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한주필 칼럼-출구가 보이는데…

이제 불을 끌 때가 된 모양입니다.

깜깜한 동굴 속에서 길을 헤매다 그나마 갖고 있던 횃불이 수명을 다하고 꺼지면 순간 절망이 밀려오지만 또 한편 눈앞의 불빛이 사라지니 그제야 비로소 저 멀리 출구의 빛이 보입니다.

4개월이 넘도록 출구를 찾아 헤매다 이제 거의 지쳐 쓰러질 때가 되니 이제 출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팽배하던 긴장의 불을 끄고 출구의 빛을 따라 나서야 할 때인가 봅니다.

10월 1일부터 단계적 완화가 시작된다는 소식입니다. 반갑긴 하지만 늘상 속아온 터라 쉽게 믿음이 안 갑니다.

씬짜오뉴스사랑방 단톡에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10월 1일부터 연습장 문을 연다는 뉴스를 올립니다. 대낮에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다가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진짜?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서 10월 1일부터 야외 운동시설을 개장하는데 어떻게 방역 조치를 취할 지 협의 중이라는 뉴스입니다. 이젠 그들도 한계를 느끼고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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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대가를 치르고도 사실 걷어드린 성과는 없지요. 여전히 호찌민시에서는 4-5천명의 확진자가 매일 속출합니다. 참 신비스러운 현상입니다. 검사수는 예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는데 확진자는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호찌민 시민들의 신출귀몰함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오히려 어느 뉴스에는 간이 코로나 신속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호찌민에만 15만명인데 PCR검사 결과가 아니라는 이유로 환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호찌민 사정은 속을 알 수 없는 복마전 인 듯합니다. 어쩌면 화약을 안고 불섶으로 뛰어드는 형국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도리가 없습니다. 더 이상 봉쇄를 고집하다 가는 나라 경제가 파탄이 날 지경이니 할 수 없이 일단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죠.

이제는 시민들의 양식에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함께 생활하며 각자 알아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돌입한 것입니다.

일단 회사 출근이 가능한 듯하여 한 시름 놓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사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진짜 근심이 피어납니다. 이제 4개월동안 소리 없이 쌓인 모든 문제가 눈앞에 펼쳐지는 셈입니다. 그동안 근로자들은 건강한지, 그리고 다시 돌아올 것인지, 밀린 급료 정산은 어찌해야 하는지, 어쩔 수 없이 지키지 못한 고객과의 약속은, 수개월 동안 방치해둔 세금은? 등등 이제 진짜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도 무한정 방치하고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 기회에 회사의 생존력도 측정할 만합니다. 이런 막심한 위기를 견디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이기를 기대합니다. 아무튼 출구가 보이니 새로운 근심이 또 피어납니다. 역시 산다는 건 고통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고통 속에서도 심기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강한 의지로 모든 어려움을 당당하게 마주하고 싸워 이겨 나가시길 바랍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나옴이니라” (잠언4:23)

성경말씀 한 줄 되 뇌이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모두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땀 흘려 일하며 인생을 즐기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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