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5,Monday

삼일제약 김희창 법인장

‘부루펜’ 이라는 시럽을 아시나요?
해열 진통제로 거의 모든 가정에 상비약으로 비치해두던 약이다. 섭취하기 용이하도록 시럽으로 만들어져 어린아이들에게 특별히 친숙한 터라 많은 이들의 기억을 자극하는 약이다. 바로 한국의 삼일제약이라는 회사의 대표상품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기억하는 삼일제약의 제품은 70년대 국민 안약으로 알려진 ‘햇불표’ 에비오제와 산스타라는 안약이 있다. 그런 삼일제약이 이미 14년전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하여 대표사무실을 설립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그렇게 베트남에 진출한 삼일제약은 올해 베트남에서는 외국인 투자로는 최초로 인가된 화학적 치료제 생산 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삼일제약의 전문화된 제품은 일회용 안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오늘은 그런 삼일제약의 베트남 진출을 선두에서 진두지휘 하는 젊은 경영인 김희창 법인장을 모시고 삼일제약의 베트남 진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김희창 법인장, 굴지의 제약회사 법인장으로는 나이가 고작 43살인 젊은 경영인이다. 1미터 80이 넘은 큰 키에 딱 벌어진 어깨, 상사 맨 보다는 운동선수 쪽에 가깝게 보이는 훤칠한 신체조건을 구비한 멋진 인물이다. 흥미로운 개인사를 지녔을 만한 인물인데, 일단 내민 명함이 삼일제약의 법인장이니 그 회사 이야기부터 듣기로 하자.

삼일제약은 어떤 회사입니까?
삼일제약은 1947년 설립된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약회사입니다. 국민들에게 알려진 의약품으로는 국민영양제라고 불린 햇불표 에비오제 그리고 산스타라는 눈에 넣는 안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74년에 시럽으로 된 소염 진통제인 부루펜을 발매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게됩니다. 어린이용 코감기에 사용되는 엑티피드 시럽도 대표 상품 중에 하나죠. 엄청난 기업들이 경쟁하는 제약산업계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단단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견기업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삼일제약은 해방 후 1947년 10월 고희익씨와 2명의 약사가 함께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립 첫 해 국내 최초의 효모제제인 ‘에비오제300정’을 생산한 이 삼일제약은 1966년 ‘햇불표’를 회사 상표로 정하고 1969년에는 해열진통소염제 ‘부루펜’에 대해 영국 부츠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1987년 시판을 시작한 ‘부루펜’ 시럽은 어린이 해열진통소염제 시장을 단숨에 휩쓸며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삼일제약을 대중에게 알리는 효자상품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현재 삼일제약을 이끌고 있는 오너가는 고(故) 허용 명예회장의 일가다. 1925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허용 명예회장은 서울대 약대의 전신인 경성약전을 졸업하고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을 거쳐 1974년 삼일제약의 지분취득과 함께 대표이사에 취임한다. 그가 삼일제약 사장으로 제약경영에 뛰어든 이후 삼일제약은 안과시장에서 특화된 제약회사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애보트 등 해외 선진 제약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우수의약품을 국내에 공급하는가 하면, 1987년에는 국내 최초로 안과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안과치료제 개척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현재 삼일제약은 포러스안연고, 오큐프록스안연고 등 다수의 안과용제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허 명예회장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대한약품공업협회(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제약산업 제도 개선에도 앞장섰다. 허용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삼일제약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인물은 아들 허강(69) 회장이다. 1981년 삼일제약에 합류한 허 회장은 재임 동안 미국의 화이자, 엘러간, 애보트, 유럽의 GSK, 베링거인겔하임, 떼아, 호주의 아스펜 등 다양한 글로벌제약사와 활발한 업무제휴를 체결해왔다. 특히 1991년 미국 엘러간사와 안과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삼일엘러간’ 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안질환 분야를 특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허용 명예회장, 허강 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삼일제약의 경영권은 현재 허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허 회장의 장남인 허승범 부회장(40)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3월 허강, 허승범 각자대표 체제를 완성했던 삼일제약은 2018년부터 허승범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1981년생인 허승범 부회장은 미국 트리티니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삼일제약 마케팅부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2013년 3월 대표이사 부사장, 이듬해 9월 사장으로 승진하고 지난해 부회장에 올라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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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한 것과 같이 이미 공개된 삼일제약의 간단한 연역을 살펴봤는데 삼일제약은 언제 베트남에 진출하셨나요?
처음 진출한 것은 2008년 대표사무실을 만들어 시장접근을 시도했습니다. 그후 10년 후 지난 2018년 베트남 현지법인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를 설립하고 2018년 9군소재 SHTP(Saigon Hi Tech Park) 단지에 공장 설립을 신청했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우리가 신청한 화학적 치료제에 대한 공장 건립을 한 적이 없어 법령자체가 준비되지 않았었습니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총리실 소속, 국가과학기술 위원회가 움직여 법령을 구비하고 베트남에서는 외국인 투자로는 처음으로 화학적 치료제 공장 설립 허가를 신청하지 3년만에 올해 4월에 허가를 취득하고 지금 공장건립을 시작했습니다.

