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경환
다가오는 5월 23일은 베트남의 선거일이다. 베트남에서는 매 5년마다 임기 5년의 국회의원, 시·군·현의 국민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유일하다. 국회는 국민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단원제로, 특이한 점은 선거일은 반드시 일요일로 한다는 점이다. 제15대 베트남 국회의원과 시·군·현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금년 5월 23일로 공고되어 선거인 명부 확인을 투표소별로 확인하고 있다. 투표를 일요일에 실시하여 경제발전에 진력하겠다는 베트남 국민의 마음가짐이 대단하다.
금년 5월 23일에 선출될 국회의원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 임기의 의원 500명이 선출된다. 시·군·현의 대표자도 같은 날에 선출되어 같은 임기 동안 국가에 봉사한다. 입후보하려면 반드시 조국전선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출마자는 종족, 남녀, 사회적인 출신 성분, 신앙, 종교, 교육 수준, 직업에 차별받지 않고 21세 이상이면 입후보할 수 있다. 조국전선은 국회의원 출마자를 선정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선거를 감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트남 선거에서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투표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는 점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어떤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입원 중이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도 투표함을 들고 다니면서 투표하도록 하고, 손을 쓸 수 없는 사람은 의견을 타진하여 대신 투표하여 주기 때문에, 해외 출장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권이란 있을 수 없다. 선거운동도 조국전선에서 주관하는 집회에서만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가정 방문이나 개별적인 선거유세를 할 수가 없어서 선거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국민대표의 자격 베트남은 공산당이 유일한 정당이고, 조국전선에서 자격을 심사하고 입후보를 추천한다. 국민 대표자들의 추천자격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국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의 헌법을 수호할 충성심이 있는가? 국가의 공업화, 현대화 사업, 국민을 잘 살게 하고 나라를 부강케 하고, 민주화 문명화 공정한 사회 건설을 위해 헌신할 자질이 있는가?
둘째, 법을 집행하는데 근검염정(勤儉廉正)하고 지공무사(至公無私)한 도덕적 품성이 있는가? 관료주의, 탈법행위, 부정부패와 공직자들의 권위적인 태도를 척결할 투쟁성이 있는가?
셋째, 국가의 대소사에 국회의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 국민들과 소통하며, 국민들 입장에서 의견을 듣고,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가?
베트남 국회의원은 전문(專門)의원과 겸임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문의원은 다른 직무를 수행하지 않고, 전적으로 국회의 직무를 수행하는 분야별 전문성이 있는 의원이며, 겸임 의원은 다른 직무를 수행하면서 국회의원의 직무를 수행하는 의원이다. 구성비율은 조정되지만 겸임의원들은 전체 직무의 1/3 이상의 시간을 국회의원 직무에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국전선에서 입후보자들을 심사하여 추천하면, 유권자들은 선거구별 의원 정수만큼의 입후보자에게 투표하고, 50% 이상 득표한 후보자 가운데 다수득표자 순으로 당선자가 정해진다. 따라서, 선거구별로 50% 이상 득표자가 없는 경우는 대표를 선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제 5월 23일 국민대표자 선거가 끝나면 2026년까지 베트남을 이끌고 갈 지도층 구성이 완결된다. 새 지도부의 임기중인 2025년이 되면 베트남 통일 50주년이 된다. 금년이 통일된지 46주년이니 4년 남았다. 통일 전과 후 50년의 세월은 베트남의 변혁의 기간이었다. 다가올 베트남의 통일 50주년과 경제발전은 통일을 지향하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좋은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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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한국외국어대학 베트남어과 졸업 /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석·박사 / 조선대학교 교수 역임
한국베트남학회 회장 역임 / KOVECA 상임고문 / 하노이 명예시민 / 베트남 우호훈장 수훈 / 한국글로벌학교(KGS)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