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고전이 알려준 좋은 남자 고르는 법

젊은 사랑은 ‘내려칠 장소를 찾고 있는 벼락’ 같은 것이다. 성급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또 그렇게 사라진다. 모든 사랑은 그렇게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몇 년을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느 날 고목에 꽃이 피듯, 화들짝 새로운 감정이 꽃핀다. 사랑은 소나기처럼 찾아온다. 그리고 순식간에 마음을 점령하더니, 짧은 기쁨으로 가득한 밀월의 시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이내 깨닫게 된다. 사랑은 ‘한숨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연기’ 이며, 동시에 ‘너무도 거칠고, 난폭하여 가시처럼
콕콕 찌르기도 하는’ 감정의 폭풍이라는 것을.

그대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남자 고르는 법 몇 가지 들려주려 한다. 사랑은 지혜가 아니다. 사랑에 빠져들기 전에, 온전히 잠식 당해 눈과 귀가 멀기 전에 참고해두면 좋겠다. 사랑에 일단 빠져 버리면, 지혜는
멀리 도망가 사라져 버린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아무 조언도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첫 번째 기준은 착한 놈이 좋은 놈이라는 것이다. 착하다는 것은 일종은 지능이다. 지능은 타고난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그냥 느껴지기도 하지만 검증이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착한 사람은 가시적으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이건 자신을 탐험 할 수 있는 힘이다. 내면 탐험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알아내고, 자신의 심리와 정서를 파악하고,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능력이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바로 군자’라고 했다. 착한 사람이 손해를 보고, 세상 물정에 어둡고, 세상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 옳지 않다. 착한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착함이란 게 뭔가요? 물어 온다면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 그건 후일에,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하마. 넘어가자.

남자 고르는 두 번 째 기준은 가슴이 따뜻한 놈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종종 멀쩡한 여자들도 내가 보기에 어리석은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건 아마 ‘나쁜 남자 증후군’ 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차가운 인간에게서 날카로운 지성의 힘을 느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남자를 증오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빠져들고, 이기적인 사내에게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느끼기도 한다. 그것은 악어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처럼 위태롭고, 전갈을 등에 태운 개구리처럼 불운한 운명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부류의 남자들은 ‘사나이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에 눌려있다. 그에게 사랑은 쟁취며, 여자는 전리품이고, 섹스는 겁탈과 다를 바가 없다. 사내다움이라는 유치한 발상은 그들로 하여금 거침, 폭력, 오만함, 허풍에 경도되게 한다.

마지막 기준은 자신의 재능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남자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자기다울 때다. 잘 맞는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아름답다. 가수가 노래할 때, 춤 꾼이 춤을 출 때,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작가가 그 글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가장 멋진 최고의 풍광 속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히 꽃피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로 유명해 지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는 남자라면 그 분야가 무엇이든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user image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둘이 잘 어울려야 한다. 잘 어울린다는 뜻이 무엇일까? 음이 어울려 음악이 되고, 색깔이 어울려 그림이 되고, 글이 어울려 책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이 어울려 사랑이 되는 것이다. 그 사랑이 아름답다 여겨지려면 같이 있을 때가 홀로 있을 때 보다 더 고와야 한다. 그러니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홀로 있을 때는 작아 보이다가도 그와 같이 있으면 그로 인해 내가 돋보여 크게 보이고, 그 또한 그러하다면, 그 사랑은 잘 어울려 행복한 사랑이다. 이때는 이 사랑을 믿고 따라도 된다.

수 천 년간 인간이 죽고 살고 다시 태어나며 사는 동안 노래한 것은 사랑이다. 알고 보면 지금 우리 손에 쥐어진 고전을 하나로 요약하면 그것은 사랑일 테다. 인간은 사랑하지 않고 견딜 수 없고 사랑하지 않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 인생의 중반을 지나며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기를 바란다. 재미 없는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허당을 만나 남은 삶이 고난으로 점철되지 않기를 바란다. 봄이 꽃을 그리워하듯, 그리 살기를 바란다. 나는 그대가 부디 남자를 잘 골랐으면 좋겠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