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백세시대

백년을 살다보니라는 김형석교수의 책을 잡았을 때, 그 백년이라는 단어가 그리도 낯설더구만 그리고 몇 년이 더 지나니 이제 그 백년이 낯설기는커녕 당연하듯이 수긍하며 그 긴세월 어찌 살아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더욱 각박하고 전문화되는 세상에 나이든 노친네가 자기 밥벌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지 염려스럽고, 설사 그런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움직여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건강이 유지될 수 있을 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우리끼리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지만 백세 시대는 과연 축복인가 저주인가? 건강하고 자신의 일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축복이지만 남의 손에 의지해 생을 꾸려 가야 할 사람에게는 저주에 가까운 일이라는데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 백세의 시대에서는 입에 풀칠 할 수 있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되는 일은 당연히 건강이다.

머리에는 지혜가, 얼굴에는 미소가, 가슴에는 사랑이 그리고 손에는 일이!
장성일이라는 우리 친구가 누군가의 글을 보고 은퇴를 앞 둔 자신의 상사에게 보내는 카드에 적은 글이라며 일러주는데 그게 가슴을 꽉 메운다. 스스로 돌아보라. 지혜, 미소, 사랑 그리고 일, 무엇을 온전히 갖고 있는가? 하나도 변변히 갖고 있지 못한 주제에, 염치불구하고 한 가지 덧붙인다면 발에는 건강이’ 이러면 거의 온전한 조합이 되지 않을 까 싶다.

지난 4월 1일 만우절날 결코 거짓말이 아닌 일이 개인적으로 있었다. 1922년 출생의 모친이 백세 생신(上壽/상수) 을 맞은 것이다. 음력으로 생신을 세다 보니 하필 만우절 날이다. 역마살의 불효자는 그 생신에 참여하지 못하고 이국 땅에서 헤메돌고 있으니 이 불효를 어찌 감당하련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불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 씻을 수 없는 불효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지워볼 양으로 모친에게 바치는 헌시를 하나 지었다. 평생 기독교 신자로 늘 기도하며 살아오신 모친의 모습을 그린 글이다. 비록 졸작에 불과하겠지만, 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도 보여주며 제 모친의 백세를 함께 축하해달라는 마음에서 모친의 사진과 함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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