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긴 뗏 연휴도 끝나고 이제 사회의 리듬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씬짜오베트남의 데일리뉴스도 다시 일상을 시작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일그러진 국제간의 교류도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어울리지 않은 예쁜 이름을 가진 오미크론이라는 변이가 아직도 그 기세를 꺽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결국 세계 각국은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각자도생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서부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일종의 감기 정도로 지정하기로 하고, 그동안 내렸던 모든 방역조치를 전부 해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반면에 한국은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이 넘어서면서 새로운 고민을 하는 듯합니다. 더이상 백신 처방이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인데, 백신부작용으로 백신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재고로 쌓인 백신은 유효만료일이 다가오니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쌓아둔 백신을 유효기간내에 소진하기위해 모든 국민들의 핸드폰에는 정부에서 보내는 백신 권고 메시지가 넘쳐납니다. 백신 부작용은 인정하지 않고 코로나로 인한 죽음만 공고합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그저 각자 자신의 얘기만 합니다.
그런 와중에 태국이 여행객을 받기로 하고 전면적으로 항공길을 열자, 태국에 관광객을 빼앗길라 베트남도 서둘러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선언합니다. 3월 31일부터 관광객을 받을 준비를 하라는 엄명이 떨어진 모양입니다. 결국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지 여행의 자유는 다시 살아날 듯합니다. 그렇다면 일단 여행 일정을 한번 잡아 봐야겠습니다. 여행은 계획을 잡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비록 실행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왜 여행을 하나요? 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길 원하나요? 심심하고 무료해서? 아니면 다른 나라 경치는 궁금해서인가요? 그리고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젊은 시절 오파상을 하며 업무를 핑계로 6대륙을 다 다녔으니 사실 행운을 누릴 셈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하니 여러나라, 무려 50여개국을 다녔다는 사실은 남는데, 그 여행으로 인해 배우고 성장한 것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대부분 업무를 목적으로 다닌 곳이라 비록 이국의 장소이긴 하지만, 그곳에서의 상담에 정신을 쏟아야 하니 여행을 위한 준비는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사전 공부 없는 여행은 그저 눈 호강으로 그칩니다. 지금 와 돌아보니 그건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업무 출장이었죠. 그래서 50 여개국을 다녀봤다는 자랑은 이제 삼키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감명이 깊었던 여행은 기억합니다. 80년대 중반 정도 될 겁니다. 정확한 년도는 셈 해봐야 아는데 대충 넘어갑니다. 난생 처음으로 유럽, 독일 출장을 간 것입니다. 그때 받은 문화적 충격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공항에서 여권을 보는 둥 마는 둥 보내는 것으로 시작하여, 중세시절 만든, 돌로 된 마차길 옆에 자리한 수백년된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의 모습, 이제 카페나 관광명소가 되어 버린 라인강변의 고성들의 모습과 그에 대한 역사를 들고 있자니, 내가 얼마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살았는지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런 문화적 충격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세계속에 있는 우리의 자리가 어디인가 알게되고, 그 안에 내가 차지하는 나의 자리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온 우주안에 내 자리는 찾지 못해도, 지구촌 안에 나의 자리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여행에서 배우는 것은 이런 것 같습니다. 낯선 이국의 장소에서 말로만 듣던 문화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 말입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알려주기도 하고 공동으로 있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 문화의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되고,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력이 넓어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는 개방적 사고를 갖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젊은이들 여행은 가급적, 우리와 문화가 전혀 다른 서양으로 다녀오기를 권합니다. 베트남이나 동양의 모습은 우리와 유사한 것이 너무 많아, 낯섦으로 나를 찾을 수 있는 울림은 덜한 듯합니다.
해서 올해의 목표를 “자신을 찾는 해”로 삼아 보는 것도 목적있는 한 해를 보내는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 까 싶네요. 여행을 통하든, 명상을 통해서든 말입니다.
자신을 알아야 자신에 어울리는, 자기다운 삶을 살 수 있을테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