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필 칼럼-씬짜오베트남 456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에 입국한 이후 하루도 춥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살던 삼한사온(三寒四溫) 중 四溫은 한국의 혹독한 추위에 질려서 다른 나라로 이주한 모양입니다. 

한반도에 건조한 찬공기가 머물러 있는 동안 일본은 눈 공장이 됩니다. 완전히 눈에 묻혀 도시 기능이 마비된 곳이 한 둘이 아니랍니다. 더구나 어제는 통가의 해저 화산 폭발의 여파로 쓰나미가 일본까지 밀려올 것이라며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에게 그리 친절한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고한 시민들이 수난을 당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요즘 우리가 남의 나라 걱정할 입장이 아니긴 하죠. 대선이 50 여 일 남은 우리나라도 아차 잘못하면 100년 전 일제 강점시대 보다 나을 게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권력은 잔인해야 한다고 믿는 사탄이 득세하는 나라는 지옥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입버릇처럼 예언하고 저주하던 헬조선이 진짜 등장할 수 있는데, 진영논리에 빠져 상식이 마비된 국민들이 惡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저 내편 네편 만으로 가르고 있으니 어찌 걱정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상황을 바꿀 힘이 없는 미천한 인간은 이제 정치에 대한 관심을 접으려 합니다.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젊은 그들의 선택이니 살날이 별로 길지 않은 시니어에게는 불평의 권리도 없는 셈입니다.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지난 주는 며칠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게 머슨 129 (무슨 일이고) 라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별일은 없습니다. 지난 주 백세 노모를 동생 집에서 제 집으로 이주시키느라고 마음이 바빴습니다. 제가 베트남에 지내는 동안 동생이 모시던 모친을 제가 귀국한 참에 다시 제집에 모시려 는데, 예전과는 달리 노쇠가 제법 진행되어 거동이 불가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바싹 정신을 차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야 아들의 입장에서 모친을 모시는 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환갑 넘은 며느리가 노모 수발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그러나 이 상황을 여전히 당연하게 받아주는 집사람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런 상황 변화에 글을 쓸 만한 여유가 사라져 며칠 펑크를 냈습니다. 그나마 이 나이에 글이라도 쓸 수 있고, 보낼 곳이 있고, 또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인데, 그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듯합니다. 늘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씬짜오베트남 456호가 오늘 출간됩니다. 오늘 오후부터 배송작업이 시작될 것입니다. 아마 우송편은 내일쯤 우체국에서 가져가 구독자에게 보내질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특집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신년도 제도 변화에 대한 기사가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제도변화는 우리가 머무르는 베트남 비자와 관계가 있으니 꼭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특별 인터뷰로 빈증코참회관 센터 건물을 세운 박진구 전 빈증코참회장이 지난 해 증축한 B동을 이용하여 비즈니스센터를 만들어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이미 진출한 회사들에게는 베트남에서 네트웍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빌딩건립에 대한 비화와 함께 상세한 내용이 박진구 회장의 설명으로 나와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나와 있어도 베트남의 작업을 확인하고 일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곧 TET 명절 연휴가 시작될 터인데 직원들 보너스 자금은 다들 준비하셨나요? 여전히 모두들 팬데믹 흔적으로 어려우실 테 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있기에 다행입니다. 

한국은 오늘 눈이 오신다고 합니다. 눈이 내리면 추위도 좀 물러가겠지요. 따뜻한 봄 기운이 기다려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