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교민잡지 ! 씬짜오 베트남 xinchaovietnam, 베트남 정보를 한 눈에……
어제부터 교민사회 여러 단체 톡에 주베트남한국대사관, 주호치민한국총영사관 주다낭한국총영사관 그리고 베트남 한인연합회라는 명의로 된 공문이 하나 돌아다닙니다
제목은 [베트남거주/체류 중인 한국 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접종(1차, 2차) 희망자 수요조사] 라고 붙어있습니다.
베트남에 거의 30년을 살아가면서 이렇게 3개 공관의 이름이 불어 있는 공문은 처음 봅니다. 그리고 그 이름 다음에 베트남연합한인회 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공문서 상에서는 처음 대하지만 짐작하건 데, 각 지역 한인회를 통합하여 만든 단체를 의미하는 모양입니다. 언젠가 4-5년전에 각 지역회장끼리 모여 뭔 서류인가에 사인을 한 뉴스를 본 듯한데, 공문서상에 공관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인 듯합니다.
이렇듯이 처음이라는 말이 두어 번이나 나올 정도로 일상적이지 않게 모든 공관과 통합한인회가 함께 이름을 걸고 나온 공문이니 얼마나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내용은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한국인의 수요 조사>입니다.
백신 희망자 수요 조사를 이렇게 모든 공관과 통합한인회라는 생소한 단체이름 마저 동원하여 주관자로 공지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하는 데에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그냥 대사관 민원영사나 적당한 부서 이름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왜 이런 생각을 하는가 하면 그 백신 수요조사라는 주제가 그렇게 모든 공관과 통합한인회가 동원되어 부산을 떨 만큼 신선한 상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한참 철 지난 상품에 너무 어마 무시한 이름들이 붙어있으니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이 상품이 언제 지났냐 하면, 지난 늦여름, 한달여쯤 전에 호찌민 한인회에서 조사를 마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이미 대부분 한인들이 백신접종을 마쳤으나 젊은 사람을 기준으로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한국인들이 있기에 그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희망자 신청을 수 차례 받아 그 명단을 공관에 넘겼다고 정식으로 공고했던 사인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젊은 한국인 직원이 그 공지에 수 차례 반복 신청을 하는 것을 옆에서 보아온 터라 잘 압니다. 한인회에서 리스트를 영사관에 넘겼고 영사관에서 호찌민 인민위원회에 넘겼다고 처리 결과를 공지한 기억이 납니다.
뭐 아무튼 좋습니다. 하노이도 있고 다낭도 사정이 다를 수 있으니 수요조사를 하는 게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후 약방문 같은 느낌을 좀처럼 지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조사의 목적이라고 적혀 있는 부분을 보면, 한국정부가 베트남에 백신 공여를 계기로 베트남 정부와 협의를 거쳐 한국인의 접종 희망자 리스트를 주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거참, 그런 희망자 수요조사는 한국의 백신공여가 안되면 못하는 일입니까? 조금만 관심있는 행정이라면 베트남 거주 한국인 백신 접종 희망자나 대상자 수요조사는 일년 전에 마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일전에 한국의 장관이 이곳에 와서 했던 말 기억하시나요? 교민 용 백신을 한국에서 보내달라 하자, 백신 접종은 주재국의 내정이니 그런 것을 요청하는 것 차제가 결례다 하며 백신 맞고 싶으면 한국에 들어와 맞아라 하는 배려 깊은 말씀을 하시고 가시지 않았나요? 이제 뒤늦게 백신 공여를 한다고 하니 결례는 사라지고 권리가 살아납니까?
한국이 좀 어른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뒤늦게 백신을 공여하며 우리 국민부터 맞게 해줘라 하는 자잘한 조건 달지 말고, 그냥 충분치 않아서 송구하다 정도로 넘겨주면 좋겠습니다. 그게 겸손을 아는 한민족의 정서 아닙니까?
아마 공관에 계시니 교민사정을 잘 모르실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양호합니다. 그동안 한인회에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많은 교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베트남 정부도 내 외국인 구분없이 잘 해주는 바람에 대다수의 교민들이 베트남 정부의 처리를 믿으며 백신접종을 마쳐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어디에서나 백신 접종이 가능할 정도로 여유로워졌으니, 따로 총동원하여 조사 안 해도 접종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조금 늦으신 감은 있네요. 뭐 어쨌거나, 아무튼, 교민 사정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