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공포 확산
-다우지수 2.53%급락
-1950년이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팬데믹 공포에 빠졌다. 새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 세계 경제가 재가동을 멈추고 다시 ‘셧다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29일 보도했다.
11월 2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05.04포인트(2.53%) 급락한 34,899.3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27%, 나스닥 지수는 2.23% 각각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의 낙폭은 올 들어 가장 컸다. 이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1950년 이래 최악의 블랙프라이데이 장이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때 미국 증시는 소매 판매 증가 기대감에 상승 마감했다. 경제전문업체 마켓워치도 “70여 년 블랙프라이데이 장 중 최악이었다”고 보도했다.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증시를 ‘검은 금요일’로 만든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였다. 델타 변이 이후 가장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될 경우 각국이 여행 제한과 방역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기 회복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이런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28까지 올라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식 가격이 폭락한 반면 안전자산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 만에 0.15%포인트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해 1.49%까지 떨어졌다. 하루 낙폭으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중앙은행인 연준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개시한 연준은 내년 중반쯤에는 금리를 올리며 ‘제로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돼 왔다.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 유가는 폭락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10.24달러(13.1%) 내려 배럴당 68.15달러로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 효과를 무력화시킬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가 2,900 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투자자문사 비스포크그룹의 공동창립자 폴 히키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변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따라서 지금은 이와 관련한 투자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202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