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으로 퐁당!
자오늘은 퀴즈를 하나 내볼까요?문제입니다! 세상을 바꾼 인류의 3대 ‘사과(apple)’가 무엇일까요?
네?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라구요? 글쎄요, 스티브 잡스의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도 세상을 바꾼 유명한 사과가 맞지만 미술평론가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에 따르면 세 번째 사과는 오늘의 주인공인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의 사과랍니다. (여기는 미술칼럼!!)
피카소가 “나의 유일한 스승, 세잔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라고 말한 것처럼 세잔은 피카소와 브라크 같은 입체파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어 ‘근대 회화의 아버지’ 라고 불립니다. 세잔은 파리에 입성하면서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하겠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시대 다른 화가들이 신과 영웅, 왕과 귀족의 초상화를 그릴 때 사과 그림으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럼 그의 그림을 만나러 가볼까요?
세잔은 서로 다른 시점들을 이용하여 정물을 한 화폭 속에 그렸습니다. 그래서 이전 화가들이 그림에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던 원근법과 명암법을 무시하고 사물이 가진 형태, 구조, 색채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전의 정물화는 보이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재현에 역점을 두거나 상징적인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전의 정물화가 잘 그리긴 했지만 고요하고 정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세잔의 정물화는 세세히 묘사하지 않았지만 큰 터치와 강한 색감으
로 더욱 더 강한 감정이 담겨있는 느낌을 줍니다. 왜냐하면, 세잔 이전의 정물화는 화가가 한 자리에 앉아서 한가지 시점으로 그린 그림이었고, 세잔의 그림은 한 그림 속에 여러 방향의 시점으로 바라본 물체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천이 곧 흘러내릴 듯하기도 하고 사과가 굴러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느껴지지만 불안정하지 않고 발랄한 느낌을 주어 보는 사람을 그림 속으로 끌어당깁니다. 정물화는 생명이 없는 물체를 그리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잔의 그림 속 정물들은 모두 살아있는 것 같이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그림 그리기 TIP!
세잔은 완벽한 사과를 그리기 위해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다고 합니다.
끝없는 관찰과 탐구 끝에 사과를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 그리려 하지 않고 본질을 표현하려 노력했기에 사과 한 알로 그 시대 미술의 중심이었던 파리를 정복할 수 있었겠죠?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사물을 어떻게 보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자, 그러면 이번 주는 사과를 이용한 정물화를 그려볼까요?
꼭 사과가 아니더라도 작은 정물이면 가능합니다. 세잔처럼 사과를 앞, 뒤, 옆, 위, 아래 등 여러 방향으로 바라보고 관찰해서 한 그림 속에 구성해보세요. 사진을 보고 그리지 말고 실물을 보고 그려 보세요. 그렇게 그리는 것이 결과물이 조금 서툴 수도 있지만 개의치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그려보세요.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잔도 정물화 한 점을 그리기 위해 100장이 넘는 스케치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평범한 우리는 연습이 필수겠죠? 자꾸 연습하다 보면 그리는 대상을 보는 눈이 발전하게 되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뻔한 그림이 아닌 나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