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itcoin), 2020년 11월 19일 18,500달러, 우리 돈 2천만원을 넘어서며 2017년 12월 19,800달러 사상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한 달여 만에 50% 이상 단기 급등세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주요 상승 요인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주요 결제 수단으로 등장하고, 선물(先物) 등 주요 파생상품시장에 상품으로 등록되었으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시장 확대 가능성,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비트코인을 주요 통화 중의 하나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나 지난 2017년과 같은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과잉유동성으로 너무 많아진 기존 화폐와 함께 2017년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시장환경 등을 주요 이유로 든다. 가상화폐, 이젠 통화의 한 축인 기존화폐 및 디지털화폐와 함께 현실화폐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돈 화폐 그리고 비트코인
돈의 또 다른 이름 화폐, [貨幣(화폐) = 鑄貨(주화) + 紙幣(지폐)]. 세상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돈. 신문, 방송, 책, 매거진, 심지어 이 글을 쓰는 나 자신도 온통 돈(금융)과 관련된 얘기들을 주로 하고 있다. 세상에서 돈 좋아하지 않는 사람 있을까? ‘돈’을 뒤집어 보면 글자 자체가 ‘굳’ 이다. 돈은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해서 돈이며, 한글이 쓰여지면서 줄곧 ‘돈’ 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돼 왔다. 또한 ‘돈’은 한 푼의 열 배로서 금이나 한약재 무게 단위로도 쓰인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돈, 영어로 Money인 돈은 라틴어 ‘Moneta’에서 왔는데, 여기에는 ‘경고’라는 뜻도 들어있단다. 그런데 귀신도 부린다는 이 돈을 가장 많이 갖고 있고, 시장에 유통시키며, 저장하고, 확산시키는 기관을 우리는 ‘은행’이라고 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미국의 유명한 은행 강도 윌리 서튼(Willie Sutton)의 일화, ‘왜 은행을 털었냐?’는 질문에 ‘돈이 있는 곳이 거기니까,,,’라는 대답은 유명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일본도 베트남에서도 은행은 ‘銀行’이다. 참고로, ‘은행이 金行이 아니고 銀行’ 인 이유는 18세기 초 서양에서 일본에 처음 유래한 ‘Bank’, 당시 일본이 은본위제도
(銀本位制度)를 시행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돈’과 ‘은행’ 나아가서는 ‘정부’까지 돈과 관련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혼란)가 야기되고 있다. 바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이야기다.
가상화폐 종류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대시, 모네로, NEO, IOTA,,, 현존하는 주요 가상화폐들이다. 발행 기관도 없고, 정확한 발행 규모도 모르며, 심지어 관련 법률도 없는 나라들이 많다. 그런데 전 세계적인 광풍을 타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2013년 100달러에서 2014년말 300달러, 2017년초 1000달러선에서 10월 5천달러, 11월말 1만달러를 넘어서더니 12월 들어서는 19,000달러선을 차례로 돌파하면서 2017년 한 해만
10배 이상 폭등했다. 사상최고치는 2017년 12월 17일 19,800달러다. 한 동안 조정 받던 비트코인은 2019년 10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상화폐를 주요 산업으로 인식하는 발언을 하자 하루 사이에 8000달러대에서 1만달러를 넘어서며 40% 폭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시가총액도 7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론상으론 2100만개가 한도인 비트코인이 그냥 동전이 아닌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으로 금보다 더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 일반 컴퓨터 한 대로 5년이
걸려야 풀 수 있는 암호화된 수학 문제가 그 바탕이라고 한다. 최대 2100만 비트코인까지 캘 수 있으며, 2019년말까지 1700만개가 채굴되었다.
1억분의 1비트코인이 1사토시다. 비용이래야 컴퓨터 구매와 채굴하는데 소요되는 전기료가 고작이란다. 이를 고안한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로 알려져 있으나 실존인지 가상인지 아무도 모른다.
2008년 비트코인 작동 방식에 MIT 라이선스를 적용해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탄생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5조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양적완화(QE)로 풀린 유동성, 4차산업혁명의 결과물, 미국 달러화 등 기존의 통화제도에 대한 불신, 미국 러시아 등의 영재들이 고안해 낸 창의적인 대용화폐설 등이다. 거래 절차는 개인이 일반계좌와 가상계좌를 통하여 입출금과 이체 과정을 거치며,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하여 암호화폐 매매를 하게 된다. 국제금융시장의 중심 미국에서는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며 거래소도 생겼다. 나스닥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2017.12.18거래시작) 시카고옵션가래소(CBOT, 2017.12.10 거래시작) 등이 비트코인 선물 및
옵션 거래에 뛰어들었다.
이들 파생상품시장이 현실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금 은 국제유가 비철금속 등과
같은 원자재상품과 같은 반열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상에서만 보인다고 해서 암호화폐(Cryptocurrency)라고 불리우며,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나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로도 일컬어진다.
비트코인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블록체인(Blockchain)’으로, 생산자와 소유주의 모든 로그를 암호화하여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론상 누구의 간섭 없이 그 자체로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투기성이 크지만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며, P2P 즉 정부나 기관의 개입 없이 철저한 개인간의 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가 등장하고, 게임 머니와 온라인 쇼핑몰 비트코인 취급점 등 사용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과 스위스는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이더리움(Ethereum),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Vitalik Buterin)이 2014년 개발한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거래 명세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어디서든 송수신이 가능하다. 이더리움 거래소에서 2016년초 1달러 수준이었던 1이더(이더리움 화폐 단위)가 같은 해 4월 12달러, 2017년 사상최고치인 540달러, 그리고 2020년 11월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기준 50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화폐제도와 가상화폐
화폐제도,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독립국가의 전형으로 자국의 화폐를 통용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화폐는 본질적으로 교환의 매개, 가치의 척도 그리고 가치의 저장 기능이 기본이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아직은 자유로운 교환이나 거래 안정성 등 기본적인 통화로서의 기능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가격 등락도 심하여 투기성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발권력을 가진 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불법으로 정의하고 규제에 나서는 나라도 많다. 선물(파생상품.派生商品) 거래의 효시가 된 1640년대 네덜란드에서의 튤립 가격(1년사이 20배 폭등)에 버금가는 투기성 강한 상품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금본위제 소멸, 무한정한 정부의 발권능력, 양적완화(QE), 정부 디폴트 가능성, 과도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법화(法貨)에 대한 신뢰 상실이 가져온 현상이 지금의 가상통화 현상을 낳았다고도 보인다. 물론 AI VR 디지털 네트워킹으로 대표되는 제4차산업혁명도 한 몫 하고 있다. 소득세와 관세 부과, 외국환거래법 적용, 거래제한 등 다양한 규제와 동시에 미 연준(Fed), 중국인민은행(PBOC), 러시아중앙은행(BOR)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가상화폐나 디지털화폐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상화폐에 대한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는 가상화폐를 사행성과 투기성의 불법수단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인 가운데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양성화하자는 의견도 만만찮다.