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요즘 시대를 살기위해 익혀야 할 용어들을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남긴 숙제가 몇 가지 단어를 던지고 그 뜻을 알아보라는 것이였죠.
인포데믹은 이미 설명을 했고 갑분싸, 가스라이팅, 디지털 치매, 빌런인데 쉬운 것 부터 말씀을 드리면,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는 말을 줄인 단어인데 자주 쓰입니다.이를 또 줄여서 갑뿐이라고도 씁니다.
그리고 빌런은 외래어를 응용하여 사용하는 케이스입니다. 원래 ‘빌런’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빌라누스(villanus)’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대 로마의 농장 ‘빌라(villa)’에서 일하는 농민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그들이 차별과 곤궁에 시달리다 결국 상인과 귀족들의 재산을 약탈하고 폭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악당이라는 의미로 변모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빌런’이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평범한 사람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괴짜’를 일컫는 말로 확장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집착이 심한 악당 정도라고 하면 될 듯합니다.
가스라이팅은 가스등이라는 영화에서 상대를 심리적으로 세뇌시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스토리를 빗대어 나온 말입니다. 즉 심리적 학대를 의미합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다룰 때 쓰는 고급 심리 전술이라고 봐도 됩니다.
또 하나 추가로 말씀드릴 만한 단어가 있는데, 머슨 129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방송의 프로그램 이름으로도 사용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니 꼭 알아두어야겠죠.
말 그대로,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고” 라는 말의 경상도 사투리 발음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우리에게 실감나는 용어는 디지털치매인 듯합니다. 디지털치매, 무슨 말이죠? 디지털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컴맹을 뜻하는 말인 듯하지만, 아닙니다. 오히려 디지털에 적응되어 많은 것을 잊고 살게되는 현대인의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 생활에 모바일 폰이 들어오면서 많은 부분에서 편리해졌습니다. 수천 개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가족이나 친구, 친지 생일도 기억할 필요가 없고, 예전에 다 꿰뚫고 다니던 시내 도로도 그저 네비게이션만 따라가면 되지요. 마치 가라오케 기계가 나오면서 외우던 노래가사를 다 잊어버린 듯이, 우리 생활이 디지털화 되면서 우리 머릿속에 저장해 둔 기억들이 다 사라져버리는 현상을 디지털치매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여, 만프레드 스피처라는 독일의 뇌 연구가는 <디지털치매> 라는 책이에서 “머리를 쓰지않는 똑똑한 바보들” 이란 문구로 디지털의 함정에 대한 경고를 합니다. 모든 현대인은 다 디지털치매에 걸린 셈입니다. 편리해지긴 한데 부 작용은 심각합니다.
뇌 과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뇌 역시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뇌세포가 사라집니다. 디지털치매 상태가 되면 기억이나 정보를 저장하는 해마의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온 인류가 늘보 원숭이의 뇌처럼 한 부분이 빈 뇌를 갖게 될 지 모릅니다.
뇌의 대부분은 운동근육을 관리하는데 사용하는데, 늘보원숭이는 움직임이 덜하기 때문에 그 뇌에는 빈 구석이 많다고 합니다. 즉, 움직임의 근육을 관리하는 뇌가 할 일이 없어 사라진 탓이라 합니다. 디지털치매로 사고하는 능력이 감소되는 것 역시 뇌세포의 증발을 불러 뇌의 공동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는 책을 많이 보라고 합니다. 책을 볼 때는 활성화되는 뇌의 면적이 점점 넓어지는 반면, 영상을 보면 5분 후에는 더 이상 뇌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TV가 왜 바보상자라고 하는 지 이해가 됩니다.
결국 일하지 않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자연의 순리를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