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5,Monday

한주필 칼럼-왜 그럴까? 

한동안 수퍼도 못나가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입니다. 

집사람이 코로나로 한국에 일찍 귀국한 후에 독거인이 되어 당연히 모든 음식을 스스로 마련하느라 가끔 수퍼에 들리곤하는데, 사는 물품들은 뻔합니다. 달걀, 우유, 음료수등과 김치와 과일 정도인데, 우유와 가끔 마시는 오렌지 음료 등을 사다가 냉장고를 채우면서 궁금한게 하나 생깁니다. 

왜 대부분의 음료수는 원형인데 우유는 전부 다 사각일까?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유는 종이팩을 쓰니 원형으로 만들기가 어려워 그런가요?

뭐, 그런갑다 하고 지내다가 어느날 어떤 책에서 그에 대한 해명이 나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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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경제적인 원인입니다. 음료수는 대부분 일반 진열대에 올려놓는 반면 우유는 반드시 냉장 칸에 넣어야 하는데, 사각으로 된 것이 자리를 덜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일반 선반과는 달리 냉장고는 자리의 제한이 있으니 가능한 효율적인 외형이 필요한데 그런 효율면에서 가장 우수한 것이 바로 사각이라는 것이죠. 둥근 병은 그 지름을 한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공간을 차지하는데 둥근 부분을 제외하면 공간의 낭비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게 경제원리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나온 재미있는 사항이 또 있습니다. 

여자 옷은 왼쪽에 단추가 달려있는데 남자 옷은 왜 오른 쪽에 단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냅니다. 

저도 이 현상은 상당히 오랫동안 의문을 품고 있던 사안입니다. 

여자 옷이나 남자 옷이나 외형적인 모습으로도 다 구분이 가능한데 왜 굳이 단추 다는 곳까지 차별화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손 잡이라 오른쪽에 단추가 있는 옷이 착용하기가 용이합니다. 그런데 왜 여자 옷은 왼쪽에 단추를 달아 불편을 감수하게 만드나요?

모르시죠?

오늘 알게 됩니다. 

이것은 복장의 역사와 관계되는데, 남성의 경우 예로부터 스스로 옷을 챙겨 입는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세 시대의 여성 옷은 다릅니다. 여성이 제대로 옷을 갖춰 입으려면 혼자서 입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영화에서 많이 보듯이 시종이 여성의 앞에서 옷을 입혀주어야 제대로 된 복장이 가능합니다. 

그럼 답이 나오죠. 

맞습니다, 여성 옷의 단추가 왼쪽에 있는 것은, 옷 입는 것을 도와주는 시종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시종에게는 단추가 오른쪽에 있는 셈이니 일하기가 편합니다. 그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혼자 옷을 챙겨 입는데 왜 아직도 불편한 단추 위치를 바꾸지 않는 것일까요?

이 역시 경제원리가 작용합니다. 그후에도 옷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여성용으로는 왼쪽 단추 의상을 만드는 것이 이미 관습화 되어있는 형국인데, 굳이 오른쪽 단추가 달린 여성용 의상을 만들어 팔다가 깡통차는 과감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여성들은 오른 쪽 단추가 달려있는 의상은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옷을 입고 나가면 남성 옷을 입었다고 오해할 수 있으니 소비자 역시 여성용으로는 왼쪽 단추의상을 당연히 구입합니다.  

재미있는 의문을 두 가지 풀어봤는데, 요즘 필수품이 되어 버린 마스크는 왜 여성용과 남성용을 구별하여 만들지 않는지 그것도 궁금한 일이 되네요. 

향기로운 내음이 묻어나는 예쁜 여성용 마스크를 만들면 잘 팔릴 듯한데, 혹시 이미 나와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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