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는 우연히 단톡 방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매일아침 한국의 경제에 대한 신문기사를 스크럼하여 해병 전우회 단톡방에 올리는 후배가 있습니다. 매일 그 뉴스를 보면서 이국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참 귀한 정보다 싶어 시니어 골프방에 올렸더니 골프라는 단톡방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난색을 표합니다. 반면 몇몇 분들은 좋은 정보라며 계속 보내 달라 합니다. 그래서 아예 <씬짜오뉴스사랑방>이라는 단체톡방을 뚝딱 만들었습니다. 급하게 하나 만들어 이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들어와서 보면 됩니다. 하고 시니어 골프방을 포함하여 몇몇 단톡방에 링크를 걸어 올렸습니다.
별 생각없이 그렇게 시작한지 30 분 만에 약 50여명의 구독자가 생겼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호응이 있자, 인사말도 올리고, 방의 성격에 관한 공지도 올리고, 하루에 한번 오는 신문 스크럼 말고도 베트남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내 놓으라는 정보 제공자들을 초대해서 이 곳에도 정보를 좀 올려 달라고 청했습니다. 또한 지방에 계신 분들을 초대하여 각 지방의 소식을 올려줄 것을 요청하고, 각 골프장을 비롯하여 대 교민 서비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초대하여 언제 봉쇄가 풀릴지 소식을 좀 전해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취합할 수 있는 정보도 올리고 씬짜오베트남에서 발행하는 씬짜오 데일리 뉴스도 올리며 제법 틀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안되어 구독자가 100명 가까이 늘어나고 그런대로 필요한 정보가 올라가며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 듯한데, 여느 단톡방이나 겪는 문제가 튀어나옵니다. 역시 세상일은 쉬운 게 하나 없습니다.
역시 정치적 뉴스와 그 뉴스에 대한 의견이 올라오며 그런 글에 불편을 느끼는 분들이 “한주필 보고 들어오긴 했는데…, 편향적 정치 기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는 조언을 제 개인톡으로 던집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별 특별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 그만큼 정치는 예민한 주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정치적 뉴스를 올리고 핏대를 세우는 분이나, 그런 글에 불편을 느끼시는 분이나 모두 개인적으로 다 알고 지내는 분들로 다 소중한 연을 맺고 사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비록 우연히 만든 방이지만 <씬짜오뉴스사랑방>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베트남에서 필요한 생활 정보와 이국에서의 생활로 자칫 소원할 수 있는 한국의 정보를 공유하며 어른들이 모여 서로 대화를 나누는 곳인데, 한국의 정보 중에 정치적 이슈는 서로 갈등을 유발하여 얼굴을 붉힐 우려가 있는 주제라, 딱히 꼭 집어서 다루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경제소식을 다룬다는 말로 완곡하게 사양함을 알렸는데, 이 정도의 완곡한 표현을 이해 못 하실 어른은 안 계시라 믿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일반 정보만을 다루며 정치적 이슈를 경계하는 곳에서 굳이 정치적인 글을 올려 눈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씬짜오뉴스사랑방>은 베트남 교민들 중에서도 비교적 연세가 있으신 시니어들이 주를 이룹니다. 모두 베트남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신 분들이시니 각자의 정치적 성향 마저도 짐작이 가능한 관계입니다. 그렇다면, 서로 편하게 만나 일상의 정보를 갖고 대화를 나누는 사랑방이라는 곳에서는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예민한 주제를 피해주는 배려는 너무나 당연한 예의하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 정치적 이슈를 끌어오는 사람도 이미 다 잘 알고 있는 교민들이니 크게 자극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적당히 넘어가는 포용도 이국에서 어울려 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아량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귀가 열린다는 60 이순耳順과, 마음대로 행하여도 어긋남이 없다는 70 종심從心의 수준에는 별다른 조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