그 공장에서는 무슨 제품을 만드나요?
일회용 점안제를 만듭니다. 예전에는 작은 병에 담긴 안약을 계속 사용했는데, 요즘은 추세가 한번 쓰는 일회용으로 바뀌었습니다. 몰론 전문적으로는 일회용 안약과 작은 병 안에 든 안약과는 성분자체도 좀 차이가 나지만 특별한 질환이 아니라면 일회용 점안액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는 터라 베트남에도 일회용 점안제 생산 공장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세우는 공단이 IT 산업이나 바이오 기업만 입주하는 하이테크 공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 일회용 점안제 생산 공장이 그런 산업에 속하나요?
처음에 허가를 받을 때 동일한 질의를 공단과 관리부서에서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관계자를 모시고 한국의 저희 공장을 견학시켜 드렸더니 다녀오신 분들의 증언에 의해 확실한 첨단 사업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공단 입주를 허락 받았습니다.

삼일제약으로는 첫 번째 진출한 외국 공장입니다. 이 공장 건립이 삼일제약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삼일제약은 그동안 보수적 경영으로 알찬 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과감한 투자로 앞서가는 기업의 이미지를 심지는 못한 듯합니다. 3대 경영인의 등장으로 이제는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진보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베트남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삼일제약 베트남 공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인에게 필요한 약품을 개발 공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대한 플랜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인 셈입니다. 삼일제약은 베트남 공장 건립을 계기로 관련 의약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위탁 생산도 맡아하는 글로벌 CDMO(Contract Developement &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업체)로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고 제약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삼일제약은 역사가 참 깊은 제약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30대 3대 경영인이 등장했다고 하여 매스컴을 탄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 보니 법인장 역시 상당히 젊은 나이입니다. 원래 회사의 방침이 그렇게 젊은 피의 수혈을 권장하는 편인가요?
많은 기업들이 시대가 변하면서 부침과 함께 이름도 바뀌곤 하는 것이 추세인데 삼일제약은 74년전 출발한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전통을 고수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기는 합니다. 공무원 출신이신 허용회장님에 이어 그분의 아들인 허강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제품라인도 좀더 체계화하고 전문화되었고, 3대 하승범 부회장을 경영에 참여시킨 후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신 경영기법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젊은 인재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있는 조직을 지향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 좀 이른 나이에 베트남 법인장으로 발령된 상황이지만 반드시 젊은 피를 지향하는 방향보다는 전문화된 인사를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대교체란 단순히 나이가 젊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경영에서의 세대교체는 시대의 단계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김법인장은 베트남에 특화된 인사가 되는 군요.
제가 베트남에 처음 온 것은 2011년인데 2014년까지 관리를 하다 철수 했는데 2016년부터 세계시장을 진출하자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베트남에 법인과 공장 설립을 목표로 재 입국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준비한 공장 설립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익힌 여러 현지 경험이 자연스럽게 베트남 전문가로 인정받은 셈입니다.

