있다.
연령, 국적, 직업을 초월하여 한 자리에!
“저희 팀은 부산외대 교환학생들 9명(현재 방학중), 중고등학생 3인, 일본인 1인, 나머지는 사회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 모이는 이유는 한동안 일요일날 운동하다 보니 종교문제 등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후 자연스럽게 토요일에 시간이 나는 분들이 주로 모이게 된 겁니다. 회원자격은 따로 없고, 사이공에 사는 분이면 외국인이나 베트남 현지인 할 것 없이 모두 적극 환영합니다.”
회원들은 아침 9시까지 푸미흥 RMIT 운동장에 와서 한시간 정도 체조로 몸을 푼 후 피칭, 수비, 타격훈련 등 연습을 주로 한다. 보통 20명 정도 나오는데 연습이 끝나면 편을 나누어 4~5회 정도 미니게임을 즐긴 후 점심먹고 헤어진다. 요새는 학생들이 방학이라 시합을 잘 못하는데 8월달이 되면 다시 활발한 시합이 개시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두번씩 다른 팀(대만, 일본 사무라이, 코리아레전트, 토토스 등)과도 꾸준히 시합을 해오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열대지방이다 보니 잠깐만 뛰어도 어느새 얼굴이 까맣게 타곤 한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시합을 하고 있다. 도대체 이 뙤약볕 아래 저토록 열심히 야구를 하는 이유가 뭘까.
“야구의 묘미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강태공이 한 번 손맛을 보고 나면 헤어나기가 어렵듯 야구도 마찬가지죠. 함께 어울려 시합을 즐기며 땀흘리는 재미는 다른 운동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오늘 연습하는 회원들 역시 야구의 재미에 푹 빠져 거의 매주 나옵니다.”
제일 먼저 인터뷰에 응한 손인선 회장은 한 때 한일은행 서무과에서 일했는데 당시 야구부 주무가 갑자기 병이 나 대타로 차출된 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야구를 하게 된 케이스다.
“처음에는 야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주무일을 하다 보니 선수관리도 해야 하고 장비도 구입하다 보니 어느덧 야구가 좋아졌습니다. 베트남에 와서는 제일 먼저 야구팀이 있나 찾았는데 마침 토요일에 하는 팀이 있어 들어왔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호회 회장일까지 맡게 됐죠.”
현재 사이공 브라더스의 이재상 감독은 야구를 이곳에서 처음 접했는데 운동선수 출신인데다 열심히 하다보니 감독으로 추대된 된 케이스다.
“호찌민에 개인사업 하시는 분들이 많아 토요일에 시간내기가 힘든데 이렇게 만난 것도 큰 인연입니다. 이국만리 베트남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아무런 격의없이 아침에 좋은 공기 마시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할 뿐이죠. 그런 점에서 감독이기 이전에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서로 안 다치고 화기애애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저의 주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순수 아마추어팀답게 연습이 끝나고 나면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친목을 도모하는데, 회원들 중에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있어 서로 돌아가면서 대접합니다.”
그는 아울러 야구를 해본 적이 없어 가입을 망설이는 예비회원들을 위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야구를 다소 위험한 운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들어온 선배들이 자상하게 이끌어 주기 때문에 기본기를 처음부터 잘 다져 나가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실은 저도 베트남에 와서 처음 야구를 접한 케이스죠. 운동선수 출신이라 적응이 빨랐긴 했지만 그보다는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을 때 실력이 금방 느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야구라는게 개인운동이면서 단체운동이다 보니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야구를 접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아마추어 야구 동호회다 보니 소질이 별로 없다해도 열심히 하면 그걸로 커버가 됩니다. 홈런 좀 못 날리면 어떻습니까. 그런 건 별로 중요한게 아닙니다. 3개월간의 기본기를 다지는 기간이 지나면 함께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장비에 대해서도 별로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게, 공동장비가 이곳에 이미 구비되어 있어 간단하게 체육복과 운동화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특히 새로 오시는 분들께 티셔츠와 모자를 지원해드립니다. 단, 순간적으로 엄청난 순발력이 필요한데다 순간 순간 머리도 써야 하는 다이나믹한 운동이다 보니 어느 정도 고생은 각오해야 합니다.”
그의 바램은 지금보다 회원이 좀 더 많이 늘었으면 하는 것이다.
“일단 회원이 많으면 더욱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무슨 일을 할 때도 추진력이 강해지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베트남에는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동호회가 세개가 있어 요사이 정기적으로 매달 1~2회씩 게임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 하노이에도 좋은 팀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식의 교류전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사이공 브라더스에서 재정일을 맡고 있는 이창현 총무는 팀원들 간의 형제애를 특히 자랑했다.
“저희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회원들간 경조사나 어려운 일 있을 때 서로 아낌없이 돕는 점입니다. 제 경우도 얼마전 모친상을 당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당시 장례식장에 화환과 조의금을 보내주는 등 동호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죠. 물론 비단 제 경우 뿐만 아니라 회원들 모두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눕니다. 이외에도 베트남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각종 정보를 서로 나누고 때로는 직장 알선도 해줍니다.”
앞에서 잠시 소개한 대로 호찌민에 한국인이 주축이 된 야구동호회가 세 팀인데, 두 팀은 한국인만 가입이 가능하지만 사이공브라더스는 국적불문이다. 이역만리 베트남에서 순수하게 야구가 좋아 국적, 연령, 실력 불문하고 끈끈한 형제애로 뭉친 야구동호회 사이공브라더스, 이들의 소망대로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가입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
사이공 브라더스
국적불문 누구나 가입 가능하며 매주 토요일에 모인다.
회비 100만동/월 (운동장대여, 소모품구입, 회원경조사비,식사비로 사용)
문의 012 2359 0818
http://cafe.daum.net/saigonbr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