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아서 골프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건지, 골프 이야기를 쓸 수 있어서 주말이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주말은 좋습니다.
오늘은 스윙의 비밀을 폭로 하려 합니다. 특종입니다.
지난 주 5개월 만에 정산에서 열린 시니어 골프 월례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고작 30명 밖에 안나왔지만 그래도 5개월만에 열린 탓에 오랜만에 보는 시니어 동지들의 얼굴이 아주 밝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우승을 했다는 겁니다. 드라이버로 고작 200야드를 보내고 웬만한 미들홀은 2홀이 불가능한 거리를 지니고 있는 인간이 어쩌다 보니 우승을 하긴 했지만 우승이라는 빛나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은 스코어라 부끄러울 뿐입니다.
아무튼 샷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평소보다 10타 가까이 줄인 것이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샷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여전히 가끔 어프로치에서 뒤땅을 치기는 하지만 별로 게의치 않습니다. 한번에 모든게 좋아질 수는 없는 일이죠.
무엇이 바꿔서 갑짜기 우승을 할 정도로 개선되었는가. 이것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스윙의 미스는 어디에서 나오나요? 제 개인적으로 스윙의 실수는 불안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불안? 의도한 대로 공을 때리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 그런 불안을 마음에 품고 스윙을 하기때문에 실수가 만들어 집니다. 그러면 이제 공을 잘못때릴 수 있다는 불안을 지우면 됩니다.
아이언 샷이 힘든 이유는 공의 3 분의 1 아래를 눈이 안달린 쇳덩이로 맞추라 합니다. 인간의 손으로 조준하기에는 너무 정밀한 타겟 아닌가요? 조금만 틀리면 여지없이 무거운 쇠덩어리가 지구를 팹니다. 공부터 정확히 먼저 마치고 공 앞을 약간 파면서 임팩트가 이루어지는 이런 샷은 아마추어 인간에겐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까다로운 주문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다운 스윙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박인비나 소랜스탐 같은 선수를 아예 임팩드에 공을 보지도 않습니다. 머리 속에 보이는 공을 역시 머리 속의 클럽 해드로 타격합니다. 우리도 공을 안보고도 칠 수 있는 스윙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방법:
- 헤드를 공 뒤에 10센치 정도에 놓습니다. 땅에 완전히 내려놓은 것이 아니고 스윙시 공으로 접근하는 헤드 처럼 지면에서 띄웁니다. 어드레스를 하고 연습 스윙을 하면서 클럽해드가 스윙괘도를 따라 공에 접근하다가 공에 닿기 전 10센티 후방에 나란히 섰을 때 순간 멈춥니다.
- 그 자세에서 헤드가 평행하게,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바로 기다리고 있는 공을 만난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습니다. 즉, 1번 자세만 만들면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하는 경우는 발생할 수 없습니다. 이 자세는 못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해드가 공뒤 5-10 센치 후방에 공과 나란히 자리하면 그 때부터는 허리로 해드를 받아 지면과 평행하게 당깁니다. 그리고 피할 곳이 없이 헤드가 빵! 공을 때리게 되지요.
좀 싱겁지만 이게 전부입니다. 해드로 공을직접 맞추려 말고, 해드를 공뒤까지만 운반한 후 허리를 사용하여 헤드를 평행하게 당기면서 공을 때리면 절대로 안 맞을 수가 없습니다. 안 맞는게 불가능합니다. 안봐도 맞는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눈으로는) 안보지만 (마음으로)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입니다. 머리속에서 미스샷이 불가능하다는 믿음의 이미지를 갖기만 하면 모든 스윙 문제는 사라집니다.
논리적으로 안 맞는게 불가능 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생긴 인식은 스윙시 대담한 용기를 줍니다. 샷에 대한 불안이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 불가능한 샷의 실수가 나오긴 하는데, 그런 실수에도 별로 불안해 하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잘 칠 거야 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미지를 부르고 이미지 대로 스윙을 몇번 연습해보면, 곧 믿음의 이미지가 작용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