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주일 정도 남았네요, 약속한 봉쇄가 완화되기까지.
이미 4개월을 버텼는데 그까짓거 일주일 정도야, 눈 질끈 감고 버티면 된다 싶어 조금씩 가슴이 열려옵니다. 엊그제 문대통령이 베트남 주석을 만나 백신 백만개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한인회에서 그 소식을 전하며 이제 한국인에 대한 백신 접종은 문제가 없다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 놓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한국이 주는 백신이라고 한국인에게 우선적으로 접종할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우선이 있다면 그것이 곧 차별을 의미하는 것이고, 호의가 있다면 누군가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니 그냥 좀 여유를 갖고 베트남 정부의 처리를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요즘 한인회 정말 많은 수고를 합니다. 다같이 칭찬해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평소에도 늘 느끼는 일인데, 호치민한인상조위원회 역시 정말 수고가 많습니다. 가장 궂은 일을 아무 말없이 묵묵히 수행하는 봉사활동으로 교민들의 근심을 덜어줍니다. 감사합니다
얼마전 아파트 단톡 방에, 갓 태어난 듯 보이는 들고양이 새끼 2마리가 비가 오는 아파트 주변에서 눈도 뜨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며 우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어미가 버리고 간 것인지 자신이 돌볼 수 없으니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야말로 냥이의 생명이 일각에 달린 급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백 수십명이 참여하고 있는 아파트 단톡방에는 일시에 우려 섞인 멘트가 넘쳐납니다. 모두, 어쩌죠? 하며 안타까워하지만, 누군가 선뜻 나서 내가 데리고 오겠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한 마리 냥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사(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을 이르는 말)라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저 아픈 고양이 새끼 두 마리를 내가 데려와서 돌보겠다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구슬프게 내리는 비만 바라보며 마음을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쯤 후에 그 고양이가 누군가의 손에 안겨 있는 사진이 카톡에 뜹니다. 어느 젊은 부인이 비 속에서 애처롭게 울며 도움을 청하고 있는 그 새끼 고양이를 둘 다 집으로 데려간 것입니다. 와우! 천사의 등장입니다. 그런데 그 분은 냥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분이라 이 아픈 냥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몰라 난감한 성황입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너도나도 저마다 도움이 될 일을 찾아 줍니다. 어떤 이는 냥이 의사에게 연락하여 약을 지어오고, 냥이 화장실을 보내고, 사료도 챙겨줍니다. 저도 마침 우리 냥이가 몇 개월 전에 쓰던 유묘용 젖병이 있어 보내주었습니다. 왜 이렇게 모두들 그 젊은 부인이 한 일에 감동을 하고 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일까요?
그 젊은 부인의 선하고 용감한 행동이, 그 소식을 들고 선뜻 나서지 못한 채 속으로 앓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냥 방치하여 냥이들이 불행한 일을 당했다면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자책하며 자신의 비겁함을 꾸짖었을 줄 모릅니다. 그런데 그분이 나서는 바람에 그런 죄의식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러니 늦게라도 뭐가 도움이 되는 일이 찾아서 나선 것이죠. 일종의 죄의식에 대한 보상 심리입니다. 덕분에 모든 이가 착한 사마리아 인이 되어 편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자신을 희생하며 선한 행동을 하시는 분들은 그 일을 하는 자신의 심리와는 관계없이 부가적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의 대표적 봉사인을 자처하는, 이권에 눈먼 정치인들을 보면, 지구를 떠나는 것이 선한 영향력이 되지만, 일반 국민들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봉사정신은 정말 사회의 빛이 되는 듯합니다.
진실로 자신을 희생하며 선한 봉사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있는 이에게는 늘 하늘의 축복이 함께 할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