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조명이 멜라토닌 억제…대사 과정에도 영향
어두운 게 싫다는 이유로 침실에 전등이나 TV를 켜두고 자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잠드는데 문제만 없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밝은 조명 속에서 잠드는 게 습관화되면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과거 미국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약 여성 4만4000명이 제출한 자기보고서 자료에 근거해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 참가자들의 나이는 35~74세였고 연구 시작 시점에서 교대 근무자나 낮잠을 자주 자거나, 임신한 사람은 없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조명을 켠 채 잠든 사람들의 경우 5년 간 체중이 11파운드(약 5kg), 혹은 그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17% 높았던 것이다. 특히 인공 조명의 밝기가 문제였다. 미약한 수준의 야간 조명등은 체중 증가와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지만, 큰 조명이나 TV를 켜고 잠을 자는 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의 용-문 마크 박 박사는 “인공 조명에 노출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억제하고 자연적인 수면-각성 사이클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그날그날의 스트레스 호르몬 변이를 방해하고 다른 대사 과정에도 영향을 줘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또한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의 식습관, 신체활동 등을 고려해도 결과는 동일했다”면서 “이는 잠자는 동안 켜놓은 불빛이 체중 증가와 비만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조명 속 수면이 체중 증가에 직접적인 원인인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둘 사이 연관성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시사저널 202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