공장은 언제 완공되고 그 생산되는 제품을 언제 시장에서 볼 수 있을 까요?
이제 공장 건축을 시작했는데 내년 2월에 완공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품이 나오려면 많은 산을 넘어야 합니다. 시제품이 나오면 제품을 판매할 베트남과 해당국가의 안전인증(GMP: Goods manufacturing Practice) 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보건기구, 유럽 그리고 베트남까지, K- gmp, WHO- gmp, Eu-gmp, V- gmp 등인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의약품이니 더욱 세심한 조사가 요구되죠. 그러니 저에게 주어진 진짜 업무는 이제 시작하지도 않은 셈입니다. 아마도 내년 하반기 부터는 제품을 출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는 개인적인 질문을 좀 하겠습니다. 김법인장은 아주 탁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것으로 보입니다. 운동을 하셨나요? 우리 기자들이 김법인장을 잘 알고 있길래 물었더니 평통자문위원 간사를 맡고 계시고 지난 번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하데요. 이 기회에 우리 이웃 교민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시죠.
저는 중부대학교 경호학과를 나와 2004년 삼일제약에 입사를 했습니다. 전공과는 좀 다른 방향이지만 뭔가 좀 특별한 인연이 저를 그곳으로 이끈 것 같습니다. 그후 고려대학교 정책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나름 시야를 좀 넓힌 셈입니다. 평통 자문위원을 시작한 것은 한국의 동대문평통자문협의회에서 2009년입니다. 중부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저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추천한 덕에 최연소 위원으로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에 와서도 자연스럽게 계속 평통자문위원을 5회째 맡고 있고 지금은 평통자문위원 동남아 서부 지부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는 했는데 제 개인에 대한 치사라기보다는 그동안 호찌민이 3년동안 한인회 사고지역으로 남아있는 바람에 모든 국가 표창에서 열외가 되었었습니다. 그후 정상화되어 그렇게 미루어 놓았던 표창을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겸손한 말씀이군요. 중부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면 어느 단체나 환영할 만한 인재군요. 운동은 어떤 운동을 했나요? 그리고 경호학과에서는 배우는 것이 무엇입니까?
검도와 유도를 했습니다. 경호학과에서는 말 그대로 주요인사들의 경호를 위한 모든 업무를 공부합니다. 특히 의전에서의 자세 같은 것에 중점을 주고 공부합니다. 원래학교를 졸업한 후 청화대 경호팀에 참여를 추천 받기는 했는데 묘하게 일이 틀어지면서 삼일제약에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일이 원래 제 삶의 행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삼일제약에 입사한 덕분에 저희 해병 선배들이 활약하던 베트남에 와서 이렇게 자리잡고 있고, 회사에서도 베트남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고, 오늘은 해병대 선배이신 한영민 주필님이 운영하시는 씬짜오베트남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바로 이 길이 제 운명인가보다 하며 감사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주 듬직한 인재가 베트남에서 활약을 하고 있으니 회사에서도 든든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가끔 언론 보도에 뜨는 것은 보면 삼일제약이 베트남에서 많은 봉사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하여 말씀 해보시죠.
삼일제약이 베트남에 온 이후 회사의 입장에서는 물론이고 제 개인적으로도 봉사활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쌀을 매년 1톤 정도 구입하여 불우한 베트남 사람들에게 드리고 있고, 매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베트남 사람을 위한 백내장 수술을 코트라와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여명에게 수술 지원을 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호찌민에서 한국의 각막수술 최고의 권위자이신 김막식 교수님을 초빙하여 무료 각막수술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속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집사람과 같이 한국학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삼일제약의 운영방침 역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360도 휴먼케어’를 통한 예방과 치료, 재활에 이르는 ‘토탈케어’와 일상, 일생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를 지향하는 터라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기업으로 남는다는 자세로 지역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생각입니다.

안질환에 특화된 제약회사답게 봉사활동 역시 안질환 위주로 하는군요. 모든 회사가 각자 자신의 전문영역을 택해 봉사활동을 한다면 사회 역시 전문화된 봉사를 받는 셈이 될 듯합니다. 삼일제약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희창 법인장은 1979년 생으로 김천 중앙 고등학교와 중부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을 수료했다. 삼일제약에 입사 후 최연소라는 기록을 몰고 다니며 입신한 인재로 지금도 최연소 부장이자 법인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소수 정예를 지향하는 해병대 출신답게 사회적으로도 잘 훈련된 인재로 호찌민 교민사회에서도 평통자문위원을 5회나 역임할 정도로 그 쓰임새가 남다른 베트남 교민사회의 귀한 자산이기도 하다. / 글 한영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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