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교민잡지 ! 씬짜오 베트남 xinchaovietnam, 베트남 정보를 한 눈에……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오면 멘탈이 달라집니다.
베트남에서는 메인 주제가 일이고, 그 다음은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 정도가 되는데, 한국에 오니 일은 한국과 베트남의 거리만큼이나 멀어지며 근근이 제 글이나 이렇게 써서 보내는 것으로 때우고, 멘탈은 오랜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안락함을 기대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그렇게 편하게 사람을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난세의 계절입니다. 온갖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막장 정치 이야기로 머리에 지진이 납니다. 정치 이야기는 아무리 젊잖게 해봐도 조폭 얘기 밖에 안나오고, 귀도 입도 더러워지니 그만 두고 어제에 이어 신년 트랜드 이야기나 계속하려 합니다.
어제는 반려식물, 홈 가드닝에 대한 얘기를 짤막하게 다뤘습니다. 오늘은 비건(Vegan)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비건이란 용어가 생소하신 분도 계실 듯합니다. 비건(Vegan)이란 육식을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우유나 달걀 등 유제품도 먹지 않는 순수 채식주의자를 의미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삶에서 비건은 단순히 식문화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식용은 물론이고 어떠한 경우도 동물이 인간에게 필요한 물품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삶에서 동물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를 사양합니다. 가죽 털은 당연하고 동물 가죽으로 된 핸드백을 비롯하여 신발 등 동물을 이용한 모든 제품을 거절합니다. 이렇게 동물 착취 반대와 채식을 시작으로 기후 위기와 탄소배출, 미세 플라스틱 등이 환경문제 그리고 생태계 파괴, 인권과 차별 문제 등 우리 삶의 모든 문제에 비거니즘을 적용하며 사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이를 올 라운드 비거니즘( All Round Veganism)이라고 합니다.
이런 비거니즘은 동물가죽 대신 여러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유사 가죽인 비건레더( Vegan Leather)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미 구찌를 비롯한 여러 명품사에서 비건레더를 활용하여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품이 가격이 저렴하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Vegan is The Luxury 라는 구호로 비건레더로 만든 제품이 최고급으로 취급받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비건레더가 진짜 생산되는지 인터넷을 살폈더니 이미 여러 식물- 선인장, 옥수수, 포도, 파인애플 등으로 만든 비건레더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한지와 결합된 비건레더도 있습니다. 고급스런 자동차 시트도 더 럭서리한 비건레더로 바뀌고 있습니다. 비거니즘은 화장품에도 적용됩니다. 동물시험을 거쳐 탄생한 화장품 역시 비거니즘의 저항을 받습니다.
비건에 대한 구애는 식품 분야에서도 나타납니다. 콩과 버섯, 호박 등의 채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효모, 섬유질 등과 함께 배양해서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재현한 대체육 시장이 비거니즘의 확산에 힘입어 엄청난 증가세를 보입니다. 미국의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2019년 45억 달러(약 5조3300억원)였던 대체육 시장이 매년 7% 이상씩 성장하며 2027년까지는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비거니즘은 일전에 한번 언급했던 ESG 와 유사합니다. 요즘은 젊은이들은 ESG 즉, 기후, 사회 그리고 투명한 조직을 가진 기업들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그들이 만드는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그런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환경과 사회 차별에 관심있는 비거니즘과 일맥 상통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같이 시대 흐름에 눈 감은 늙다리들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죠. 좀 있으면 아마도 진짜 고기를 즐길 기회도 사라질 줄도 모르죠. 아직 먹을 수 있을 때 즐기시는 것도 필요할 듯합니다.
여보, 오늘 저녁은 삼겹살을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